원/달러 환율 1470원마저 돌파
정부 환율 총력전 “단호한 조치”
정치적 불확실성이 사라지지 않으면서 원화 가치 폭락으로 27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원/달러 환율이 장중 1476.6원까지 치솟았다. [연합]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헤럴드경제=김용훈·홍태화 기자] 원화 가치가 끝없이 떨어지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1460원에 이어 1470원마저 돌파하며 ‘환율 천장’이 뚫렸다. 지속되는 정치 불확실성과 무서운 고환율 속도에 소비·기업심리까지 급속도로 얼어붙으면서 한국 경제가 금융위기 이후 최대 위기로 치닫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외환당국은 이에 ‘단호한 조치’를 강조하며 시장 다잡기에 나섰다. 과도하게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외환보유고를 이용한 달러 매도 개입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겠단 의지로 풀이된다.
2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오전 장중 한 때 1476.6원(10시 기준)까지 치솟았다. 전거래일 주간거래종가(오후 3시 30분 기준, 1464.8원)보다 2.7원 오른 1467.5원에 출발한 이날 환율은 상승폭을 확대해 장중 1480원까지 위협한 것이다.
원화 가치가 이정도로 폭락한 사건을 찾으려면 약 15년 9개월 전으로 시계를 돌려야 한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격탄을 맞은 당시 환율이 1488.5원(2009년 3월 16일)이었다.
가장 큰 요인으로는 국내 정치 불확실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한덕수 국무총리 탄핵 정국이 이어지면서 우리나라 경제에 대한 불신이 커졌단 분석이다. 실제로 이날 엔/달러 환율은 157.74엔으로 0.16% 내리고 있다. 우리나라 원화 가치만 유독 곤두박질 치고 있는 것이다.
김정식 연세대 교수는 “엔/달러와 우리나라 환율이 같이 움직인다면 달러 강세에 따른 일부 자연스러운 움직임이란 점에서 다소나마 안도할 수 있으나 그렇지 않다면 매우 위험한 상황”이라며 “우리나라 경제 기초체력(펀더멘탈)이 안 좋다는 얘기이기 때문인데, 실제로 지금 상황을 보면 그런 것 같다”고 지적했다.
외환당국은 이에 적극적인 개입을 강조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은 이날 한국수출입은행에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김병환 금융위원장, 이세훈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 등과 함께 긴급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F4)를 열고 이날 “한 방향으로의 쏠림이 과도할 경우 단호하게 시장 안정 조치를 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참석자들은 최근 대내외 상황, 특히 국무총리에 대한 탄핵소추안 등으로 금융·외환시장 불확실성이 크게 증가했다는 데 인식을 같이 하고 관계기관이 긴밀히 공조해 시장 상황을 24시간 점검·대응해 나가기로 하였다.
이들은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선 국정 중단 가능성에 대한 대내외 불안요인을 신속히 정치적으로 해소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이어 정치 상황에도 시장을 최대한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 특히 한 방향으로의 쏠림 현상이 과도할 경우 단호하게 시장안정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아울러 지난 20일 발표한 ‘외환 수급 개선방안’을 신속 집행하고, 외국인 증권투자 및 직접투자(FDI)를 촉진할 수 있는 투자 인프라 개선방안도 곧 ‘2025년 경제정책방향’을 통해 발표하기로 했다.
한은은 지난 23일 14조원 규모의 환매조건부증권(RP) 매입을 추가 실시했다. 지난 4일 이후 27일까지 총 33조6000억원의 단기유동성을 공급했으며 앞으로도 시장이 불안할 경우 즉각 추가 실시하겠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대외신인도 유지를 위해 한국경제설명회(IR) 개최(기재부), 여신 전문회사(카드사·캐피탈사) CEO·외국계 금융회사 CEO 간담회(금감원 1월 중) 개최하기로 했다.
또한 밸류업 세제 인센티브 추진과 기업 지구조 개선을 위한 자본시장법 개정을 통해 자본시장 선진화도 추진할 계획이다.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