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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7 (금)

[NW리포트]'중국' 외치던 K-푸드, 이제는 세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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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제일제당의 해외 식품 생산시설 현황. 사진=CJ제일제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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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월드타워와 석촌호수 전경. 사진=롯데물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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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김제영 기자]중국의 내수 경기 침체로 K-푸드 성장세가 더뎌지면서 국내 식품기업이 세계 각국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중국 시장 및 법인 매출이 부진한 데다 중국 리스크에 대한 부담도 있는 만큼, 해외 시장의 중심이 중국에서 미국과 유럽, 동남아시아 등으로 넓어지는 분위기다.

K-푸드 열풍도 못 이긴 중국의 부진



26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식품수출정보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식품의 중국 수출액은 20억4616만달러(약 2조9953억원)를 기록했다. 지난해까지 5년간 연평균 5.9% 성장했지만, 직전 연도(2022년)보단 6.9% 감소했다.

그나마 선방한 품목은 라면이다. 이 기간 라면 수출액은 지난해 2억1545만달러(한화 약 3153억원)로, 전년 대비 14% 증가했고, 최근 5년간 연평균 14.7% 성장했다. 전체 중국 식품 수출액 중 라면이 차지하는 비중은 10.5%로 집계됐다.

라면 1위 농심은 올해 3분기 중국법인 전체 매출이 81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3% 감소했다. 이 기간 영업손익은 작년 3분기 33억원에서 올해 28억원으로 5억원 감소했다. 중국법인 매출이 부진한 이유는 온라인 채널 판매가 감소한 영향이다.

국내 식품기업 중에서 중국 매출 규모가 가장 큰 오리온의 경우 3분기 중국법인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2.2% 감소한 3223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12.7% 줄어든 635억원이다. 베트남과 러시아 등 해외법인 실적은 성장한 가운데 중국만 유일하게 뒷걸음질 쳤다.

오리온 관계자는 "수익성 개선을 위해 할인점 등을 간접영업체제로 전환하면서 일시적인 매출 감소 및 비용 상승 영향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중국 대신 미국·유럽·동남아 매출 '쑥'



중국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하자 국내 식품기업은 중국을 대신할 신시장 개척에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미국은 물론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국가, 한류 열풍이 거세지면서 K-푸드 불모지로 여겨지던 유럽 등도 신시장으로 꼽힌다.

K-푸드 신시장 개척의 선봉장은 CJ제일제당이다. CJ제일제당은 유럽 헝가리와 미국 사우스다코타에 신규 공장을 구축하기로 했다. 신시장인 유럽 시장의 확대와 핵심 전략국가인 미국의 시장 지위를 굳히기 위해서다. 이를 통해 '비비고 만두'의 해외 판매를 넓힌다는 계획이다.

농심은 한때 중국법인 비중이 가장 컸지만, 현재는 미국이 앞섰다. 올해 3분기 미국법인 매출은 1529억원으로 중국법인(810억원)보다 약 2배 규모로 성장했다. 오는 2026년에는 녹산 수출전용공장을 짓고 수출용 라면 생산량을 연간 10억개로 늘려 유럽 등 수출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베트남도 수출 규모가 커지는 시장 중 하나다. 해외 생산법인을 설립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대상은 올해 상반기 베트남법인을 통해 하이즈엉성과 흥옌성에 제2공장을 짓고, 베트남 내 연간 식품 생산 능력을 전보다 약 2배 가량 키웠다. 팔도도 베트남 제2공장을 완공했고, 하이트진로는 소주의 세계화를 위해 베트남 타이빈성에 공장 건립을 추진 중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미래를 위한 선제적인 생산역량 투자를 통해 K-푸드의 글로벌 확산에 앞장서고, 명실상부한 '글로벌 리딩 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폐쇄성 강한 중국에…진출 기업 '진땀'



국내 식품기업이 중국 의존도를 낮추는 이유는 비단 실적 때문만은 아니다. 미국과의 패권 전쟁 등 정치적 리스크와 사회주의 정부의 폐쇄적인 문화, 애국 소비성향 등에 의해 중국이란 국가 특성상 가진 한계가 뚜렷한 점도 영향을 미친 걸로 풀이된다.

롯데그룹은 중국 정부의 보복으로 '탈(脫)중국'을 실행한 대표 사례다. 롯데는 지난 1994년 중국에 진출해 10조원 이상을 투자해 사업을 확대했으나 2016년 사드 보복 사태로 백화점과 대형마트, 음료·제과 등 사업을 종료했다. 올해 초 롯데백화점 청두점을 매각하며 사실상 현지 유통사업을 전면 철수하게 됐다.

중국은 또 사회주의 정부에 의해 수출 및 문화 개방 등에 폐쇄적이고 애국 성향이 강해 K-푸드 트렌드와 거리가 멀다는 평가를 받는다. 더욱이 앞서 맺어온 관계를 중심으로 하는 '꽌시(關係·관계)' 문화에 의해 정부와의 관계도 중국 내수 사업을 하는 데 영향이 크다고 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K-푸드 열풍에 따라 미국 등 해외 국가는 식품 트렌드 반영이 빠른 반면 중국은 폐쇄적인 문화로 트렌드와 멀어지고 있다. 실제 중국에 수출되거나 중국 내에서 생산되는 제품은 소위 글로벌 유행이라 하는 제품이 다른 국가에 비해 덜 유통된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에서 소비재 사업을 영위하기 위해선 브랜드 인지도가 중요하다. 이를 위해 스포츠 마케팅 등을 통해 중국 국민에 대한 브랜드 친밀도를 키우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김제영 기자 zero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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