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 상장 뒷돈' 혐의…프로골퍼 안성현 징역 4년6개월

가상 화폐를 상장해 주겠다는 명목으로 수십억 원을 받은 혐의를 받는 프로골퍼 안성현이 지난 4월2일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배임수재 관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사진=뉴스1

가상자산을 유명 거래소에 상장해 준다는 명목으로 수십억원을 챙긴 혐의를 받는 프로골퍼 안성현씨가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정도성)는 26일 오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상 사기·배임수재 혐의를 받는 안씨에게 징역 4년6개월을 선고했다. 또 청탁과정에서 받은 4억원 상당의 명품시계 2개에 대해 몰수를 명령했다.

정 부장판사는 "투명하고 건전한 자산 거래가 이뤄져야 함에도 청탁 행위는 시장의 공정성과 투명을 훼손한다"며 "투자자의 신뢰 또한 심각하게 훼손하며 선량한 투자자에게 막대한 피해를 끼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코인이 실제로는 상장되지 않아 청탁 결과가 실현되지 않았다"면서도 "이모씨와 공모해 4억원 상당 명품 시계를 받았고 강모씨를 기망해 죄질이 불량하다"고 했다.

검찰에 따르면 안씨는 이모 전 빗썸홀딩스 대표와 2021년 9~11월 사업가 강모씨롤부터 A 코인을 거래소 빗썸에 상장해달라는 청탁과 함께 현금 30억원과 4억원 상당의 명품 시계 2개, 고급 레스토랑 멤버십 카드 등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안씨는 이 과정에서 '이 전 대표가 상장 청탁 대금 20억원을 빨리 달라고 한다'며 강씨를 속이고 20억원을 받은 혐의도 있다. 앞서 검찰은 안씨에 대해 징역 7년을 구형하고 벌금 20억원, 추징금 15억원과 명품시계 2점 등을 몰수해달라고 했다.

안씨는 이날 "어린 딸이 있는데 최소한 아빠가 사기는 저지르지 않았다고 말하고 싶다"며 "오해받을 행동을 했을 수 있지만 사기를 치거나 코인 상장을 대가로 청탁하지 않았다"고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이날 배임수재 혐의로 함께 기소된 이 전 빗썸홀딩스 대표에게는 징역 2년을 선고하고 청탁을 한 사업가 강씨에게는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했다.

이 전 대표는 "절대 부정한 청탁을 받지 않았다"며 "관련 선물은 상호 간 신뢰에 의해 주고받은 것이었지 코인 상장을 위한 대가가 아니었다"고 했다.

한편 안씨는 2005년 프로골퍼로 데뷔해 2014년부터 4년간 골프 국가대표팀 상비군 코치를 맡았다.

정세진 기자 sejin@mt.co.kr 이찬종 기자 coldbel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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