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맨 ‘회식, 이대로 좋은가’ 제목의 영상 올려
돌아가며 건배사, 박수, 원샷…누리꾼들은 ‘싸늘’
[충주시 유튜브채널 갈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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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충주시 홍보맨 ‘충주맨’ 김선태 주무관이 연말을 맞아 자기 소속 과의 회식 영상을 찍어 올렸다. 돌아가며 건배사 하기, 박수 치기, 폭탄주 원샷(한번에 마시기) 등 공무원 사회의 회식 문화를 접한 누리꾼들은 “PTSD(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올 거 같다”, “쌍팔년 회식 같다” 등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26일 충주시 공식 유튜브 채널에는 지난 24일 ‘회식, 이대로 좋은가?’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에서 김 주무관은 “오늘은 과 회식이 있는 날이다. 우리 공무원 회식은 어떻게 진행되는지 여러분께 알려드리고자 한다”며 실제 회식하는 모습을 촬영해 공개했다. 김 주무관은 그러면서 “오늘 좋은 일이 있다. 과장님, 팀장님께서 승진하셨다”며 케이크도 준비했다고 덧붙였다.
회식 장소에 먼저 들어간 김 주무관은 “회식의 상석은 안쪽이다. 문에서 들어왔을 때 안쪽”이라고 귀뜸했다. 이어 “우리가 늘 고민하는 부분이 있다. 과장님 옆자리가 더 안 좋을까, 맞은편이 더 안 좋을까”라며 승진한 과장의 맞은편 맨 구석 자리에 자리를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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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에서 공무원들은 “이 모든 것을 위하여”라고 외치며 잔을 부딪쳤다. 이어 거의 동시에 고개를 돌려 술 잔을 한 모금으로 비웠다.
이후에는 과장을 시작으로 공무원들의 건배사가 이어졌다. 윗선의 건배사는 10배속으로 처리됐다.
옆자리에서 건배사를 준비하는 후배에게 “요즘 누가 건배사를 하냐”고 한 김 주무관은 자신의 차례가 오자 자리에서 일어나 “승진 정말 축하드린다. 감사하다는 말씀드리고 싶다. 우리 건강을 위하여”라고 외쳤다.
그는 다른 공무원들과 건배 타이밍을 못 맞추고 술을 입 안으로 한 번에 털어 넣었다가 술을 한 잔 더 마시기도 했다. 그는 “저는 지금 먹었는데, 이분들이 안 먹고 저는 진짜 먹었다. 저만 이상한 사람이 됐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영상 말미 김 주무관 옆에 앉았던 젊은 여성 주사는 카메라를 향해 “집에 가고 싶다. 팀장님과 과장님은 회식을 좋아하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후 목소리로만 출연한 일부 상사는 술을 덜 마시는 이 여성에게 “사수가 먹는데 왜 안 먹냐” “얘는 되게 가려 먹는다. 내가 술 마시자고 하면 요새 약 먹는다고 한다”고 타박했다.
김 주무관은 벌게진 얼굴로 “2차 왔다”고 전하며 영상을 마무리했다. 이어 영상 하단 설명을 통해 “소비 진작을 위한 정부 방침으로 회식이 정상 추진됐음을 알려드린다”라고도 덧붙였다.
영상을 접한 누리꾼들은 “와 돌아가면서 한마디 하는 거 PTSD 올 거 같아서 도망가고 싶음”, “건배사하고 박수치는 건 어느 지자체든 같나보다. 핵공감”, “공무원 윗사람들은 이거 보고 왜 20대들이 퇴사를 그리 하는 지 좀 깨닫길 바란다. 무슨 건배사를 돌아가면서 다 시키고 술 안 마신다고 눈치를 주는 문화가 아직도 있는거냐”, “구리다. 쌍팔년 회식같다. 너무 꼰대 아님”, “이렇게 회식 때 계속 박수치고 있으면 공무원 회식이다”, “앉아있는 것만으로 실시간으로 기력 소비하고 있는 느낌” 등의 댓글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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