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로즈니는 우크라에 가치 높은 표적, 러 방공시스템 민감하게 반응"
탑승자 67명 중 38명 사망…푸틴 애도 전화하고 의료진 파견
25일 오전(현지시간) 카자흐스탄 서부 악타우 인근에서 아제르바이잔 항공 여객기 추락 사고가 발생해 현장에서 구조 대원들이 구조 작업을 펼치고 있다. 2024.12.25 ⓒ 로이터=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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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카자흐스탄 서부에서 추락한 아제르바이잔 여객기의 사고 배경과 관련해 새 떼와의 충돌과 러시아 지대공미사일의 오인 발사 등 다양한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25일(현지시간) 유로뉴스는 사고를 조사하는 공식 소식통을 인용해 생존한 승객들이 폭발음과 함께 포탄의 파편 같은 것이 비행기에 부딪혀 동체 안으로 들어가는 소리를 들었다고 전했다.
아제르바이잔에 본사를 둔 국제 뉴스 채널 에이뉴스제트는 러시아 군사 블로거의 발언을 인용해 항공기가 우발적으로 발사된 방공 미사일에 맞아 손상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또 같은 날 오전 체첸에 대한 드론 공격이 발생한 직후에 사고가 발생한 점도 주목된다. 드론 공격 가능성으로 인해 비행기 항로에 있던 가까운 러시아 공항도 당일 아침에 폐쇄됐다.
특히 여객기의 원래 목적지였던 체첸 수도 그로즈니는 가치가 높은 표적이기 때문에 강력하게 방어되고 있는 만큼, 아제르바이잔 항공기가 도시 상공에 접근했을 때 러시아의 방공 시스템이 극단적으로 민감하게 반응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유로뉴스는 이 같은 의혹이 사실이라면 2014년 러시아 지원군이 지대공미사일로 MH 17 여객기를 격추했던 사건과 상당히 유사해진다고 전했다.
러시아 독립 매체 메두자는 비행기 꼬리 부분에 대형 지대공미사일과 충돌한 흔적이 있다고 주장했다. 과거 지대공미사일로 격추된 군용기에 비슷한 모양의 구멍이 생겼던 것도 언급했다.
러시아 측은 사고기가 새 떼와 충돌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항공감시 당국은 성명을 내고 예비 조사 결과 조종사가 새와 충돌한 후 비상 착륙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아르메니아 매체인 아르멘프레스는 러시아 매체 RT와 카자흐스탄 당국을 인용해 사고기가 조류와 충돌한 뒤 기내 산소 탱크가 폭발했다고 보도했다.
조종사 과실이나 기체 결함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인다. 아제르바이잔 현지 통신사 아제르택에 따르면 조종사는 1만 5000시간의 비행시간을 갖춘 베테랑이며 항공기는 지난 10월 전체적인 기체 점검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사고로 탑승자 67명 가운데 최소 38명이 숨졌다. 사고기 기종은 브라질 민영 항공기 제조사 엠브라에르의 엠브라에르 190이었다.
카자흐스탄 교통부 예비 자료에 따르면 탑승객의 국적은 아제르바이잔인 37명, 카자흐스탄인 6명, 키르기스스탄인 3명, 러시아인 16명 등이었다.
아제르바이잔 검찰은 현장 수사에 착수했으며 사고기의 블랙박스를 수거했다고 발표했다.
러시아 크렘린궁은 사고에 즉시 대응했다. 러시아 크렘린궁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알리예프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사고와 관련해 애도를 표했다고 밝혔다. 푸틴은 이후 러시아가 의료진과 기타 장비를 악타우에 파견했다고 말했다.
past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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