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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6 (목)

빅테크는 AI ‘독점’과 ‘협력’ 줄다리기 중…韓은 갈라파고스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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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 AI 독점과 협력 치열한 줄다리기 
자금력 부족한 국내 기업 소외 우려
韓 통신사, 글로벌 빅테크와 AI 협력 구축


이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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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빅테크가 인공지능(AI)을 두고 ‘독점’과 ‘협력’ 간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최첨단 기술력, 대규모 인프라, 핵심 인재 등 다층적 요소로 구성되는 AI의 특성상 기업 간 ‘협력’은 필수적이지만, 이 과정에서 막대한 자본을 지닌 대기업의 독점적 지위도 강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독점’과 ‘협력’ 줄다리기하는 빅테크 AI


협력을 강조하던 글로벌 빅테크는 ‘AI 패권’을 두고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2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는 자사 AI ‘MS 365 코파일럿’에 오픈AI 외 타사 AI 모델을 추가하고 있다. 이는 오픈AI에 대한 마이크로소프트의 의존도를 낮추기 위함이다. 오픈AI가 애플, 엔비디아 등 다른 빅테크와도 협력하면서 MS가 기술 독점권을 행사하지 못하는 것도 영향을 미쳤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오픈AI에 137억5000만 달러(약 18조9600억 원) 이상을 투자한 바 있다.

로이터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마이크로소프트는 비용과 속도에 대한 우려로 365 코파일럿의 오픈AI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것”이라며 “마이크로소프트가 2018년 인수한 깃허브(GitHub)는 오픈AI의 지피티포오(GPT-4o)를 대체하기 위해 앤트로픽과 구글의 모델을 추가했다. 10월에 개편된 코파일럿 챗봇은 오픈AI 모델뿐 아니라 자체 모델을 통해 구동된다”고 전했다.

이미 마이크로소프트는 ‘AI 기술 및 인재 독점’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영국 경쟁시장청(CMA)은 마이크로소프트와 인플렉션AI를 반독점 거래 위반 혐의로 조사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AI 스타트업 인플렉션AI의 공동 창업자인 무스타파 슐레이만과 카렌 시모니언을 포함해 AI 엔지니어 및 대형언어모델(LLM) 개발자 등 직원 70명 대부분을 채용했다. 또, 인플렉션AI에 기술 재판매 라이선스 비용으로 6억5000만 달러를 지불하기로 했다.

CMA는 MS가 인플렉션AI를 사실상 편법 인수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했으나, 2개월 만에 ‘독점 혐의 없음’으로 결론 내리고 조사를 마무리했다. CMA는 “마이크로소프트와 인플렉션AI 간 거래는 실질적으로 합병 상황”이라면서도 “해당 거래로 인한 경쟁 제한성(SLC)은 적다”고 판단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인플렉션AI를 사실상 합병했으나, 양사 합병이 시장 경쟁을 제한하진 않는다는 의미다.

◇글로벌 빅테크 협력에 소외되는 韓 AI


이에 국내서도 글로벌 빅테크와 대기업 간 협력에서 토종 AI 기업이 배제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그동안 정보통신기술(ICT) 대기업이 국내 AI 기업에 투자하면, AI 기업은 대기업에 기술력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거래해 왔다. 그러나 글로벌 빅테크와 국내 대기업 간 밀착 수위가 높아지면서 토종 AI 기업과의 협력 필요성이 상대적으로 줄어들었다는 분석이다.

최근 이동 통신 대기업들은 글로벌 빅테크와 긴밀한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앤트로픽과 퍼플렉시티에 각각 1억 달러, 1000만 달러를 투자했다. KT는 마이크로소프트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한국형 AI·클라우드 개발에 나섰다. LG유플러스는 구글·아마존웹서비스(AWS)·메타 등 글로벌 빅테크와 AI 분야에서 협력한다. 국내에선 그나마 네이버가 ‘소버린(sovereign) AI’를 위해 독자적인 AI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AI 업계 관계자는 “아무래도 (국내 AI 기업이) 소외되는 부분이 있다”며 “글로벌 빅테크와 IT 대기업이 협력하는 이유는 서비스를 확장하고 해외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측면이 더 크다”고 했다. 이어 그는 “(IT 대기업이) 국내 기업과 협력을 좀 더 한다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덧붙였다.

신기윤 과학기술정책연구원은 “빅테크와 기업들은 AI 분야에서 많이 협력하고 있다. 이건 세계적인 추세인 것도 맞다”면서도 “우리 기업들은 ‘빅테크가 기술력이 우수하다’는 인식이 있어서 최신의 최첨단 기술을 활용을 같이하고 싶어 한다. 그런데 특허든 논문이든 기술력으로 따졌을 때 우리 기업이 빅테크에 크게 밀리지도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 연구원은 “IT 대기업이 글로벌 빅테크와 협력하는 수준(레벨)과 국내 AI 기업과 협력하는 수준(레벨)은 다른 것 같다”며 “이 경우, 지배적인(dominant) 기업이 대부분의 점유율을 가져가는 일도 있을 수 있다”고 했다.

[이투데이/이은주 기자 (letswin@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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