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프 첫 순수전기차 '어벤저'
'세계대전 영웅' 지프, 전동화 도전
지프 DNA로 오프로드 본능 실현해
맞춤 주행모드로 험준한 지형 '거뜬'
박시 차체·세븐 슬롯으로 개성 뽐내
최고수준 적재공간···트렁크 321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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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프는 1940년대 2차 세계대전의 영웅이었다. 사륜구동을 바탕으로 한 뛰어난 기동력은 전쟁터의 험준한 지형을 거뜬히 넘나들며 병사들과 물자들을 옮겨 날랐다. 튼튼한 차체구조에 비해 설계는 단순해 간단한 도구로 수리도 가능했다. 노르망디 상륙작전, 태평양전선의 역전극 등 전쟁의 빛나는 순간에도 지프는 연합군의 곁에 있었다. 병사들은 지프에게 ‘자유의 수호자’라는 이름을 붙였다.
전쟁이 끝난 뒤에도 지프는 소비자 시장에서 질주를 계속했다. 전쟁동안 뛰어난 성능을 검증한 지프는 1963년 체로키 라인을 선보이며 현대적인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시장을 열었다. 전쟁 당시 맹활약했던 롱바디의 스테이션왜건 방식의 차량들을 일반 소비자들이 사용할 수 있게 변형한 차량이다. 넉넉한 사이즈와 적재공간, 뛰어난 성능에 탐험과 여가생활을 즐기는 소비자들이 모여들었고 지프는 자유로운 라이프스타일의 상징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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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 역사를 가진 지프가 또 다른 도전에 나서고 있다. 지프의 첫 순수전기차인 ‘어벤저’다. 서울부터 양평군을 오가며 약 150㎞를 달리며 지프의 DNA를 경험했다. 어벤저는 올해 8월 국내에 출시됐지만 이미 유럽에서는 2022년부터 10만 대 이상 판매된 성공작으로 꼽히는 차량이다. 방실 스텔란티스코리아 사장이 “지프의 전통 오프로더 DNA를 계승한 ‘적장자’"라고 표현할 만큼 지프의 야심작으로 꼽힌다.
어벤저의 가장 큰 특징은 기존 지프의 차량에 비해 소형임에도 불구하고 본연의 오프로드 본능을 실현했다는 점이다. 실제 어벤저는 울퉁불퉁한 비포장도로에 진입해서도 거뜬한 모습을 보여줬다. 동급대비 가장 넓은 진입각과 브레이크 오버각은 울퉁불퉁한 지형도 거뜬히 통과할 수 있게 했으며 주행 제어장치(HDC) 기능은 내리막길에서도 자신감을 이끌어냈다. 어벤저는 트랙션 컨트롤(TCS)과 지형설정시스템을 통해 여타 차량들이 탑재한 에코·일반·스포츠모드 외에도 샌드·머드·스노우 등의 드라이브모드까지 탑재했다.
노면과의 일체감에서 느껴지는 주행감각은 기분을 상쾌하게 했다. 스티어링휠은 직관적이고 기민하게 반응했다. 어벤저는 전 트림에 높은 에너지밀도와 효율을 자랑하는 54kWh 리튬이온 배터리를 기본 탑재하고 있다. 최대 출력 115kW, 최대 토크 270Nm의 힘을 발휘할 수 있다. 1회 충전 최대거리는 292㎞로 국내에서 여행을 떠나기에도 불편함이 없는 수준이다.
지프 고유의 아이코닉한 디자인을 재해석한 외관도 압권이었다. 박스 형태의 차체와 각진 라이트 사이를 일곱 개의 슬롯으로 차지한 ‘세븐 슬롯 그릴’은 국내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독특한 개성을 느끼게 한다. 주간주행등(DLR)은 헤드램프 위 눈썹처럼 얇게 뻗어 세련된 이미지를 풍겼으며 전면부 검정색 하단 범퍼는 차체 색상과 대비돼 강인한 인상을 줬다. 숨겨진 ‘이스터 에그’도 특별하다. 전면부 앞유리 우측 하단에는 어벤저가 디자인된 이탈리아 토리노를 가리키는 나침반이 숨겨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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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벤저는 기존 모델에 비해 소폭 작아졌다. 전장과 전고는 각각 4085㎜, 1530㎜로 기존 지프의 대표 소형 SUV인 레니게이드(4255㎜·1700㎜)와 비교해 170㎜씩 낮다. 아담한 실내와는 달리 수납공간은 넉넉하다. 어벤저의 총 실내 수납공간은 34ℓ로 기내용 캐리어에 맞먹는 수준이다. 수평 구조의 대시보드는 수납공간의 가시성을 높여줬으며 운전조수석 사이 공간은 튀어나온 물리 버튼을 최소화해 정갈하게 정리된 모습이었다. 트렁크 공간 또한 321ℓ로 동급 최고 수준의 적재량을 갖췄다.
통합형 유커넥트5가 적용된 인포테인먼트도 흥미롭다. 대시보드 중앙에 위치한 10.25인치 컬러 디스플레이를 통해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를 설정하고 공조장치를 조정할 수 있다. 전좌석에는 ‘원터치 파워 윈도우’가 지원되며 2열은 60:40 폴딩 시트가 탑재됐다.
지프는 국내시장에 편의사항에 따라 ‘론지튜드’와 ‘알티튜드’ 두 가지 트림을 판매했다. 차량 색상은 7가지로 다채롭다. 어벤저에서 처음 선보이는 신규 색상인 △레이크를 비롯해 △스톤 △스노우 △루비 △볼케이노 △썬 △그라나이트가 마련됐다. 가격은 론지튜드 5290만 원, 알티튜드 5640만 원이다. 국고 및 지자체 전기차 보조금에 따라 4000만 원대에도 구매가능하다.
이건율 기자 yu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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