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상원, 군산 점집 수십 차례 방문
김용현 지칭 “이 사람 잘 돼야 복귀”
계엄 대신 에둘러 “중요한 일”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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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비상계엄’ 기획에 관여한 혐의를 받은 노상원(육사 41기) 전 국군 정보사령관이 계엄 전 수십 차례 전북 군산의 한 무속인을 찾아 김용현(육사 38기) 전 국방장관과 계엄과 관련한 군 관계자들의 사주와 점을 본 것으로 드러났다.
24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군산시 개정면에서 점집을 운영하는 무속인 A(38)씨는 “노 전 사령관이 2022년 2월부터 올해 1월 말까지 셀 수 없을 만큼 자주 방문해 군인들의 사주를 물어봤다”며 “대략 20여 차례가 넘게 다녀갔다”고 밝혔다.
A씨에 따르면 노 전 사령관은 점을 잘 본다는 소문을 듣고 처음 A씨를 찾아왔다. 주로 전화나 문자메시지로 사전에 예약한 뒤 점집을 방문했고, 군인들의 사주가 적힌 메모나 사진을 들고 와 점괘를 물었다.
자신도 점집을 운영하던 노 전 사령관은 2년 가까이 A씨에게 명리학을 가르쳐 주고, A씨는 노 전 사령관이 궁금해하는 사람들의 점을 봐주며 교류했다. A씨가 기억하는 방문 횟수만 수십차례고, 전화 통화는 50여 통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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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노씨의 어머니가 군산 인근인 충남 서천에 산다고 했다. 김용현 전 장관에 관해서는 2022년부터 지속해서 잘 될 사주인지를 물었다”며 “2023년 가을쯤에는 김용현 전 장관이 국방장관이 될 것이라고 말하면서 운세를 봐달라고 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노상원 씨는 한 번에 A4 용지에 군인 10여명의 사주를 적어와 점을 봐달라고 했다”면서 “주로 이 사람과 끝까지 갈 수 있는지, 배신을 할 사람인지 등을 집중해서 물었다”고 덧붙였다.
A씨는 “다른 군인들은 정확히 이름이나 얼굴을 기억하지 못하는 데 김용현 전 장관의 얼굴은 TV 뉴스를 보고 바로 알아봤다”면서 “김 전 장관의 사주를 가장 많이 물었고, 노상원 씨가 ‘이 사람이 잘 돼야 내가 복귀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해당 점집을 찾은 노 전 사령관은 ‘계엄’이라는 단어를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다고 한다. A씨는 “'중요한 일'이라는 표현을 썼다”며 “뉴스를 보고 나서야 그때 물었던 것이 저걸(계엄) 말하는 것이구나 하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노 전 사령관은 내란실행 및 직권남용 혐의로 이날 서울중앙지검에 구속 송치됐다.
이어 “노상원 씨가 지난해 12월쯤 김용현이가 뭘 하면 내가 서울에 간다라는 말을 했다”면서 “일이 잘되면 올해 여름에 서울로 간다고 이야기했다. 정권이 바뀌어서 옷을 벗었다고 했고, 복귀하고 싶은 생각이 강해 보였다”고 전했다.
노 전 사령관이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에 대해 언급한 적이 있는지에 묻자 A씨는 “내가 대통령이 임기 1년을 남기고 탄핵을 당할 것이라고 말하자 노상원 씨가 ‘외부에 공개된 (윤 대통령) 생년월일과 실제 생년월일이 다르다’고 말하며 탄핵당할 일이 없다고 했다”고 답변했다.
A씨는 노 전 사령관 역시 점집을 운영하는 데 이곳을 찾은 이유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노상원 씨도 사주를 아주 잘 보는데 내가 신내림을 받은 무당이라 영적인 점을 보기 위해 자주 찾아왔다”면서 “대통령이나 영부인도 나중에 찾아오는 것이냐 물었지만, (특별한 언급 없이) 다른 사람과 함께 오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문예빈 기자 muu@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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