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푼 아끼는 마음에 피멍…중고거래 상습범 일본서 잡았다[세상&]

한·일 양국 공조로 4년 만에 일본으로부터 강제송환

후쿠오카 출입국 직원들이 중고거래 상습사기범인 20대 남성 A씨(사진 왼쪽 두번째)를 기내로 호송하고 있는 모습[경찰청 제공]

[헤럴드경제=이용경 기자] ‘온라인 중고거래 사기’ 범행으로 피해자 780명을 양산하고 일본으로 도피했던 상습사기범이 한·일 양국 수사기관의 공조를 통해 25일 국내로 송환됐다.

경찰청은 중고거래 사기로 피해자 780명으로부터 약 2억원을 가로챈 상습사기 피의자인 20대 남성 A씨를 이날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강제 송환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해 3월 일본으로 건너가 같은 해 7월부터 올해 4월까지 인터넷 중고거래 사이트와 X(옛 트위터) 등에 ‘유명가수 콘서트 티켓’이나 ‘애플워치’ 등을 판매한다는 내용으로 허위 글을 올리고, 거래 대금을 선입금하면 마치 택배로 물품을 보내줄 것처럼 속여 피해자 780명으로부터 약 2억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앞서 경북 울진경찰서 등은 A씨를 사기 혐의로 수배했고, 경찰청 국제협력관은 수배 관서인 울진경찰서 등의 요청에 따라 A씨에 대한 인터폴 적색수배서를 발부받았다. 특히 A씨를 ‘핵심 등급’ 도피 사범으로 지정하고 집중추적에 나섰다.

경찰청 국제협력관은 A씨를 검거하기 위해 국가수사본부 사이버수사과와 울진경찰서, 주후쿠오카 대한민국 총영사관에 파견된 경찰주재관과 합동 실무회의를 진행했다.

올해 6월에는 서울에서 개최된 인터폴 국외도피사범 검거 작전 회의(Infra-SEAF)에서 일본 인터폴 측에 추적 단서를 제공, A씨의 검거를 계속 요청했다.

이후 후쿠오카 경찰은 지난 7월 30일 별건 112신고를 받고 출동한 현장에서 A씨의 인터폴 적색수배 사실을 확인하고 즉시 검거하는 데 성공했다.

한·일 양국 경찰과 주후쿠오카 대한민국 총영사관은 A씨의 형사재판 경과를 지켜보며 송환 시기와 방법을 논의했다. 이달 2일 중국 쓰촨성에서 개최된 제7차 ‘한일중 경찰협력회의’에서는 경찰청 국제협력관이 직접 일본 경찰청 관방심의관(국제공조담당)에게 A씨의 신속한 송환을 요청해 일본 현지 형사재판이 종료되는 25일 국내로 송환해 올 수 있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A씨의 송환에 따라 경찰은 향후 수사를 통해 기존에 접수된 사건뿐만 아니라, 일본 입국 전 국내에서 저지른 추가 범행 여부 등 여죄에 대해 수사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경찰청 국제협력관은 “이번 송환은 그간 축적된 공조 기반과 협력체계를 바탕으로 2020년 11월 이후 약 4년 만에 일본으로부터 도피사범 강제송환이 성사된 사례”라며 “앞으로도 최근 급증하고 있는 중고거래 사기 등 민생침해 악성사기 범죄들에 대해 국제공조 역량을 결집해 끝까지 쫓아 법의 심판대에 세우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