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황 지켜보며 탄핵 명분쌓기 전략
한 거부땐 이르면 28일 탄핵 표결
더불어민주당이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에 대한 탄핵소추 절차를 추진하다가 막판 보류로 급선회했다. 윤석열 대통령에 이어 권한대행 탄핵을 추진하는 것에 대한 부담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탄핵 절차에 따른 승계 및 헌법재판관 임명에 차질이 생기는 것도 위험 요소다. 이에 민주당은 한 권한대행 탄핵을 잠시 유보하고 탄핵 명분을 쌓는 전략적 숨고르기를 선택하는 모습이다. 기존 강행모드에서 '명분'과 '실리' 쌓기를 통해 탄핵정국 주도권을 계속 유지하겠다는 복안이다.
25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전날 의원총회에서 한 권한대행에 대한 탄핵안 발의를 만장일치 당론으로 채택됐다. 하지만 발의 예고 1시간 30여분 만에 한 권한대행의 헌법재판관 임명 여부를 일단 지켜보겠다며 발의를 보류했다.
당초 민주당은 △내란 일반특검·김건희 특검 공포 △상설특검 후보자 추천 의뢰 △지체 없는 헌법재판관 임명 등 3가지 요구사항을 제시했다. 그러나 한 권한대행이 전날 국무회의에 두 특검법을 안건으로 상정하지 않기로 하며 요구사항을 어긴 것으로 보고 탄핵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다만 권한대행 정지에 따른 국정 공백 부담과 탄핵 남발 이미지 등 역풍을 우려, 발의를 보류키로 했다. 헌법재판관 임명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의 중요 변수인 점을 고려, 임명이 늦춰질 경우 탄핵 심판이 지연되는 것에 대해 정부의 책임을 묻겠다는 압박 전략을 내세운 것이다. 민주당은 23·24일 이틀에 걸쳐 국회 몫 헌법재판관 후보자 3인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진행하고 인사청문 보고서를 채택했다. 26일 거야 주도의 헌법재판관 임명동의안 처리는 무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감안해 한 권한대행을 일단 지켜보겠다는 것이다. 박성준 원내수석부대표는 MBC 라디오에서 "헌법재판관 임명을 한 권한대행이 하는지 안 하는지를 시간을 주고 온 국민이 한번 보자, 인내의 시간을 한번 가져보자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민주당은 한 권한대행이 헌법재판관 임명을 하지 않을 경우, 27일 오전 탄핵안 발의 및 당일 오후 본회의 보고를 염두에 두고 있다.
국회법상 탄핵소추안은 발의 이후 열리는 첫 본회의에 보고되고,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에 표결토록 돼 있다. 27일 본회의 보고시 이르면 28일, 늦어도 30일 표결에 부쳐진다. 한민수 대변인은 "지금 한 권한대행이 해야 할 일은 국정 수습"이라며 "한 권한대행은 국민의 마지막 기대마저 저버리지 말라"고 경고했다.
act@fnnews.com 최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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