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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6 (목)

이종찬 “윤석열 부친, 아들 뭐 모르고 자랐다며 충고 부탁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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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윤석열 대통령이 3월1일 서울 중구 유관순 기념관에서 열린 제105주년 3.1절 기념식에서 이종찬 광복회장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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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찬 광복회장이 “윤석열 대통령 아버지께서 돌아가시기 전 마지막으로 나에게 ‘우리 아들이 참 뭐 모르고 자라서 좀 고집이 세고 또 자기주장에 너무 집착하는 성질이 있으니까 혹시 문제가 있으면 꼭 좀 충고를 해달라’고 신신당부하고 가셨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그게 내 가슴에 꼭 남아 있다”고 했다.



이 회장은 24일 공개된 제이티비시(JTBC)와 인터뷰에서 이 같은 일화를 전했다. 이 회장은 내란죄 피의자 윤 대통령의 부친 고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의 오랜 지인으로 한때 윤 대통령의 멘토로 알려졌었다. 윤 교수는 지난해 8월15일 92살의 나이로 별세했다. 이 회장의 아들 이철우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역시 윤 대통령과 초등학교·대학교 동기 동창으로 윤 대통령의 죽마고우로 알려졌다. 이 회장 부부는 윤 대통령을 초등학교 때부터 알고 지냈다고 한다.



이 회장은 “윤 대통령의 성공을 내 인생의 마지막 보람으로까지 생각했는데, 이런 상황이 전개돼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라며 “인생을 헛살았구나 생각까지 든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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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찬 광복회장이 지난 8월 15일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광복회 주최 광복절 기념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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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회장은 윤 대통령이 지난 3일 비상계엄을 선포하며 내세운 명분에 대해 “무슨 국가 변란이니 반국가사범이니 뭐니 하는 이야기는 1970년대에 통했던 이야기”라며 “벌써 60~70년 지난 이야기인데 그 논리를 그대로 썼다면 그 사람들의 지능 수준은 그때 머물러서 발전이 없었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만약 군 장성들이 다 그런 생각을 했었다면, 이 군은 참 어려운 군대, 희망 없는 군대”라고 덧붙였다.



이 회장은 “육사에서 흉상을 제거할 때부터 이 사람들의 지능은 60~70년대 수준이라고 느꼈다”고 했다. 육군사관학교는 지난해 교내에 설치된 ‘독립영웅’ 홍범도 장군의 흉상을 소련공산당 입당 사실을 문제 삼으며 외부 이전을 추진했다가 거센 반발에 부딪힌 바 있다.



이 회장은 윤 대통령 취임 이후 “전화를 거의 안 했다”면서도 ‘상소’ 같은 편지를 세 차례 보낸 적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 가운데 윤 대통령의 뉴라이트 역사관에 대한 우려를 담아 가장 최근에 보냈다는 편지를 공개했다. 이 회장은 “지금 당신(윤 대통령)이 생각하는 역사는 전통적인 역사가 아니라 삐뚤어진 역사이니 올바르게 초심으로 돌아가라(고 편지에서 읍소했다)”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윤 대통령 집안과는) 50년 친교관계가 있다. 내가 뭘 얘기해도 다 수긍을 했던 사이인데 관계가 변질됐다”고 했다. 관계가 결정적으로 틀어진 사건으로 지난 8월 김형석 독립기념관장 임명을 꼽았다. 그는 “(윤 대통령이) 휴가 중인데 독립기념관장 인사가 잘못됐다고 얘기를 하니까 밤 9시에 전자 결재를 했다”며 “노인네가 주책없는 말을 하니까 안 듣겠다는 얘기”라고 했다. 앞서 이 회장은 김 관장 임명과 관련해 한겨레에 “너무도 당연하게 식민지배를 정당화하는 인식이 깔려있는 (분)”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이 회장은 최근 부인과 나눈 대화도 공개했다. 그는 “우리 집사람을 보면서 ‘석열이가 가엾다. 저렇게 철창에 갇힐 줄은 내가 정말 몰랐다. 내 아들이 당하는 것처럼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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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아 기자 a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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