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맨' 황철순 자필 편지 보니…"구치소서 23㎏ 빠져 거미형 체형 됐다"

연인 폭행 혐의로 서울구치소 수감 중

연인 폭행 혐의로 구치소에 수감 중인 방송인 겸 보디빌더 황철순이 자필 편지로 근황을 알렸다.

황철순은 지난 23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죄송하고, 감사합니다'라는 제목으로 7분 41초 분량의 영상을 올렸다. 해당 영상에는 황철순이 구치소에서 직접 쓴 편지가 담겼다. 그는 이 편지에 "올여름 기록적인 폭염에도 3평 남짓한 공간에서 성인 남성 7명과 피부를 맞대어 혹독한 반성과 성찰의 시간을 가졌다"며 "현재는 기록적인 폭설과 영하의 날씨에서 멘탈을 바로잡고자 하루 두 번 이상 냉수 샤워와 함께 속죄하는 시간을 갖고 있다"고 적었다.

이어 "수감생활을 하며 은퇴할 수밖에 없는 참혹한 현실을 인정하고 받아들이게 되면서 모멸감과 허탈함까지 들어 우울증과 함께 깊은 딜레마에 빠졌다"면서 "실력으로 복귀하길 원하고 기다려준다는 분들을 위해서라도 출소 후 다시 한번 의지를 불태워 성실함으로 보답하고 싶다"라고도 했다.

그는 "모든 게 내 행동에서 나온 업보라 생각했고 수개월째 구치소에서 잠을 설치며 평생의 눈물을 이 안에서 다 흘리는 것 같다"고 고백했다. 또 "처음 입소 후 23㎏ 넘게 체중이 빠졌고 극심한 스트레스로 괴로움의 나날을 보내야만 했다"며 "이곳은 맨몸 운동조차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보디빌더가 맨몸 운동조차 못 한다는 건 사형선고나 마찬가지"라고 괴로워했다. 그러면서 "단백질은 하루 한 끼만 먹을 수 있는 참치 한 팩이 전부라 터무니없이 부족하고 제 몸은 팔다리는 앙상하고 배만 볼록 나온 거미형이 됐다"는 충격적인 근황을 알렸다.

황철순은 "저는 이제 각종 미디어와 매스컴을 통해 낙인된 범죄자로 과거의 인플루언서 활동은 사실상 어려워졌고 사회초년생으로 돌아가 운동과 함께 평범한 일을 밑바닥부터 다시 시작하고 싶다"며 "쓴소리, 잔소리, 희망글 모두 수렴하고 충분히 자숙하고 내년에 다시 인사드리겠다"며 글을 마무리했다.

황철순은 지난해 10월 16일 전남 여수시 한 건물에서 연인 A씨의 얼굴과 머리를 주먹으로 20차례 이상 때리고 발로 얼굴을 걷어찬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 재판부는 황철순에게 징역 1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하지만 항소심에서는 "모든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문을 여러 차례 써 반성하는 모습을 보여줬다"는 이유로 징역 9개월로 감형받았고, 황철순은 상고를 포기했다.

황철순은 2011년부터 2016년까지 tvN '코미디 빅리그'에 우람한 근육을 자랑하며 코너가 끝날 때마다 징을 치는 '징맨'으로 등장해 인기를 얻었다. 하지만 2015년엔 강남의 한 식당에서 30대 남성을 폭행해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은 데 이어 집행유예 기간인 2016년엔 만취운전으로 경찰에 적발되는 등 잇단 논란을 일으켰다. 또 2021년에는 서울 강남의 한 거리에서 휴대전화로 자신을 촬영한 20대 남성 2명을 폭행하고 휴대전화를 부순 혐의로 경찰에 입건돼 벌금 500만원을 선고받았다. 현재 그의 유튜브 채널 구독자는 65만7000명에 이른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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