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22일 미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열린 터닝포인트USA가 주최한 ‘아메리카페스트 2024 ’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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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가상자산 투자자 수가 1500만명을 돌파했다. 가상자산에 친화적인 정책을 펼치겠다고 예고해온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면서다.
25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임광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한국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말 현재 국내 가상자산 투자자 수는 약 1559만명으로 전달 대비 61만명 증가했다. 국내 5대 가상자산 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 계정을 보유한 회원 수를 단순하게 합쳐 계산(중복 포함)됐다. 단순하게 계산하면 전국 국민의 30% 이상이 가상자산 투자에 뛰어든 것이다.
앞서 국내 가상자산 투자자 수는 지난 7월 말 약 1474만명→8월 말 1482만명→9월 말 1488만명→10월 말 1498만명으로 매달 10만명 안팎씩 늘었다. 그러다 지난달 말 60만명 넘게 늘면서 증가 폭이 약 6배로 커졌다.
갑자기 투자자가 크게 증가한 배경에는 가상자산의 60%가량을 점유하는 비트코인 가격이 10월 말 개당 1억50만원대(업비트 기준)에서 지난달 말 1억3580만원대로 40% 가까이 오른 게 자리잡고 있다. 가격이 급등한 건 미국에서 지난달 6일(현지시각) 가상자산에 우호적인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이 다시 한 번 대통령에 당선됐기 때문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앞선 선거 기간 “비트코인을 미 전략자산으로 비축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고 양도소득세 폐지 등 규제 완화를 예고했다.
국내에서 가상자산 투자자 수가 급격하게 늘고 가격이 크게 뛰면서 투자자들의 가상자산 보유 금액은 10월 말 58조원에서 지난달 말 102조6000억원으로 불었다. 같은 기간 1인당 보유액은 387만원에서 658만원으로 올라갔다. 국내 투자자들의 투자 대기성 자금인 예치금은 4조7000억원에서 8조8000억원으로 증가했다.
가상자산 거래 규모는 주식 시장만큼 늘었다. 지난달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14조9000억원에 달했는데, 이는 코스피시장(9조9214억원)과 코스닥시장(6조9703억원)을 합한 금액에 육박한다. 임 의원은 “범정부 차원에서 가상자산 시장의 안정성을 높이고 이용자의 권익을 보호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앞으로도 국내 가상자산 투자자 수가 늘지는 미지수다. 비트코인 가격이 지난 17일 1억5719만8000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뒤 하락세로 전환해서다. 가격이 내리막을 걷는 건 다음 날인 18일(현지시각)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제롬 파월 의장이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비트코인 전략자산 비축 계획과 관련해 “우리(Fed)는 비트코인을 소유할 수 없다”고 일축했기 때문이다.
트럼프 차기 미국 정부의 다른 비트코인 친화 정책 계획도 무산될 가능성을 무시하기 어렵다. 트럼프 당선인이 선거 기간에는 투자자들의 마음을 사기 위해 각종 공약을 내놓았지만, 집권 후에는 비트코인의 지나친 변동성 등을 우려해 변심할 수 있어서다. 트럼프 차기 정부가 비트코인 친화 정책을 펼치려고 해도 미 의회가 제동을 걸 수도 있다. 미국의 비영리 사실 확인 플랫폼인 폴리티팩트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은 1기 집권 당시 공약의 24%만 지켰다. 이 수치는 버락 오바마 미 전 대통령(47%)의 절반가량에 그친다.
세종=김민중 기자 kim.minjoo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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