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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6 (목)

"코피아가 빛날 수 있는 이유...그건 K-농업 혼이 담겨있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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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 이 사람] 15년만에 문닫는 코피아(KOPIA) 필리핀센터 이규성 소장

머니투데이

이규성 코피아필리핀센터소장


3년전 농촌진흥청 차장을 끝으로 공직을 떠났던 이규성 코피아(KOPIA) 필리핀센터 소장이 새 '타이틀' 하나를 달게 됐다. '코피아 필리핀센터 마지막 소장'이 그것으로 필리핀센터는 이달 말 15년 사업을 끝으로 문을 닫게 된다.

이규성 코피아필리핀센터 소장은 "경제적인 규모로 사업을 평가한다면 코피아 활동이 작아 보일 수도 있지만 농업기술을 근간으로, 또 대한민국 농업전문가들의 혼이 담긴 소명의식과 현지인들이 함께 만들어 가는 사업이라는 점에서 코피아에 주어진 역할은 매우 크다"고 25일 밝혔다.

대한민국 ODA사업중 코피아는 활동 무대 대부분이 저개발 국가 또는 오지에 치우쳐 있다보니 근무 환경이나 조건이 여러가지 측면에서 낙후돼 있다. 하지만 현장에서 코피아가 만들어 내는 성과는 엄청나다. 수원국 입장에서도 코피아와 함께 경험하게 되는 변화는 늘 새롭다. 해당 정부보다 주민 스스로 체감하는 만족도가 특히 크다.

이규성 소장은 "대부분의 코피아 사업은 중앙정부와의 협력보다 지방정부와 농업인들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그들의 삶을 농업을 통해 개선하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고 했다.

코피아 사업은 실제 각국의 농업환경을 고려한 맞춤형 기술을 제공함으로써 소농들의 소득을 증대시키고 있다. 따라서 농업인, 주민과의 관계설정은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된다.

이규성 소장은 "대부분의 ODA사업이 과제를 끝내면 현장을 떠나는 경우가 많은 데 코피아 사업은 지속가능한 사업으로 만드는게 가장 중요하다"며 "필리핀에 부임한 이후 2년 9개월간 농업인 소득향상 외에도 아름다운 공동체를 만드는데 온 정성을 다해왔다"고 했다.

코피아 사업의 핵심주체는 농업인이고, 그 농업인이 주체가 되는 공동체 육성을 통해 다른 공동체에 선한 영향력을 전파하여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사업 지역중 한 곳인 룩반시 주민들은 한국에서 온 이 소장을 '룩반의 아들'이라 불렀다. 그가 주민들을 어떤 마음으로, 어떤 자세로 대했는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 소장은 농진청 차장을 지낸 '벼 육종 전문가'다. 1990년초 국립 필리핀대 박사를 거쳐 국제미작연구소(IRRI) 박사연구원으로 근무했다. '농진청 연구관 특별승진 1호'로 선발되며 두각을 나타낸 그는 2016년부터 전 세계 코피아 활동을 총괄하는 기술협력국장으로 일했다.

임기 종료를 앞두고 지난 달 열린 '채소 비가림 재배및 수확후 관리 시범마을 이양식' 행사에는 봉봉 마르코스 대통령이 직접 참석해 코피아와 그가 보여준 여러 성과에 대해 깊은 감사의 말을 건네기도 했다. 최고의 찬사였다.

이규성 소장은 "코피아 활동은 크건 작건 각국 정부와의 관계에서 음식을 더 맛있게 하는 '양념'같은 존재라고 할 수 있다"며 "K-농업기술 전수뿐만 아니라 K-농촌지도와 같은 영역에서도 코피아의 역할과 책임이 더 커질 수 있도록 다 함께 노력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세종=정혁수 기자 hyeoksooj@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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