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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6 (목)

'하얼빈' 우민호 감독 "현빈, 10번 거절해도 계속 제안했을 것"[인터뷰]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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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차례 거절한 현빈, 삼고초려 끝 안중근 역 캐스팅

"현빈, 처연하고 강인한 눈빛에서 안중근 모습 보여"

"현빈, 진흙·눈이 속옷까지 들어와도 버텨가며 촬영"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우민호 감독이 삼고초려 끝에 현빈을 영화 ‘하얼빈’ 안중근 역에 캐스팅한 이유와 과정들을 털어놨다.

이데일리

우민호 감독. (사진=CJ E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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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민호 감독은 영화 ‘하얼빈’의 개봉을 앞뒀던 최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지난 24일 개봉한 영화 ‘하얼빈’은 1909년, 하나의 목적을 위해 하얼빈으로 향하는 이들과 이를 쫓는 자들 사이의 숨 막히는 추적과 의심을 그린 작품이다. 안중근 의사(현빈 분)가 독립 투쟁 동지들과 함께 하얼빈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노리는 약 일주일의 과정과 고뇌를 그린다.

배우 현빈은 ‘하얼빈’에서 안중근 역을 맡아 그간의 작품이나 위인전, 자료들이 다루지 못한 안중근의 인간적 면모와 고뇌, 갈등 등을 섬세히 그려냈다.

우민호 감독은 꼭 현빈을 안중근 역에 캐스팅했어야 할 이유가 무엇이었냐는 질문에 “우리가 알고 있는 영웅 안중근과 다른 모습을 그리고 싶었다”라며 “실패를 겪은 패장이 하얼빈까지 가는 여정이 얼마나 고단했을까. 그리고 얼마나 고뇌에 차 있었을까. 두려움 또한 있지 않았을까. 슈퍼맨도 인공지능(AI)도 아닌 존재가, 가족들은 조국에 남겨지고 또 실패할 시 동지들이 죽을 수 있는 여러 위험들 속에서 고민이 많지 않았을까. 그걸 표현할 수 있는 눈빛이 현빈 배우에게 있다고 생각했다”고 떠올렸다.

그러면서 “부드럽기도 하면서 때로는 처연하고 쓸쓸해 보이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강인한 특유의 힘과 결기를 느낄 수 있는 눈빛이었다”라고 덧붙였다.

앞서 현빈은 역할에 대한 부담감에 수 차례 작품 출연을 고사했었다고 밝힌 바 있다. 거절하는 현빈을 설득해낸 비결에 대해 우 감독은 “영화 내용과 같이 된다고 할 때까지 계속 설득했다. 정말 될 때까지 했다”고 털어놔 웃음을 안겼다. 또 “삼고초려 끝에 출연이 성사됐다. 총 세 번 거절했는데 아마 더 거절했어도 열 번은 설득했을 것이다. 그렇게 끝까지 거절했다면 1년 뒤 다시 한 번 출연을 제안했을 것”이라며 “물론 나도 그 사이 생활은 해야 하니 다른 작품들 하다 생각나면 다시 제안하고 그랬을 것”이라고 덧붙여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현빈이란 배우를 통해 구현해내고 싶던 안중근의 모습도 언급했다. 그는 “이 사람이 완벽해보이는 게 싫었다. 평범한 우리들의 모습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영화를 보면 아시겠지만 그래서 안중근도 그렇고 이 영화에 등장하는 주요 인물의 클로즈업 샷이 거의 없다. 주로 인물들이 함께 있는 샷들이 많다. 그런 마음에 의도한 연출”이라며 “이 작품은 동지들의 이야기였기 때문에 누구 한 명이 특별히 두드러지거나 영웅처럼 보이길 바라지 않았다. 많은 사람들의 희생을 바탕으로 안중근 장군의 의거까지 이어질 수 있었음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몸을 던져가며 최선을 다해 열연한 현빈의 열정에 극찬을 보내기도 했다. 우 감독은 “완성된 영화를 보면서 현빈을 비롯해 모든 배우들이 최선을 다했구나 생각했다. 특히 현빈 씨는 몸을 아끼지 않더라. 전투 신을 찍을 때 눈밭에서 뒹굴고 진흙밭에서 뒹굴다보면 진흙과 눈들이 바지 안은 물론 팬티 안까지 들어온다. 그 어려움을 버텨가며 찍었다”라며 “그걸 못 버텼으면 그 장면은 완성되지 못했을 것이다. 정말 배우들이 할 수 있는 혼신의 힘을 다해 촬영에 임해줬다”고 고마움을 표현했다. 또 “드론으로 먼 풍경을 촬영하는 장면은 사람이 워낙 조그맣게 나오기 때문에 대역을 써도 된다. 하지만 현빈 씨는 절대 그렇게 찍지 않겠다고 하더라”며 “뒤통수와 발만 카메라에 담겨도 무조건 모든 장면을 자신이 해야 한다고 했다. 그런 배우의 자세에 매 순간 감동했다. 그렇게 처절히 영화가 완성될 수 있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한편 ‘하얼빈’은 지난 24일 개봉해 상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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