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일에 예배 행사만"…광주전남 조용한 성탄 전야

대다수 교회 전야 행사 없이 성탄절 예배 준비로 분주

백화점 등 성탄 분위기 조성…연말 특수는 예년보다 ↓

24일 오전 성탄절 트리 장식을 앞에 세워두고 다음 날인 25일 성탄절 예배 행사를 준비하는 광주 서구 금호동 만남의 교회. 김수진 기자

12·3 내란 사태와 위축된 경제 분위기로 어수선한 가운데 성탄절 전야인 24일 광주전남지역 각 교회와 성당에서는 성탄 전야 행사는 축소·취소하고 성탄절 당일 예배·미사에 집중하고 있다.

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 오후 광주 서구 금호동 만남의교회.

코로나19 이후로 성탄 전야 행사가 축소되면서 이날 성도들은 성탄절 당일 행사 준비를 위해 오후에 교회를 찾았다.

만남의 교회는 오는 25일 성탄절 오전 10시 40분부터 유아 세례식을 겸해 성탄 축하 예배를 진행한다. 또 여전도회전국연합회에서 준비한 선물 전달식 등이 이뤄진다.

상당수 교회는 성탄 당일의 축하 예배를 드리고 칸타타와 공연 등을 개최하는 추세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교단 전남노회장인 만남의교회 강정원 목사는 "이 같은 행사 축소 배경에는 저출산 문제도 있고 교회 학교가 많이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라며 "교회 학교와 성탄 전야대에 아이들, 중고등학생 청년부가 많이 살아난다면 좀 더 부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 12월부터 우리나라의 정세가 불안한 상황에 놓여 이원화된 국민의 정서와 정치권이 갈등을 겪고 있다"며 "역사적으로 불안한 상황 속에서는 교회가 나서 대대적으로 합심 기도를 통해 메시지를 전하기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시국일수록 하나님을 의지해 나라의 안정을 회복할 수 있도록 많은 기도가 함께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지난 22일 광주 서구 풍암동의 광주다일교회는 사마리안퍼스 OCC(Operation Christmas Child) 선물 사역을 통해 전 세계 어려운 이웃들과 아이들에게 선물을 나눠주는 행사를 진행했다. 김수진 기자

성탄절을 앞두고 지난 주말 관련 행사를 개최한 교회도 있다. 광주 서구 풍암동의 광주다일교회는 지난 주 사마리안퍼스 OCC(Operation Christmas Child) 선물 사역을 진행했다. 해당 사역 행사는 신발 상자에 선물을 담아 도움이 필요한 해외 지역 아동들에게 보내는 활동이다.

광주다일교회 김의신 목사는 "200여 개의 후원 물품을 지난 주일까지 다 마쳤다"며 "성탄절 당일 오전 10시 50분부터 대림 성탄절 맞이 예배를 드린다"고 말했다.

이처럼 교회들은 오는 25일 오전 11시에 맞춰 성탄 축하 예배를 드리고 아기 예수 탄생의 기쁨을 나누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일부 교회에서는 예수의 살을 상징하는 빵과 피를 상징하는 포도주를 나누는 성찬 행사도 진행한다.

천주교 광주대교구는 24일 오후 8시부터 광주 북구 북동성당에서 교구장 옥현진(시몬) 대주교 주례로 성탄 전야 미사를 진행한다. 성탄절 당일인 오는 25일 오후 2시에는 광주 서구 쌍촌동 교구청에서 이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성탄 대축일 미사 행사가 개최된다. 분당별로는 24일 저녁 8시부터 25일까지 성탄 기념 미사를 진행한다.

24일 광주신세계에서 크리스마스 분위기로 식품코너 행사가 이뤄지고 있는 모습. 최창민 기자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위한 눈 소식은 없을 전망인 가운데 광주지역 유통가는 저조한 연말 특수 실적을 보이고 있다.

광주신세계는 매장마다 다양한 패션 잡화 선물 아이템을 선보이거나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야외광장에 이글루를 형상화한 크리스마스 빌리지를 조성하는 등 광주 유통업계는 성탄 분위기를 끌어올리고 있다.

또 각종 음식과 홈파티 아이템, 가볍게 즐기기 좋은 와인 등을 선보이며 고객들을 사로잡고 있지만 12·3 내란 사태와 경기 침체 등의 영향으로 연말 특수는 예년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12·3 내란 사태 여파와 경기 침체가 맞물리면서 연말연시 이웃돕기 모금 현황을 알리는 광주전남 지역의 '사랑의 온도탑' 수은주도 차가워졌다.

사랑의열매 광주전남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진행한 광주전남 '희망 2025 나눔 캠페인' 모금액은 지난해보다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사랑의 온도탑은 내년 1월 31일까지 목표액의 1％ 모금될 때마다 온도가 1도씩 올라 목표액을 달성하면 100도가 된다. 지난해 광주 55억 3천만 원(109.3도), 전남 123억 300만(116.6도)이 각각 모금된 가운데 같은 기간 대비 올해 광주는 모금액이 1억여 원, 전남은 17억여 원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모금회는 불안정한 시국 상황으로 기업 등의 현금 모금은 예년과 비슷하거나 소폭 줄었지만, 개인이 기부하는 의류 등의 현물 기부가 줄었다고 설명했다.

사랑의열매 광주 사회복지공동모금회 김윤하 모금팀장은 "현재 광주지역 사랑의 온도는 47.2도로 전년 대비 96%정도"라며 "지난 1일 모금 시작 이후 12·3 내란 사태가 발생하고 소상공인들도 경제적 어려움이 커져 개인 기부 위축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이어 "연말에 많은 어려운 이웃들이 추운 겨울을 보내고 있어 따뜻한 나눔 실천이 절실하다"며 "온정과 사랑으로 기부 행렬에 동참해주길 바란다"고 모금을 독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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