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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6 (목)

“미국이 살게” 그린란드 매입에 진심인 트럼프,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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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 우려와 상업적 이익 고려…꾸준히 눈독

“최대 군사력 등에 업은 부동산 개발업자의 본능”

그린란드 “우린 매물 아냐, 앞으로도 팔리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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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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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안보와 전 세계의 자유를 위해 미국은 그린란드의 소유권과 지배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2024년 12월22일(현지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이처럼 밝힌 ‘그린란드 매입’ 의지는 농담 수준이 아니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트럼프 당선인이 집권 1기에 이어 또다시 그린란드에 눈독을 들인 것은 안보와 상업적 차원의 계산이 깔려있다는 해석이다. 트럼프 당선인이 미국의 영토 확장 계획을 내비치면서 외교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23일(현지시간) “그린란드와 파나마 운하를 통제하려는 트럼프의 바람은 이번엔 농담이 아니다”라며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며칠간) 미국이 파나마 운하와 그린란드를 미국의 통제 아래 두거나 완전히 소유함으로써 가장 잘 다뤄질 수 있는 안보적 우려와 상업적 이익이 있다고 선언했다”고 보도했다.

NYT는 트럼프 당선인이 그린란드를 탐내는 구체적인 이유로는 ‘전략적으로 중요한 위치’와 ‘첨단 기술에 필요한 희토류 광물’을 꼽았다. 중국이 그린란드 입지를 선점하지 못하도록 막는 동시에 중국 희토류에 대한 의존에서 벗어날 기회라는 것이다. 그린란드에는 미군에 전략적으로 중요한 피투피크 공군기지가 있는 데다, 전기차와 풍력터빈 등 제조에 필수적인 희토류 50종 중 43종 이상이 매장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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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란드.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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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당선인은 1기 집권 당시부터 꾸준히 그린란드를 매입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린란드를 매입하는 대가로 카리브해 북동부에 있는 미국 속령 푸에르토리코를 건네겠다는 협상 계획도 수립한 것으로 알려졌다. NYT는 “갑자기 자신의 협상 전략을 뒷받침할 세계 최대 군대의 힘을 가진 부동산 개발업자로서 (트럼프 당선인의) 본능을 반영하기도 한다”고 짚었다.

트럼프 당선인이 내세우는 ‘미국 우선주의’가 전통적 고립주의와 달리 군사력을 토대로 다른 나라의 영토에 대해서도 적극적 관심을 보이는 팽창주의적 성격을 띤다고도 NYT는 분석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러시아가 2022년 우크라이나를 침공했을 때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비판하긴커녕 “천재적”이라고 추켜세우는 등 국경 주권을 신성불가침의 영역으로 보지 않는 듯한 발언을 이어왔다.

미국이 그린란드에 눈독을 들인 건 트럼프 당선인이 처음이 아니기도 하다. 2차 세계대전 직후인 1946년 해리 트루먼 전 대통령도 그린란드를 사고 싶어했다. 당시 냉전 초기 상황에서도 그린란드의 전략적 중요성이 주목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은 당시 금으로 1억달러에 사겠다고 제안했으나 덴마크의 거부로 성사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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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란드의 빙하.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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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맥락을 고려할 때 덴마크도 트럼프 당선인 발언을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무테 에게데 그린란드 총리는 전날 성명에서 “그린란드는 우리의 것”이라며 “우리는 팔리지 않으며, 앞으로도 팔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마르크 야콥센 덴마크 왕립국방대 교수는 “사람들은 더 트럼프 당선인의 발언에 웃지 않는다”고 말했다. 트럼프 집권 1기 당시에도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는 트럼프의 제안을 “터무니없다”고 일축한 후 외교 갈등을 빚었다.

한반도의 약 9배 크기인 그린란드는 2009년부터 독립을 선언할 권리가 부여됐지만 여전히 덴마크령으로 남아있다. 그린란드 자치 정부가 출범했으나 국방·외교·안보는 덴마크가 대표한다. 인구는 약 5만7000명으로, 눈과 얼음에 덮이지 않은 전체 면적의 20% 지역에 모여 산다. 2019년 트럼프 당선인이 처음 매입 의사를 밝혔을 당시 워싱턴포스트(WP)는 그린란드의 가치를 1조7000억달러(약 2478조원)에 달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

김희진 기자 h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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