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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5 (수)

[한은 금안보고서]환율 급등에도 금융사 영향 제한적…유동성 관리는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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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지난 20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 코스피 지수와 코스닥 지수, 원·달러 환율 지수가 표시되어 있다. (사진은 다중노출 촬영)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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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박경보 기자]

한국은행은 최근 원‧달러 환율이 상승했지만 금융기관의 재무건전성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대체로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은은 24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4년 하반기 금융안정보고서'를 발표했다. 환율상승에 대한 우려는 크지 않지만 단기적 자금수요와 환율 급등이 맞물릴 경우 일부 금융기관들 유동성 관리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게 주요 내용이다.

원‧달러 환율은 올해 4분기 들어 대내외 불확실성 등으로 인해 빠르게 상승했다. 급격한 환율 상승은 금융기관의 손실흡수력 및 유동성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환율 상승이 은행 및 비은행금융기관의 재무건전성에 미치는 영향을 손실흡수력과 유동성을 중심으로 점검했다.

국내 은행의 경우 외화자산과 외화부채를 거의 비슷하게 유지하고 있어 환율 상승이 손익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2024년 9월 말 국내은행의 외화자산은 외화부채를 103억달러 상회하고 있어 환율상승 시 환평가익이 발생한다.

다만 위험가중자산(RWA)의 원화환산액 증가로 총자본비율의 하락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외화RWA 비중이 올해 3분기 말 22.6%(일반은행 기준)로 직전 환율 급등기(22년 3분기 말 26.2%)에 비해 낮아 지난 10일 환율(1,433.2원, 서울외국환중개 고시)을 적용할 경우 일반은행의 외화위험가중자산 비중은 24.3%이다.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의 경우 외환파생상품 관련 증거금 납부로 하락 압력이 있겠으나 은행들의 보수적 외화유동성 관리 등으로 하락 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은은 "환율 급등 시 자금 수요가 단기에 집중되지 않도록 외환스왑 만기 장기화를 유도하는 등의 정책적 노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고, 은행은 환율 상승기의 위험가중자산 관리에 더욱 유의해야 할 것"이라며 "국내 은행들이 BIS 자기자본비율 유지를 위해 위험가중자산을 조정하는 과정에서 은행의 신용공급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보험회사의 자본적정성 지표인 지급여력비율(K-ICS)도 환율 상승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환율 상승이 비헤지 외화자산의 원화 환산액을 증가시켜 가용자본을 일부 늘릴 수 있으나 대부분의 외화자산이 헤지돼 있어서다.

요구자본의 하나로 산출되는 외환위험액이 환율 상승 시 증가할 수 있으나 헤지를 통해 위험경감을 반영할 수 있는 데다, 외환위험액 비중이 낮아 그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유동성 측면에서는 환헤지 비용 상승으로 추가 원화자금이 필요하거나 변동증거금 납입 요구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으나, 보험회사의 원화채권 보유 규모를 고려할 때 대응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증권회사 자본적정성 지표인 순자본비율(NCR)의 경우에도 환율 상승에 따른 부정적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환율 상승 시 외환위험액 등의 총위험액이 늘어나더라도 증권회사의 외화 순자산 포지션으로 인해 영업용순자본이 함께 늘어나기 때문이다.

환율 상승에 따른 외환위험액과 외화자산 관련 신용위험액 확대 효과도 총위험액에 반영되는 정도가 크지 않아 제한적인 모습이다. 한편 원화증권을 담보로 한 외화 RP 매도 거래에서 환율 상승으로 인한 추가 담보 납입 부담이 커질 수 있으나, 고유동성 자산 보유 규모를 감안할 때 유동성 부담은 제한적인 것으로 판단된다.

자산운용회사의 펀드와 여신전문금융회사의 경우 환율 상승이 주로 유동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자산운용회사의 경우 환헤지 갱신 과정에서 추가 원화 자금이 필요할 수 있으나, 일반적으로 증거금 추가 지급의무가 없어 환율 상승에 따른 외환 파생거래 관련 증거금 납입 부담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여신전문금융회사는 대부분의 외화부채를 통화스왑 등을 통해 헤지하고 있어 환율 상승의 영향은 제한적이며, 외국환 포지션도 매도초과 상태지만 규모가 작아 환율 상승 영향이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한은은 저축은행 업권 전체의 손실흡수력은 양호한 수준이지만 일부 저축은행의 경우 손실흡수력이 약화됐다고 평가했다.

저축은행 업권의 평균 자본비율은 경영실적 악화에도 지속적으로 상승하면서 올해 4분기말 15.2%를 유지하고 있다. 감독당국은 감독기준 +3%포인트(p)를 권고치로 두고 개별 저축은행이 권고치 이상의 자본비율을 유지하도록 지도하고 있다.

다만 일부 저축은행의 경우 올해 4분기말 기준 자본비율이 업권 평균을 하회하는 가운데, PF대출 부실 등으로 자본비율이 2022년말 대비 하락세를 나타냈다.

이들 저축은행(B그룹)을 여타 저축은행들(A그룹)과 구분해 자본비율 변화를 살펴보면, 2022년말에는 서로 비슷한 수준을 보였으나 이후 A그룹 저축은행은 상승세, B그룹 저축은행은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양 그룹간 격차가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B그룹 저축은행의 경우 상대적으로 높은 PF대출 비중 등으로 자산건전성과 수익성이 더 크게 악화돼서다.

저축은행 업권은 자본비율 하락 위험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자산 감축으로 인해 수익기반이 약화됐다. 저축은행의 자기자본은 이익잉여금이 크게 감소했으나 증자 등이 이뤄지면서 3분기말 15조5000억원으로 2022년말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반면 위험가중자산은 3분기말 102조1000억원으로 2022년말 대비 15조8000억원 감소해 저축은행의 자본비율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한은은 향후 수익기반이 약해진 저축은행들의 위험추구행위가 확대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경고했다. 이러한 자산규모 축소는 자본비율 제고에 도움이 되겠지만 수익기반을 악화시켜 장기적으로 경영실적 개선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어서다.

저축은행 업권 전체의 유동성 대응능력은 자체 보유 유동성 규모 등을 고려할 때 양호한 수준이다. 유동성 비율은 유동성 부채의 변동이 큰 편이나, 유동성 자산이 일정 규모 이상으로 유지되면서 감독기준을 지속적으로 상회하고 있다.

자체보유 유동성은 예수금 대비 10%(중앙회 권고 기준) 이상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2024년 3/4분기말에는 13.2%까지 상승했다. A그룹과 B그룹 저축은행으로 나눠 살펴보더라도 두 그룹 모두 유동성 비율과 자체보유 유동성 수준이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예금 특성에 따른 유동성 리스크 증가에는 유의할 필요가 있다. 1년마다 원리금이 자동으로 재예치되는 회전식 정기예금이 전체 예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22년말 이후 꾸준히 상승해 2024년 3분기말 현재 25.1%를 기록하고 있다.

또한 예금인출이 상대적으로 용이한 비대면예금의 비중도 2024년 3분기말 현재 33.9%로 높은 수준이다. 이들 예금의 특성을 고려할 때 유사시 예금인출의 정도는 과거보다 더 커질 수 있는 만큼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박경보 기자 pk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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