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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5 (수)

1만 볼트 전기 철책 세운 北..사진에 찍힌 병사들 모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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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천명 동원해 작업···탈북방지 등 목적

전선지역 40여곳서 매일 10시간 소음 송출

쓰레기 풍선 멈췄지만···"언제든 부양 가능"

내년도 군사적 충돌보다 '회색지대 공략' 전망

서울경제


합동참모본부는 23일 여러 장의 사진을 통해 북한의 주요 동향을 밝혔다. 사진에는 철책을 설치 중인 북한 인력들, 모닥불을 피워 몸을 녹이는 병사들, 아궁이를 설치해 요리를 해 먹는 풍경 등이 담겼다.

합참에 따르면 북한은 약 8개월째 군사분계선(MDL) 이북 전술도로에 40여㎞, 북방한계선 일대 방벽 상단 10여㎞ 등 철책을 설치하고 있다. 철책 설치뿐만 아니라 불모지화와 방벽 설치에 최근 수천여 명을 추가로 동원해 작업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작업 인원은 지난 4∼5월께 2000∼3000 명 수준이다가 10월께 5000여 명, 11∼12월 들어 평균 7000 명, 최대 1만 명으로 늘어났다. 합참 관계자는 "다만 지난 주말부터는 인원이 수백∼수천 명 정도"라며 "올해 작업은 마무리 중이며 조만간 종료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작업은 땅이 녹는 내년 봄께 재개될 전망이다. 북한은 8개월에 걸친 작업으로 MDL 전체 155마일(약 250㎞) 중 25%인 60㎞ 구간을 불모지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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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책 설치는 북한 병사들과 주민의 탈북을 막고 유사시 작전병력을 증원할 경우 차량 기동성, MDL 근접 감시 능력 등을 강화하기 위해서로 보인다. 특히 비무장지대(DMZ) 북방한계선에 설치된 기존 철책과 별도로 그보다 남쪽으로 새 전기 철책을 총 40㎞에 걸쳐 설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철책이 단선인 것과 달리 새 철책은 최대 3중으로 설치됐다. 2·3번째 철책들에는 전기가 통하게 만들어진 구간들이 있다. 철책에 흐르는 전기는 220볼트, 3300볼트, 1만 볼트 등 세 종류가 파악됐다. 북한군이 동물을 던져 전기철책의 성능을 검사하는 모습이 우리 군의 감시 장비에 포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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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밖에 북한은 7월 20일부터 전선지역 40여 개소에서 10여 종의 소음을 하루 약 10시간 이상 송출하고 있다. 특히 우리측의 방송 시간대가 아닌 심야·새벽시간 소음방송을 초기 전체 전선지역에서 틀다가 서부지역으로 집중한 상태다. 일부 확성기는 방향전환이 가능한 제품으로 교체하기도 했다. 맞대응에 그치지 않고 보다 공격적인 소음 방송을 통해 남남갈등을 증폭시켜 우리 측의 확성기 방송을 차단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GPS 전파교란도 이뤄지고 있다. 최근 북한군은 해주·개성 등 접적지·해역 일대에서 저강도 GPS 교란을 실시하고 있다. 이로 인해 우리 군 함정과 민간 항공기 및 선박, 일부 북한 함정, 선박에서 수신장애가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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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참은 이 밖에도 “북한이 경의선 송전탑 15개 중 11개를 철거했고 비무장지대(DMZ) 내 송전탑 11개 중 유일하게 남겨둔 송전탑은 감시 장비 설치용 타워로 활용할 가능성이 있어 추적 중”이라고 덧붙였다. 쓰레기 풍선은 5월 말부터 32차례에 걸쳐 7000여 개를 부양했으나 지난달 29일을 마지막으로 멈췄다. 다만 다수의 풍선 부양 기지에서 자재 확보 등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어 언제든 쓰레기 풍선 부양이 가능한 상태다.

합참은 내년에도 북한이 ‘적대적 두국가 관계’ 기조와 통미봉남식 무시 전략을 유지하면서 전선지역 작업과 함께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원하는 전략환경을 조성하기 전까지 오물·쓰레기 풍선, 소음방송, GPS 교란 등 회색지대 공략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했다. 내년에도 러시아 지원에 집중해야 하는 상황에서 우리 측과의 군사적 긴장과 충돌을 감수하기에는 부담감이 클 것이란 설명이다. 다만 “과거 사례를 고려할 때 동계훈련과 연계된 대남 무력시위성 훈련과 함께 러시아를 업고 대미 협상력 제고를 위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핵실험 등 다양한 전략적 도발 시도 가능성이 높아 한·미 정보공조 및 대비태세 확립이 긴요하다”고 덧붙였다.

유주희 기자 ginge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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