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덕수 권한대행이 모레 오전까지 헌법재판관 임명을 하지 않을 경우 민주당은 보류했던 탄핵 추진을 강행할 태세입니다. 하지만 가결을 위한 정족수부터 불분명한 상황이라 야당 주도로 탄핵안이 가결된다고 하더라도 이후의 혼란은 짐작조차 쉽지 않습니다. 정치부 이태희 기자와 위기의 국정상황 진단해 보겠습니다.
이 기자, 일단 민주당은 151석이면 탄핵 소추가 된다는 입장인데, 만약 그렇게 탄핵안이 가결되면 한덕수 권한대행 직무도 자동으로 정지되는 겁니까?
[기자]
야당의 주장은 그렇습니다. 하지만 여당은 151석이 탄핵소추 요건이란 민주당 주장이 맞지 않단 입장이죠. 대통령 권한대행인 만큼 재적의원 3분의2 이상, 200석이 필요하단 겁니다. 이 때문에 민주당이 가결을 주장하더라도 한 권한대행이 직무를 계속 수행해야 한다고 주장할 겁니다. 한 대행이 직무를 그대로 수행하든, 그렇지 않든 탄핵소추안 가결의 법적 효력을 놓고 또 다시 공방이 벌어질 공산이 큽니다.
[앵커]
그러면 권한대행도 대통령에 준해야 한다는 여당 주장의 근거는 있는 겁니까?
[기자]
앞서 전해드렸지만, 헌법재판소가 지난 2015년 자체 발간한 해설서를 보면요. 권한대행의 탄핵소추 의결 정족수는 '대행되는 공직자', 이 경우는 대통령이 되겠죠, 즉 대통령 의결 정족수를 따라야 한다고 돼 있습니다. 또 대행자로서의 직무집행 중의 위법 행위만 탄핵사유가 된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현재 민주당이 주장하는 계엄 국무회의 등 총리시절 행위를 문제삼아 대통령 권한대행을 탄핵할 수 없다는 취지로 해석될 수 있는 부분입니다. 물론 실제 헌재 판단은 다를 수 있겠지만, 적어도 중요한 참고 자료는 될 듯합니다.
[앵커]
어쨌든 한 대행이 직무수행의 적법성 여부를 두고 헌재 판단을 기다리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건데, 그사이 국정운영은 누가 하는 겁니까?
그 부분이 상당히 모호합니다. 만약 한 대행이 직무를 멈춰서 대행의 대행 역할을 맡게 될 최상목 부총리가 대통령 직무를 일정기간 수행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이후 헌재에서 '한 대행 탄핵은 위헌이었다'는 판단이 나올 경우 최 부총리가 수행했던 모든 업무들의 법적 효력 여부를 두고 또다시 논란이 될 수 있습니다. 그 반대의 경우도 비슷하겠죠. 어떤 시나리오로 흘러가더라도 국정 혼선이 불가피한 겁니다. 있어선 안되겠지만, 군 통수권자로서의 결정이 필요한 상황이 올 경우 닥칠 혼란은 더 설명할 필요도 없을 듯 합니다.
[앵커]
그렇게 아찔한 상황이 현실이 될 가능성이 높은데도 여야는 서로 마주보고 달리는 '치킨게임'만 하고 있잖아요.
[기자]
그렇습니다. 여야 모두 그걸 모르지 않을 겁니다. 그런데도 내심 대통령 탄핵심리를 늦추고 싶어하는 국민의힘과, 탄핵심리를 최대한 앞당겨 조기 대선을 노리는 민주당의 정략적 목적 때문에 국정 위기 상황을 모른 척하는 것 아니냔 비판이 나옵니다. 총리실에선 "한 권한대행의 선택지를 여당이 너무 제한하고 있다"는 불만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키를 쥐고 있는 한 대행, 내일은 결정을 할까요?
한 대행이 지금까진 여야의 협의를 요구해왔지만, 내일까지 같은 스탠스를 유지하긴 쉽지 않을 겁니다. 그런데, 한 대행 스스로 법과 원칙에 따라 결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죠. 헌재에서도 대통령 권한대행의 재판관 임명권을 인정한단 취지로 밝히고 있는데다, 그동안 민주당도 정략적으로 미뤄왔지만, 현재 6인 체제를 9인 체제로 정상화시키는 자체에 다른 명분을 붙이긴 쉽지 않을 겁니다.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라도 법과 원칙에 따라 명확한 입장을 밝힐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앵커]
한 대행 스스로 대통령 권한대행 업무가 공직생활 마지막 소임이라고 밝혔었잖아요. 국민을 위한 옳은 선택이 뭔지, 그 기준만 가지고 판단하면 되지 않을까 싶네요. 이 기자, 잘 들었습니다.
이태희 기자(gole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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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 권한대행이 모레 오전까지 헌법재판관 임명을 하지 않을 경우 민주당은 보류했던 탄핵 추진을 강행할 태세입니다. 하지만 가결을 위한 정족수부터 불분명한 상황이라 야당 주도로 탄핵안이 가결된다고 하더라도 이후의 혼란은 짐작조차 쉽지 않습니다. 정치부 이태희 기자와 위기의 국정상황 진단해 보겠습니다.
이 기자, 일단 민주당은 151석이면 탄핵 소추가 된다는 입장인데, 만약 그렇게 탄핵안이 가결되면 한덕수 권한대행 직무도 자동으로 정지되는 겁니까?
[기자]
야당의 주장은 그렇습니다. 하지만 여당은 151석이 탄핵소추 요건이란 민주당 주장이 맞지 않단 입장이죠. 대통령 권한대행인 만큼 재적의원 3분의2 이상, 200석이 필요하단 겁니다. 이 때문에 민주당이 가결을 주장하더라도 한 권한대행이 직무를 계속 수행해야 한다고 주장할 겁니다. 한 대행이 직무를 그대로 수행하든, 그렇지 않든 탄핵소추안 가결의 법적 효력을 놓고 또 다시 공방이 벌어질 공산이 큽니다.
[앵커]
그러면 권한대행도 대통령에 준해야 한다는 여당 주장의 근거는 있는 겁니까?
[기자]
앞서 전해드렸지만, 헌법재판소가 지난 2015년 자체 발간한 해설서를 보면요. 권한대행의 탄핵소추 의결 정족수는 '대행되는 공직자', 이 경우는 대통령이 되겠죠, 즉 대통령 의결 정족수를 따라야 한다고 돼 있습니다. 또 대행자로서의 직무집행 중의 위법 행위만 탄핵사유가 된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현재 민주당이 주장하는 계엄 국무회의 등 총리시절 행위를 문제삼아 대통령 권한대행을 탄핵할 수 없다는 취지로 해석될 수 있는 부분입니다. 물론 실제 헌재 판단은 다를 수 있겠지만, 적어도 중요한 참고 자료는 될 듯합니다.
[앵커]
어쨌든 한 대행이 직무수행의 적법성 여부를 두고 헌재 판단을 기다리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건데, 그사이 국정운영은 누가 하는 겁니까?
[기자]
그 부분이 상당히 모호합니다. 만약 한 대행이 직무를 멈춰서 대행의 대행 역할을 맡게 될 최상목 부총리가 대통령 직무를 일정기간 수행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이후 헌재에서 '한 대행 탄핵은 위헌이었다'는 판단이 나올 경우 최 부총리가 수행했던 모든 업무들의 법적 효력 여부를 두고 또다시 논란이 될 수 있습니다. 그 반대의 경우도 비슷하겠죠. 어떤 시나리오로 흘러가더라도 국정 혼선이 불가피한 겁니다. 있어선 안되겠지만, 군 통수권자로서의 결정이 필요한 상황이 올 경우 닥칠 혼란은 더 설명할 필요도 없을 듯 합니다.
[앵커]
그렇게 아찔한 상황이 현실이 될 가능성이 높은데도 여야는 서로 마주보고 달리는 '치킨게임'만 하고 있잖아요.
[기자]
그렇습니다. 여야 모두 그걸 모르지 않을 겁니다. 그런데도 내심 대통령 탄핵심리를 늦추고 싶어하는 국민의힘과, 탄핵심리를 최대한 앞당겨 조기 대선을 노리는 민주당의 정략적 목적 때문에 국정 위기 상황을 모른 척하는 것 아니냔 비판이 나옵니다. 총리실에선 "한 권한대행의 선택지를 여당이 너무 제한하고 있다"는 불만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키를 쥐고 있는 한 대행, 내일은 결정을 할까요?
[기자]
한 대행이 지금까진 여야의 협의를 요구해왔지만, 내일까지 같은 스탠스를 유지하긴 쉽지 않을 겁니다. 그런데, 한 대행 스스로 법과 원칙에 따라 결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죠. 헌재에서도 대통령 권한대행의 재판관 임명권을 인정한단 취지로 밝히고 있는데다, 그동안 민주당도 정략적으로 미뤄왔지만, 현재 6인 체제를 9인 체제로 정상화시키는 자체에 다른 명분을 붙이긴 쉽지 않을 겁니다.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라도 법과 원칙에 따라 명확한 입장을 밝힐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앵커]
한 대행 스스로 대통령 권한대행 업무가 공직생활 마지막 소임이라고 밝혔었잖아요. 국민을 위한 옳은 선택이 뭔지, 그 기준만 가지고 판단하면 되지 않을까 싶네요. 이 기자, 잘 들었습니다.
이태희 기자(gole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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