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1월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열린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며 미소 짓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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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브로커 명태균씨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황금폰'으로 불리는 명씨의 휴대폰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공천개입 정황이 담긴 통화 녹음파일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창원지검 전담수사팀(팀장 이지형 차장검사)은 명씨가 2022년 전후 사용했던 황금폰 등 휴대폰 3대와 이동식 저장장치(USB) 1개를 확보해 포렌식 작업을 진행했다. 검찰이 확보한 명씨의 휴대폰에는 윤 대통령 육성이 담긴 통화녹음 파일이 저장된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은 통화녹음에서 취임식 하루 전인 2022년 5월 9일 오전 10시쯤 명씨에게 연락해 윤상현 당시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 이름을 여러 차례 언급하며 "윤상현한테 김영선 전 의원 공천을 한 번 더 이야기해두겠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김건희 여사도 명씨와의 통화에서 "당선인이 전화했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말했다고 한다. 실제 김영선 전 의원은 통화 다음 날에 6월로 예정된 재·보궐선거 국민의힘 공천을 확정받았다.
윤 대통령은 명씨의 부탁으로 김 전 의원 공천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았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윤 대통령 육성 파일을 검찰이 확보한 것은 처음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7일 기자회견에서 "당시 공관위원장이 정진석 비서실장인 줄 알았다"며 "그 정도로 저는 당의 공천에 관심을 가질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윤 의원은 윤 대통령 부부로부터 연락을 받은 적이 없다는 입장이다.
검찰이 윤 대통령의 공천개입 정황이 담긴 물증을 확보하면서, 명씨의 공천개입 의혹은 윤 대통령 쪽으로 번질 가능성이 커졌다. 다만 해당 통화가 이뤄진 5월 9일 윤 대통령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형사처벌이 불가능한 당선자(비공무원) 신분이었기 때문에, 윤 대통령의 실질적인 관여 행위에 대한 추가 수사가 필요한 상황이다. 검찰은 명씨 등 사건 관련자들을 상대로 윤 대통령의 공천개입 의혹을 계속 추궁할 방침이다.
최동순 기자 doso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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