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특검법에 위헌 소지가 있다" 보수매체가 이런 식의 기사를 쓰고 국민의힘이, 또 정부가 같은 주장을 하는 게 반복되고 있습니다. 이 주장 맞는 건지, 유선의 기자와 따져보겠습니다.
유 기자, 주말부터 보이더군요? 아침에 이런 기사가 나오면 곧바로 여권에서 똑같은 얘기를 하는 식으로요.
[기자]
네, 지난 21일 토요일 자 조선일보를 보겠습니다.
특검에 위헌 소지가 있지만 여론 때문에 여당이 딜레마를 겪고 있다는 제목입니다.
야당이 특검 추천권을 독점하는 걸 여당이 위헌으로 보면서도 계엄으로 궁지에 몰려있어 제대로 말을 못 한다는 내용입니다.
그런데 바로 다음 날이죠, 어제(22일)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똑같은 말을 했습니다.
[권성동/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 (어제) : 특검 후보 추천권을 야당이 독점하는 것은 명백한 헌법 위반입니다. 위헌적 요소가 명백함에도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거부권을 쓰지 않는 것이 오히려 헌법 위반입니다.]
[앵커]
기사에는 말을 하기가 쉽지 않다고 했는데, 공개적으로 말을 했네요. 오늘도 마찬가지였다고요?
[기자]
네, 오늘 자 조선일보를 보겠습니다.
어제 권성동 원내대표의 발언을 그대로 적고,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도 비슷한 인식을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니까 한 대행도 위헌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식으로 썼습니다.
그런데 오늘 오후 특검 관련해서 총리실 고위 관계자 발언을 보겠습니다.
"정치적 흐름에 좌지우지되지 않고 헌법과 법률, 국가의 미래를 바라보면서 결정하겠다" "헌법적인, 법률적 해석과 다른 의견들을 조금 더 검토해 보겠다"
정제된 표현이지만 특검에 대해 헌법적 검토를 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위헌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는 취지로 말했습니다.
정리하면, 토요일 조선일보 기사를 여당이 받고, 그걸 다시 조선일보가 쓰고, 오늘은 총리실이 받는 흐름이 된 겁니다.
[앵커]
그럼 "야당이 특검 추천권을 독점하고 있다" 이게 위헌적인 요소가 있다는 건데, 이 이야기는 맞는 겁니까?
[기자]
특검 추천은 대법원장이 합니다.
하지만 정부여당은 대법원장이 추천한 특검 후보자를 야당이 반대할 수 있는, 이른바 '비토권'을 문제 삼아왔습니다. 들어보시죠.
[한덕수/국무총리 (지난 11월 26일) : 제3자 추천의 형식적 외관만 갖추었을 뿐, 실질적으로는 야당이 특별검사 후보자 추천을 좌지우지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2020년 공수처법 개정 당시에는 당시 야당이던 국민의힘이 오히려 비토권 보장을 강하게 요구했었습니다. 들어보시죠.
[전주혜/당시 국민의힘 의원 (2020년 /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 야당의 비토권을 보장하지 않는 이런 개정안은 공수처 중립성과 독립성을 지키지 않겠다는 것이죠.]
정부 여당은 "당시엔 소수 야당이었고 현재는 다수 야당이라 다르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비토권 때문에 독점이나 다름없다고 하는 것은, 불과 4년 전 국민의힘 입장을 뒤집은 것이라는 지적입니다.
[앵커]
비토권뿐 아니라 특검 추천 과정에 여당이 배제된 것도 위헌 소지가 있단 주장도 있죠, 이건 어떻습니까?
[기자]
윤석열 대통령 본인이 특검 수사팀장을 맡았던 '국정농단 특검' 때도 야당 단독 추천이었습니다.
그 때도 위헌 논란이 있었는데 헌법재판소는 "국회가 입법 재량에 따라 결정할 사안"이라고 합헌 결정을 했습니다.
정부여당은 그래도 특검법 추진 과정에 여야 합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하지만, 과거 공수처법을 논의할 때는 반대로 주장한 바 있습니다. 들어보시죠.
[주호영/당시 국민의힘 원내대표 (2020년 12월) : 대통령과 대통령 주변을 제대로 수사하게 하려면 (공수처장을) 야당이 추천하도록 해야 되는데…]
역시나 때에 따라서, 상황에 따라서 입장을 뒤집은 것 아니냐는 지적입니다.
유선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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