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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3 (월)

이승환 “‘십자가 밟기’ 강요 당해” 구미시에 법적 대응 예고…“대관 취소 진짜 이유는 ‘서약서 날인 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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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현의 자유 최우선 가치 韓에서 일어나선 안돼”

“신속하게 구미시 측에 법적 대응 진행할 예정”

“법적·경제적 책임, 결정에 참여한 이들이 져야”

이승환 SNS통해 조목조목 비판…“대신 사과”

헤럴드경제

가수 이승환. [인스타그램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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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경북 구미시가 23일 안전 상의 이유를 들어 이틀 뒤 예정된 가수 이승환 콘서트의 구미문화예술회관 대관을 전격 취소한 데 대해 이승환은 “대관 취소의 진짜 이유는 ‘서약서 날인 거부’로 보인다”며 “표현의 자유를 최우선 가치로 하는 민주주의 국가 대한민국에서 일어나선 안 될 일”이라고 날을 세웠다.

이승환은 이날 소셜미디어(SNS)에 25일 예정했던 구미문화예술회관(이하 ‘회관’) 콘서트 대관 취소와 관련한 입장문을 올려 “구미시 측의 일방적인 콘서트 대관 취소 결정에 유감을 표한다”며 “신속하게 구미시 측에 법적 대응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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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환 데뷔 35주년 기념 콘서트 포스터.[이승환 SNS 갈무리]



이어 “일방적이고도 부당한 대관 취소결정으로 발생할 법적, 경제적 책임은 구미시의 세금을 통해서가 아니라, 이 결정에 참여한 이들이 져야 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승환은 구미시가 대관 취소 절차를 밟으며 ‘안전을 위한 결정’이라고 해명한 데 대해 “동의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저희는 공연 참석자들에게 공연 반대 집회 측과 물리적 거리를 확보해주시고, 집회 측을 자극할 수 있는 언행도 삼가달라 요청을 드렸다. 또 회관에 ‘현재 집회신고가 되어있는 장소를 지도에 표시해서 보내주신다면, 관객들이 이동하는 과정에서 해당 장소를 피하거나 거리를 유지할 수 있도록 고지’하겠다고 말씀을 드렸다. 현장 경호인력을 증원하기로 결정하고 이를 회관에도 통지했다”고 사전 안전 대책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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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시 측이 지난 20일 이승환 공연 기획사에 보낸 서약서 공문. [이승환 SNS 갈무리]



구미시를 향해선 “구미시 측은 경찰 등을 통해 적절한 집회·시위를 보장하면서 동시에 관람객들의 문화를 향유할 권리도 지켰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안전을 위한 결정’은 핑계일 뿐 진짜 이유는 ‘서약서 날인 거부’라는 주장을 폈다.

이승환은 “구미시장이 23일 대관 취소 기자회견에서 이(서약서 날인 거부)를 수차례 언급했다”며 “회관은 20일 공연 기획사에 공문을 보내 ‘기획사 및 가수 이승환씨는 회관 공연 허가 규정에 따라 정치적 선동 및 정치적 오해 등 언행을 하지 않겠음’이라는 서약서에 날인할 것을 요구했고, ‘미 이행 시 취소할 수 있음’을 언급했다”고 전했다.

이어 “대관규정 및 사용허가 내용에 전혀 존재하지 않는 ‘서약서 작성’ 요구를, 그것도 계약 당사자도 아닌 출연자의 서약까지 포함해, 대관일자가 임박한 시점에 심지어 일요일 특정 시간(22일 오후 2시)까지 제출하라 요구하며 ‘대관 취소’를 언급하는 것은 부당한 요구였다”면서 “이에 저는 법무법인을 통해 22일 회관 측에 서명의사가 없다는 점을 밝혔다”고 했다.

그러면서 “‘선동’의 사전적 정의는 ‘남을 부추겨 어떤 일이나 행동에 나서도록 함’이다”라며 “저는 ‘정치적 선동’을 하지 않는다. 몇몇 극장의 대관계약서에는 ‘정치적 목적이 있는 공연’은 대관을 불허한다는 조건은 있지만 제 공연이 ‘정치적 목적’의 행사는 아니었기에, 지금까지 대관에서 문제가 된 적은 없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구미시 측이 언행하지 말 것을 서약하라고 요구한)‘정치적 오해’는 또 무엇이냐”며 “‘여러분 요즘 답답하시죠?’ ‘여러분 요즘 좀 편안하시죠?’ 어떤 말도 오해가 되는 상황이니 아무 말도 하지 말아라 아니냐”고 재차 따졌다.

이승환은 “35년을 가수로 살아오면서 불모지였던 우리나라 공연계를 브랜드화, 시스템화시켰다는 자부심이 있다. ‘내 공연이 최고다‘라는 자신감도 있다. 그런데 공연일 직전에 ‘정치적 오해 등 언행을 하지 않겠다는 문서에 이름 써라’ ‘이름 안 쓰면 공연 취소될 수도 있다’는 요구를 받아야만 하다니”라며 개탄했다.

이어 “2024년 12월, 한 음악인은 공연 직전 ‘십자가 밟기’를 강요당했고, 그 자체가 부당하기에 거부했다. 그리고 공연이 취소되었다”라고 덧붙였다.

이승환은 “많은 팬들이 피해를 입었다. 티켓비용 뿐만 아니라, 교통비, 숙박비도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크리스마스날 공연을 보겠다 기대하였던 일상이 취소되었다”며 “대신 사과드린다”고 했다.

이어 “이 사건은 ‘표현의 자유’ 문제다. 창작자에게 공공기관이 사전에 ‘정치적 오해 등 언행을 하지 않겠음’이라는 문서에 서명하라는 요구를 했고, 그 요구를 따르지 않자 불이익이 발생했다”며 “안타깝고 비참하다. 우리 사회의 수준을 다시 높일 수 있도록 문제를 지적하고 바꾸겠다”라고 밝혔다.

구미시에 따르면 김장호 구미시장은 이날 오전 11시 구미시청 대회의실에서 오는 25일 구미시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릴 예정이던 이승환 콘서트를 취소한다는 내용의 ‘긴급 입장문’을 발표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시 관계자는 “관객과 보수 우익단체간 물리적 충돌이 우려되는 상황에 안전상 이유로 어쩔 수 없이 콘서트를 취소하는 방향으로 결론을 내린 것 같다”라며 “제일 우선은 시민 안전”이라고 말했다.

콘서트 환불 등 반환금 문제는 추후 법률 대리인 등을 통할 것으로 전해졌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에 공개 찬성한 가수 이승환은 구미 콘서트와 관련해 구미 지역 13개 보수단체는 지난 19일 구미시청 앞에서 이승환 콘서트 반대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성명을 통해 “정치적 발언으로 국민 분열에 앞장선 이승환의 구미 공연은 즉각 취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구미시청 입구에 ‘이승환의 탄핵 축하 공연 구미시는 즉각 취소하라’는 내용이 담긴 현수막을 걸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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