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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4 (화)

[기억할 오늘] "노예제로 인해 남부가 쇠락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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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7 힌턴 로원 헬퍼- 1
한국일보

1857년 책 '임박한 남부의 위기'로 노예제를 신랄하게 비판한 논픽션 작가 힌턴 로원 헬퍼. 위키피디아


미국 노예제의 비인도주의적 실상을 이야기로 고발한 해리엇 비처 스토의 ‘톰 아저씨의 오두막’은 1852년 출간 첫해에만 30만 부가 넘게 팔리며 북부의 남북전쟁(1861~65) 명분과 사기 진작에 기여했다. 1862년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이 스토를 만나 “당신이 이 위대한 전쟁을 촉발시킨 (그 책을 쓴) 아담한 여성이군요”라고 인사했을 정도였다.

하지만 북부와 달리 당시 대다수 남부인에게 저 책은, 예나 지금이나 극단의 시대를 지배하는 흑백의 논리에 따라 “남부 사정에 무지한 북부 양키 목사의 딸이자 신학자 마누라가 쓴 감상적인 쓰레기” 정도의 평가 이상을 받진 못했다.

남부인들로 하여금 노예제를 새로운 관점에서 바라보게 한 것은, 남부 토박이인 힌턴 로원 헬퍼(Hinton Rowan Helper, 1829.12.27~1909.3.9)의 1857년 논픽션 ‘임박한 남부의 위기: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The Impending Crisis of the South: How to Meet It)’였다. 그는 책에서 “게으르고 거들먹거리는” 노예소유주들로 인해 남부가 북부에 비해 경제적-문화적으로 뒤처지고 있다며 “노예제는 인류 경제 사전에 수록된 가장 증오스럽고 끔찍한 단어”라고 규정했다.

그는 1850년 미국 인구산업총조사를 근거로 1840년 이후 10년 사이 벌어진 북부와 남부의 경제적 격차와 문맹률 등을 대비했다. 즉 1840년 미국 전역 철도 선로의 44%를 점하던 남부 선로는 50년에 26%로 격감했고, 제조업 생산량도 20%에서 18%로 줄었다. 남부가 자랑하던 농업 생산량에서도 50년 북부가 3억5,200만 달러로 남부(3억700만 달러)를 추월했다. 그는 애덤 스미스식의 북부 자유노동과 달리 “최대한 많이 먹고 일은 덜하려는 노예"에 의존한 경제와 그 현실에 안주한 노예소유주들의 나태함이 쇠락의 주범이라고 주장했다.(계속)

최윤필 기자 proos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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