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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3 (월)

[IT과학칼럼] 트럼프 2기 글로벌 자동차산업의 지각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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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최근 트럼프는 취임 후 멕시코와 캐나다에서 생산된 모든 제품에 23%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산 제품에는 기존 관세에 10% 더 높이겠다고 선언했다. 올해 미국에서 판매되는 차량의 16%는 멕시코에서 7%는 캐나다에서 생산됐다. 두 나라에서 미국으로 들어오는 자동차 부품은 연간 970억 달러 규모이다.

글로벌 자동차산업은 자유무역 체계에서 생산 규모, 정부 규제, 기술력에 영향을 받으며 성장해 왔다. 시장 규모는 미국, 유럽, 중국이 비슷한 수준이지만 미국은 수익성이 높은 차종 위주여서 글로벌 시장을 실질적으로 주도해 왔다.

트럼프 2기에서는 관세 대폭 인상뿐 아니라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전기차 세액공제 폐지, 신차 배출규제 및 연비 기준 완화, 화석연료 생산 지원 확대 등이 예고돼 자동차산업의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그동안 바이든이 추진해 왔던 전기차 전환 촉진 제동을 위해 신차와 경트럭에 대한 연비 기준을 대폭 낮추는 방향을 검토하고 있는데, 실제 트럼프 1기 때 2025년까지 신차 연비를 갤런당 50마일 이상으로 강화하는 오바마 정책을 2026년까지 갤런당 39마일로 약화한 바 있다. 전기차 의무 명령 폐지와 인플레이션 감축법 전기차 세액공제 폐지를 통해 미국 자동차사가 경쟁 우위에 있고 고용 창출이 큰 내연기관차를 더욱 확대하고 화석연료 사용을 늘리겠다는 의도이다.

LG엔솔과 미국에 26억 달러 규모의 배터리공장을 건설 중이던 GM은 지분을 전량 LG엔솔에 넘기고 철수한다고 발표했다. 미국 업체의 전기차 속도 조절이 시작된 것이다. 과연 이러한 트럼프의 무리한 정책들이 탈탄소와 차량 전동화 추세로 점차 경쟁력을 잃어가던 미국 자동차업체를 부활시켜 다시 세계시장의 패권을 가져올 수 있을까?

가장 먼저 중국의 전기차 업체들은 큰 타격을 받을 것이다. 그동안 중국은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50%를 차지하면서 전기차의 핵심인 배터리 생산과 판매의 공급망을 지배해오고 있었다.

배터리 원자재 공급망에서도 중국은 세계 희토류 채굴량의 60%, 코발트 광산 50%, 리튬 광산의 25%를 소유하고 있으며, 2023년도 기준 망간 95%, 코발트/흑연 70%, 리튬 67%가 중국에서 정제되고 있다.

트럼프의 정책으로 규모의 경쟁력을 확보했던 중국의 전기차는 세계시장으로의 확대는 어렵고, 그사이 공급망 대체 방안도 마련될 수 있을 것이다. 전기차 보조금 없이도 흑자를 낼 수 있는 규모의 경제를 확보한 테슬라는 상대적으로 유리할 것이다.

지금까지 자동차산업의 기술 경쟁력은 차량 전동화와 더불어 자율주행차, 소프트웨어중심차(SDV) 방향으로 발전해 왔다. 자율주행시스템은 AI를 기반으로 차량의 주변 상황을 인식하고 의사결정을 내리기 때문에 무선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통해 AI 기능을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 가능한 SDV가 필수적이다. 테슬라는 SDV 기술을 기반으로 개발해왔고, 자율주행 시범운행 승인과 제도 정비를 통해 로보택시 등 미국 차량호출 시장에서 유리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금까지 완성차업체들은 전기차와 SDV에 막대한 투자를 해오면서 이익이 나지 않는 전기차를 의무적으로 생산해야 했다. 그러나 연비규제가 느슨해지면 미국 업체들은 수익성이 높은 내연기관 신차 생산 라인업을 확대하고, 하이브리드차가 확대 생산될 것이다.

이처럼 트럼프 2기에서는 글로벌 자동차산업의 새로운 질서가 형성될 것이다. 분명한 것은 관세장벽으로 소비자는 차량구매에 더 비싼 비용을 지출해야 한다는 것이다.

강건용 한국기계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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