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00명 인력구조 개편해 비용절감
내년 수익성 개선 등 기대감 반영
재무통 김영섭 대표, 기술혁신 주도
내년 MS와 협력성과가 첫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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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030200)가 지난해부터 펼쳐온 ‘AICT(인공지능과 정보통신기술의 합성어)’ 컴퍼니 전환 전략이 빛을 발하면서 올 한 해 국내 이동통신사 중 가장 큰 폭의 기업가치 성장세를 달성했다. AICT 분야에서의 매출 확대 기대감과 최근 진행한 인력 구조 개편 효과로 장기적인 수익성 개선 전망이 더해진 결과다. 글로벌 빅테크인 마이크로소프트(MS)와의 AI·클라우드 협업 성과는 AICT 컴퍼니 전환 과정에서 중요한 변곡점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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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통신 및 증권 업계에 따르면 KT는 20일 시장에서 기업가치(시가총액) 11조 3284억 원을 달성했다. 1월 2일 기준 기업가치보다 32% 증가했다. 기업가치 약 12조 원으로 업계 1위인 SK텔레콤(017670)을 근접한 수준으로 따라붙었다.
이동통신 3사의 주가는 하반기 들어 우상향하는 모습이다. 올해 정부의 제4이동통신사 선정과 통신비 부담 경감 정책 추진의 영향으로 밋밋한 주가 흐름을 보이다 하반기 들어 분위기가 눈에 띄게 좋아졌다. 전 세계적인 정보기술(IT) 산업 구조가 AI 중심으로 바뀌는 과정에서 관련 분야 사업 확대에 대한 잠재력이 큰 업종으로 분류되면서 수혜를 입은 덕분이다. 실제로 올해 KT뿐 아니라 같은 기간 SK텔레콤(15%), LG유플러스(032640)(7%)의 기업가치도 개선됐다.
KT가 이통3사 중 가장 높은 기업가치 성장세를 기록한 것은 △김영섭 대표 체제에서의 안정 △가시화된 AICT 컴퍼니 전환 △탄탄한 실적 성장세△인력구조 개편을 통한 체질 개선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효과로 분석된다. 최민하 삼성증권 연구원은 “인력·사업 재편 효과로 인한 비용 절감과 저수익 사업 합리화 등으로 내년에도 큰 폭의 수익성 상승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8월 지휘봉을 잡은 김 대표는 “KT가 가진 네트워크 인프라와 기술력, 사업역량 등을 잘 활용한다면 AI 시대에도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을 구축할 것”이라며 기업가치 제고에 대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김 대표가 주로 재무 분야에서 활약한 재무통인 만큼 취임 초기에는 ICT 역량이 떨어진다는 우려도 있었다. 하지만 현재 김 대표는 자신이 가진 재무 및 구조조정 전문성을 적극 발휘하는 동시에 실력 중심의 인사를 통해 조직 내 ICT 전문가들을 전면에 배치하며 사업적 성과와 함께 기술 혁신을 동시에 이끌어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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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KT는 데이터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빅데이터 전문 자회사 '케이티넥스알'을 흡수 합병했고 네트워크 전문 자회사 2곳을 신설해 핵심 역량 재배치를 진행 중이다. 희망퇴직과 자회사 전출자를 포함해 약 4500명 가량의 인력 구조 개편을 큰 진통 없이 마무리한 것도 중요한 성과다. 아울러 기술혁신부문을 신설하고 MS 출신 오승필 부사장과 삼성과 MS, 아마존웹서비스(AWS)를 거친 정우진 전무를 배치해 KT의 기술 혁신을 꾀했다. 9월 KT와 MS와 AI와 클라우드 분야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김 대표가 영입한 인사들이 상당한 역할을 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가시화된 AICT 중심의 사업 전환도 김 대표의 대표적인 성과로 꼽힌다. KT의 3분기 실적을 살펴보면 회사가 5대 성장사업으로 꼽은 인공지능 컨택센터(AICC), 사물인터넷(IoT), 스마트모빌리티, 스마트공간, 에너지 등 사업부문의 매출액이 1193억 원으로 지난해 3분기보다 24% 이상 성장했다. 또 같은 기간 AI 시대에 핵심 인프라로 꼽히는 인터넷데이터센터(IDC)와 클라우드 매출 역시 2070억 원으로 15%가량 증가했다.
이제 업계의 관심은 그동안 김 대표가 다져온 기초체력을 바탕으로 KT가 어떠한 혁신적 성과를 이뤄낼 지에 쏠린다. 내년부터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KT와 MS간 협업의 결과물이 첫 번째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글로벌 기술 시장을 선도하는 MS와의 협력은 단순한 인프라 공급을 넘어 한국 ICT 산업의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로 이어진다. 또 최근 진행한 인력 구조 개편으로 대규모 인력이 외부로 유출된 만큼 조직 안정화와 네트워크 및 통신분야 기술력 유지 등에도 상당한 시간 공을 들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류석 기자 ryupr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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