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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2 (일)

불확실성이 드리운 내년 ‘수출 먹구름’…주력 반도체 ‘빨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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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지난 16일 부산 남구 신감만부두와 감만부두, 신선대부두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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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통상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내년 수출에 경고등이 켜졌다. 12·3 비상계엄 사태로 인한 국내 정치 혼란과 정책 리더십 공백까지 겹치면서 경제 회복이 순탄치 않을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22일 한국무역협회,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 산업연구원이 각각 발표한 보고서를 종합하면 내년 수출은 기대보다는 우려에 방점이 찍힌다. 주요 수출국의 경기 부진과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따른 보호무역주의 강화가 수출 증가세 둔화 요인으로 지목됐다.

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발표한 ‘2025년 1분기 수출산업경기전망지수(EBSI)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내년 1분기 EBSI는 96.1로 4분기 만에 100을 밑돌았다. EBSI는 100보다 높을수록 다음 분기 수출을 호조로 전망하는 시각이 우세하다는 것을, 100보다 낮으면 그 반대를 의미한다.

15대 수출 품목 가운데 10개 품목의 EBSI가 100보다 낮았다. 특히 반도체는 중국의 범용 D램 수출 증가로 인해 내년 1분기 전망치가 64.4로 나타났다. 올해 4분기(135.2)와 비교하면 털썩 주저앉은 셈이다. 철강·비철금속 제품(64.1), 의료·정밀·광학기기(74.8), 농수산물(77.7), 전기·전자제품(85.3) 등도 수출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됐다.

또한 전문가들은 당장 내년 1월부터 제조업 경기가 크게 위축될 것으로 내다봤다. 산업연구원이 국내 주요 업종별 전문가 13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서베이 지수(PSI) 조사 결과 내년 1월 제조업 업황 현황 PSI는 75로 12월 전망치(96)보다 21포인트 급락했다. 이는 2022년 11월(70) 이후 2년2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사태 여파가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에 치명타를 준 것으로 풀이된다.

산업연구원은 조선 업종(100)을 제외한 반도체·기계·철강 등 대부분의 업종에서 기준치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주력 품목인 반도체 업황의 내년 1월 PSI는 12월(124)보다 59포인트나 떨어진 65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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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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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협이 매출액 1000대 기업 중 12대 수출 주력 업종을 대상으로 진행한 ‘2025년 수출 전망 조사’에서는 내년도 수출이 올해 대비 1.4% 증가하는 데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내년 수출이 올해보다 감소할 것이라고 예상한 기업들은 그 이유로 수출 대상국 경기 부진(39.7%), 관세부담 등 보호무역주의 강화(30.2%), 원자재·유가 상승에 따른 가격경쟁력 약화(11.1%) 등을 지목했다. 수출 여건이 가장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하는 지역으로는 미국(48.7%)과 중국(42.7%)을 주로 꼽았다. 한경협은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미·중 갈등이 더욱 심화됐기 때문으로 풀이했다.

허슬비 무역협회 연구원은 “글로벌 불확실성이 커지는 만큼 우리 수출기업들은 각국의 통상 정책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원자재 수급 관리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정부는 외환시장 안정화, 보호무역주의 강화에 따른 수출 피해 최소화를 위한 환경 조성에 주력하고, 국회는 규제 입법보다 수출 활력 제고를 위한 입법에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진주 기자 jinj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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