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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중앙통신사(CNA) 등에 따르면 전날 밤 공직자소환법(公職人員選擧罷免法)과 헌법재판소절차법(憲法訴訟法) 개정안이 입법원을 통과하자 여야 간 대치가 벌어졌다.
헌법재판소절차법 개정안은 헌재 결정과 가처분 요건을 현법재판관 총인원의 ‘과반 동의’에서 ‘3분의 2 이상 동의’로 강화했다. 위헌법률심판 등 헌재 결정 시 앞으로는 재판관 15명 중 10명 이상이 참여해 동의해야 한다. 현재 대만 헌재에는 재판관 8명이 있고 7명은 공석이다.
또 공직자소환법 개정안은 의원 등 선출직 공무원의 소환(투표를 거쳐 파면)을 요구할 때 청원서에 서명하는 사람들에게 신분증 사본 제출을 요구하고, 신분증 정보가 불명확할 경우 청원을 무효화하는 내용도 추가했다.
소환 청원서 제출 시 서명한 사람들의 신분증 번호와 등록 주소만 제시하도록 한 현행 규정에 비해 문턱을 더 높인 것이다.
독립·친미 성향인 여당 민진당은 이들 개정안이 국민의 공직자 감시 및 파면권을 약화하고 개인정보 침해 소지가 있으며 헌법재판소 기능을 마비시키는 등 대만 민주주의를 위협한다고 주장하며 반대해왔다.
하지만 제1야당이자 원내 1당인 친중 성향의 국민당은 소수 재판관이 독단적으로 결정을 내려서는 안 되고 의원 파면도 더 엄정히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야당이 법안을 독단으로 처리하는 과정에서 여당과 물리적 충돌도 빚어졌다.
민진당 의원들은 법안 처리를 막기 위해 19일부터 의장석을 점거하고 출입구에 의자 등으로 바리케이드를 쌓았고, 20일 오전 야당 의원들이 회의장 진입을 시도하면서 몸싸움이 벌어졌다.
의회 밖에서는 개정안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모였다. 19일 약 1만명이 의회 밖에서 항의 시위를 벌인 데 이어 20일에도 주최측 추산 1만5천명이 모여 개정 반대를 외쳤다.
일부 참가자들은 K팝 아이돌 그룹을 포함해 좋아하는 가수의 응원봉을 들고 나왔다. 일부 시민은 “내 최애는 대만”이라는 문구를 적은 팻말을 들기도 했다.
대만 언론들은 슈퍼주니어, 동방신기, 인피니트, 세븐틴, NCT, 미쓰에이 등 다양한 한국 아이돌 그룹 응원봉이 등장했다면서 이들이 최근 한국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 촉구 시위의 영향을 받았다고 전했다.
응원봉을 들고 20일 시위에 나선 한 참석자는 CNA에 “오늘은 대만을 응원한다”고 말했다. 다른 참석자는 “오늘 시위활동이 한국 뉴스에도 다뤄졌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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