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 동십자각 등 광화문 북단서 탄핵 집회
탄핵소추안 통과에 ‘탄핵 인용’으로 구호 바꿔
“기각될까 여전히 불안…내란시도 뿌리 뽑아야”
탄핵소추안 통과에 ‘탄핵 인용’으로 구호 바꿔
“기각될까 여전히 불안…내란시도 뿌리 뽑아야”
‘윤석열 즉각 체포·퇴진! 범시민 대행진’ 21일 서울 종로구 경복궁 동십자각 인근에서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 주최로 열린 범시민 대행진에서 참가자들이 안국역 방면으로 행진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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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의 헌법재판소 심리를 앞둔 주말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는 파면을 촉구하는 시민들과 이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광화문 북단과 남단으로 갈라져 맞불 집회를 벌였다. 4시간 이상 지속된 집회에 극심한 교통 혼잡이 빚어지고 시위 세력 간 긴장감이 조성됐지만 충돌은 발생하지 않은 채 종료됐다.
21일 오후 경복궁 동십자각 앞부터 경복궁역 사거리까지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퇴진행동)’이 주축이 된 시위대가 광화문 광장 북단을 가득 채운 채 탄핵 촉구 집회를 열었다. 이 집회에는 경찰 비공식 추산 2만5000명, 주최 측 추산 30만명이 참여했다.
지난 14일 윤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가결에 환호했던 이들은 도로 바닥에 앉아 여러 장씩 챙겨온 핫팩으로 추위를 버티며 “헌재 탄핵 인용”, “윤석열 체포” 등으로 바뀐 구호를 목청껏 외쳤다. 지난주 여의도 집회에도 참여했다는 이명혜 씨(71)는 “국정농단 사태보다 죄질이 더 나쁘다”며 “박 전 대통령은 계엄은 안 하지 않았나, 빨리 탄핵당하는 게 모두에게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늘도 응원봉 들고 거리로 나선 시민들 21일 서울 종로구 경복궁 동십자각 인근에서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 주최로 열린 범시민 대행진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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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식당 장사를 접고 전주에서 올라왔다는 정수희 씨(49)는 “탄핵소추안이 가결됐지만 정형식 헌법재판관이 주심이 된다는 소식에 여전히 불안하다”며 “여섯명 만장일치여야 인용된다고 하는데, 윤석열 정부에서 임명한 재판관들 목소리가 큰 것 같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정씨는 “재판관이니 양심껏 공정하게 판단할 거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대학생 김희준 씨(21)는 “빠르게 수사가 이뤄지고, ‘내란 특검법’이 빨리 통과해서 이번 내란 관련 범죄를 모두 잡을 수 있어야 한다”며 “내년에 입대하는데 김용현 등 군 관계자들 확실히 처벌해 군의 내란 시도가 다시는 없게 뿌리 뽑아야한다”고 강조했다. 검사를 지망하는 대학생 심 모씨(25)는 “가결이 가장 큰 산이었는데 넘었으니까 사실 걱정은 크게 없다”며 “전직 검찰총장으로서 법조인의 양심이 있다면 소환과 수사는 물론이고 최대한 빠르게 물러나 국정운영에 차질이 없도록 해 줘야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17시 20분경부터는 경복궁 사거리를 따라 종각역을 거쳐 명동역까지 로제의 ‘APT’, 데이식스의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 등의 노래에 맞춰 “파면해”, “구속해” 등 구호를 외치며 행진했다. 행진 과정에서 탄핵 반대 푯말을 든 수십명이 시위대를 향해 고함을 치기도 했으나 양 측이 충돌하지는 않았다.
동화면세점 등 광장 남단서는 탄핵 반대 집회
“야당이 대통령 손발 꽉 묶어놔 尹 복귀해야”
대규모 인파에 교통 혼잡 가중…충돌은 없어
“야당이 대통령 손발 꽉 묶어놔 尹 복귀해야”
대규모 인파에 교통 혼잡 가중…충돌은 없어
세종대로 가득 메운 보수집회 21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 주최로 ‘대통령 탄핵 반대 자유민주주의 수호 광화문 국민혁명대회’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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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시간 광화문 남단에서는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대국본), 자유통일당 등에서 주최하는 탄핵 반대 집회가 오후 1시부터 진행됐다. 이들은 광화문역을 중심으로 시청역과 세종문화회관 인근까지 세종대로를 가득 메웠다. 해당 집회에는 경찰 비공식 추산 3만1000명이 참석했고 주최 측은 100만명으로 추산했다.
특히 인파가 몰리면서 경찰은 당초 통제 차선보다 2차로를 더 열었다. 동화면세점~대한문 구간은 양방향을 합쳐 2차로를 제외한 나머지 차선이 모두 가로막혔고, 광화문 광장도 인파로 가득 차 교통혼란이 가중됐다.
이들은 ‘탄핵 반대, 이재명 구속’ 문구가 적힌 피켓과 태극기, 성조기를 흔들며 탄핵 반대 구호를 외쳤다. 연단에서는 ‘님과 함께’ 등 유명곡을 개사한 공연이 진행됐는데, 찬송가를 따라 부르며 눈물을 흘리는 이들도 있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계속 집회에 출석하고 있다는 김 모씨(78)는 “예산안이 통과 되어야 국정 운영이 가능한데, 국회에서 대통령의 손발을 꽉 묶어 놓았다”며 “민주당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계엄을 선포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 씨는 “윤 대통령이 빨리 복귀해서 한미일 동맹을 복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인천에서 가족과 함께 왔다는 김 모씨(44)는 “이재명 대표 사법리스크를 회피하는 모습에 실망했다. 어서 법적 절차를 밟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헌법재판소의 탄핵 여부 결정이 내려지기 전까지 당분간 서울 도심에서는 탄핵 찬성 시위와 탄핵 반대 시위가 지속될 전망이다. 퇴진행동 측은 오는 28일 오후 4시에도 광화문 인근에서 범시민대행진을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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