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9일(한국시간) 연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출처 =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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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무려 4시간 넘게 기자회견을 소화하며 러시아의 건재를 과시한 가운데 우크라이나 전쟁의 북한군 참전은 단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다.
이를 두고 전문기관에서는 북한군 참전에 대해 푸틴 대통령이 의도적으로 회피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는 19일(현지시간) 온라인에 공개한 보고서에서 이날 푸틴 대통령의 연례 기자회견 내용을 분석하며 이같이 논평했다.
푸틴 대통령은 회견에서 4시간 30분에 걸쳐 전쟁 상황과 러시아의 경제·외교 정책 등을 설명했지만, 북한군과 관련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북한군이 최전선에서 활동하는 것으로 알려진 쿠르스크 전황과 관련해서도 북한군 대신 태평양함대 155해병여단 병사들의 메시지가 담긴 깃발을 공개했다.
이에 대해 ISW는 “푸틴 대통령은 자국 영토에서 우크라이나군을 몰아내는 데 북한군을 필요로 한다는 점을 인정하기 부끄러워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ISW는 또 러시아가 북한군의 전공을 숨기려 하는 정황도 있다고 전했다.
또한 북한군의 전투 기여도를 애써 인정하지 않으려는 푸틴 대통령의 결정이 ‘참전의 증거’를 지우려는 노력으로 이어져, 결과적으로는 북한군의 지원 범위를 제한하게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앞서 우크라이나를 비롯한 서방 진영에서는 북한군이 최전선의 ‘총알받이’로 소모되고 있으며, 물자 부족을 겪는 징후가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 바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가 북한 병사들의 신원을 감추기 위해 전사자의 얼굴을 소각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ISW는 나아가 이런 푸틴의 ‘의도적 외면’을 고려하면, 더 많은 수의 북한군이 쿠르스크를 넘어 우크라이나 영토 안에서도 전투에 참여하고 있는 사실도 숨기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한편, 이날 푸틴 대통령은 “자신에게 권력을 이양한 보리스 옐친 전 러시아 대통령의 부탁대로 러시아를 잘 돌봤다고 생각하느냐”는 영국 BBC 기자의 질문에 “나는 러시아를 지켰을 뿐 아니라 심연의 가장자리에서 돌아오게 했다고 생각한다”고 자부했다.
이어 “주권이 없으면 러시아는 독립된 국가로 존재할 수 없다”며 “러시아가 우리의 이익을 위한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독립적이고 자주적인 국가가 될 수 있도록 모든 것을 다했다”고 말했다.
미국 NBC 기자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의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고 시리아에서도 실패했다’고 지적하자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는 서방의 예상과 달리 지난 2∼3년 동안 훨씬 더 강해졌다”고 반박했다.
또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 초기에 설정한 주요 목표가 달성되고 있으며, 전선 전반에 걸쳐 전진하고 있다면서 전혀 우려하지 않지 않는다는 듯이 말했다.
다만 그는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이 러시아 전체와 자신에 대한 시험이며, 자신은 지난 2∼3년의 기간 동안 농담과 웃음이 거의 없어졌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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