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명존중대상' 받은 하태영 언디파인드 대표
번개탄 피우고 달리는 차량 목격
주저없이 가로막아 운전자 살려
생보사회공헌재단 '시민상' 수상
당연히 할일 했는데 상 받아 부담
20대 때도 물에 빠진 친구 구해
도움 필요한 곳 지체없이 나설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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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으로서 당연히 했던 일이 널리 알려져 상까지 받게 돼 송구스럽고 부담스럽기도 합니다. 하지만 우리 사회의 안전과 정의를 위해 저의 작은 힘이나마 보탰다는 게 무척 뿌듯합니다.”
정보기술(IT) 스타트업 언디파인드의 하태영(43) 대표는 최근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으로부터 시민상을 받은 후 “앞으로 우리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내가 살아가는 동안 주변 위기 상황이나 도움이 필요한 일이 발생한다면 주저하지 않고 나서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삼성생명과 교보생명·한화생명 등 18개의 생명보험사들이 2007년 공동으로 설립한 공익법인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은 생명 존중 문화를 전파하기 위한 활동의 일환으로 2009년부터 매년 ‘생명존중대상’ 시상을 하고 있다. 이를 통해 지금까지 800여 명의 사회 속 숨은 의인을 발굴해 감사의 뜻을 표했다.
하 대표는 8월 26일 자동차 전용도로에서 운전을 하던 중 싼타페 차량 운전자가 조수석에 번개탄을 피우고 의식이 없는 채 시속 100㎞ 속도로 주행하다 중앙분리대를 들이받은 뒤 다시 주행하는 것을 발견했다.
당시 산타페 차량 운전자는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던 것이다. 이를 목격한 하 대표는 자신의 모닝 차량을 시속 140㎞로 가속해 싼타페 차량을 가로막아 정차시켰다. 이런 행동으로 사망 사고와 대형 교통사고를 예방한 그는 생명 존중에 기여한 공로로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으로부터 생명존중대상 시민상을, 경기 이천경찰서로부터 용감한 시민상을 받았다.
당시 차량을 가로막은 것은 하 대표에게도 매우 위험한 상황이었다. 이에 대해 그는 “싼타페 차량이 큰 위험에 처했다는 것을 인지한 순간 차를 멈추게 해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며 “빨리 운전자를 구조하는 게 먼저였는데 그 상황이라면 누구든지 나처럼 행동했을 것”이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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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대표의 이 같은 의로운 행동은 방송과 유튜브 등을 통해서 알려지기도 했다. 이런 소식을 접한 하 대표의 가족들과 친구들은 왜 위험한 행동을 했느냐고 걱정을 하면서도 그를 자랑스러워하며 주변에 선행을 더욱 알렸다고 한다.
그의 의로운 행동은 이번뿐만이 아니다. 10여 년 전에는 바다에 빠진 친구를 구조한 적도 있다고 했다. 하 대표는 “27살 때 친구와 바닷가에 놀러 갔는데 수영을 못 하는 그 친구가 물에 빠져 허우적거리고 있었다”며 “그 당시에도 친구를 구해야 겠다는 생각만으로 무작정 물에 뛰어들어 위험에 처했던 친구를 바닷물에서 꺼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질주하는 차량을 가로막은 하 대표는 다행히 큰 부상은 당하지 않고 경미한 근육통만 생겼으나 문제는 망가진 그의 차량 수리비였다. 견적이 200만여 원 나온 모닝 차량 수리비를 하 대표가 가입한 보험회사에 청구했지만 고의 사고라는 이유로 지급을 거부당했다. 하지만 다행히도 차량 수리비를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고 한다.
하 대표는 “교통사고 전문 한문철 변호사가 ‘의사상자 지원제도를 이용해 보상을 받으라’고 조언해줬는데 내가 크게 다치지 않았기 때문에 이에 해당되지 않아 내 돈으로 차량을 수리했다”며 “이후 내가 가입한 보험사가 아닌 상대방 차량 보험사에서 수리 비용을 지급하겠다고 연락이 와 그 절차가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일은 하 대표에게 생명 존중 활동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하는 계기가 됐다고 한다. 그는 “생명존중대상 시민상 수상을 계기로 생명을 소중히 여긴다는 부분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찾아보게 됐다”며 “내가 IT 분야에서 일을 하고 있으니 생명 존중 활동을 IT와 연결하는 부분도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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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욱 기자 myk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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