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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8 (수)

이슈 미술의 세계

출산축하금 1000만원에 사내 어린이집까지… 둘째도 낳을까 싶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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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행복입니다]

[아이 낳게 하는 일터] 유한양행

“회사가 큰 액수의 출산축하금까지 챙겨주니 부모님이 나서서 주변에 회사 자랑을 엄청 하셨어요.”

조선일보

유한양행은 자녀 출산 시 지급하는 출산축하금 1000만원과 사내 어린이집을 비롯해 일과 가정 양립을 위한 다양한 제도와 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사진은 서울 대방동의 유한양행 본사 사내 어린이집에서 직원과 자녀들이 함께 밝게 웃고 있는 모습. /유한양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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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양행 홍보팀 소속 박시은(33)씨는 지난해 8월 첫째 아들을 출산하고 출산축하금 1000만원을 받았다. 유한양행이 저출생 문제 해결에 동참하기 위해 자녀 출산 1명당 1000만원을 지원해주기로 했는데, 박씨가 ‘출산축하금 1호’가 됐다. 박씨는 “받은 격려금 1000만원은 아이의 이름으로 된 통장을 만들어 저축했다”며 “아이가 자라나서 이렇게 큰 축하를 받았다는 사실을 알면 기뻐할 것”이라고 했다. 2017년 유한양행으로 이직한 박씨는 축하금을 받았을 뿐 아니라 육아휴직과 출산휴가를 붙여 1년 4개월을 쉰 뒤, 지난 2일 복직했다. 아들 김강은군은 엄마보다 빠른 지난 9월부터 매일 아침 사내 어린이집에 다니고 있다. 박씨는 “회사가 돈도 주고, 쉬게도 해주고, 아이까지 키워주니 ‘둘째를 낳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한양행은 직원들이 일과 가정을 동시에 챙길 수 있도록 임신·출산·육아와 관련한 다양한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특히 ‘기업의 소유주는 사회이다. 단지 그 관리를 개인이 할 뿐이다’라며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했던 창업주 고(故) 유일한 박사의 뜻을 이어 여성 직원들이 안심하고 출산·육아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했다. 유한양행은 1926년 설립돼 100주년을 앞둔 제약 회사다. 종합비타민제 삐콤씨, 소염 진통제 안티푸라민 등으로 유명하다.

유한양행의 일·가정 양립 정책은 임신, 출산부터 자녀의 대학 졸업 때까지 생애 주기별로 다양하다. 생애 주기별 맞춤 복지가 직원들의 근속과 ‘회사 장수’에도 관련된다고 보기 때문이다.

법정 육아휴직을 보장하고, 출산축하금도 준다. 지난해 8월부터 출산 자녀 1명당 1000만원을 주고, 지난해 1~7월 출산한 직원에게는 500만원을 소급 지급했다. 쌍둥이의 경우 한 번에 2000만원을 받는다. 유한양행은 제도 시행 후 지난해 기준 82건, 총 6억4000만원을 출산 직원 가정에 전달했다. 국내 제약사 중 이 같은 통 큰 축하금 지원은 처음이었다고 한다. 이후 다른 제약사에서도 비슷한 제도를 만들었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출산축하금 지급에 제약·바이오 업계의 여러 기업들이 동참하면서 우리 직원들이 자부심을 느꼈다고 했다”고 말했다.

맞벌이 부부 직원을 위해 사내 어린이집도 운영 중이다. 2020년 서울 대방동 본사 1층에 ‘유한버들새싹어린이집’을 만들었다. 이전에는 직원들이 육아휴직 기간이 끝나가는데도 집 근처 어린이집에 자녀를 입소시키지 못하는 일이 많았다고 한다. 사내 어린이집에서 체육, 음악, 미술 등 특별 활동도 무료로 제공 중이다. 7살 아들을 4년째 어린이집에 맡기고 있는 임상통계팀의 심수진(35) 과장은 “집 근처 어린이집도 찾아봤는데, 차를 타고 한참 가야 하는 거리에 있었다”며 “야근을 할 경우 늦게까지 아이를 봐주기도 하니 안심이 된다”고 했다. 임상운영팀 이보경(37) 과장도 두 자녀를 사내 어린이집에 맡겼다. 이전엔 양육을 위해 친정 부모 도움을 받았는데, 직장 내 어린이집이 생기고 나서부터는 회사 근처로 이사해 남편과 두 아이 육아를 하고 있다고 한다. 이 과장은 “동료들과도 ‘회사에서 육아를 많이 도와주니 아이를 낳아도 된다’고 얘기한다”며 “어린이집 외에도 출산장려금, 자유로운 휴가 사용 같은 좋은 제도 덕분에 지난해 둘째도 낳게 됐다”고 했다.

학생 자녀들을 위한 장학금 지원에도 신경 쓰고 있다. 자녀가 중·고등학생이 되면 학자금을 지원하고, 대학 등록금은 자녀 수에 상관없이 전액 지원해주고 있다. 대학교 이후 의약, 치의학전문대학원을 다닐 때도 학자금을 전액 지원한다. 지난해 자녀 장학금 지급은 총 378건, 12억7368만원에 달했다.

생애 주기 맞춤형 지원으로 유한양행은 지난해 12월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출산·육아 모범 수출 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2021년엔 여성가족부로부터 가족친화인증 기업으로 선정됐고, 2022년 남녀고용평등 우수기업 국무총리 표창을 받았다.

일·가정 양립 문화 확산에도 힘쓰고 있다. 유한양행은 직원들에게 법정 연차보다 7일의 연차를 추가로 제공하고 있다. 직원들은 언제든 원할 때 휴가를 사용할 수 있다. 유연·단축 근무제와 함께, 재택근무도 활성화했다. 직원들은 “육아휴직을 마치고 복직 후에도 적응하는 데 불편함 없도록 살뜰하게 챙겨주는 문화가 있다”고 말한다.

여름과 겨울에는 평일 5일씩의 ‘전사 휴무’ 기간을 뒀다. 이 기간을 포함해 언제든지 가족 단위로 이용할 수 있는 콘도와 하계·동계 휴양소를 운영하고 있다. 유한양행 측은 “직원 복지를 위해 언제든 사용할 수 있는 회사의 휴양소 및 콘도 운영도 점차 확대하고 있다”며 “회사 몰인 버들장터에서 이용할 수 있는 복지포인트의 지급도 검토 중”이라고 했다. 유한양행의 직원 평균 근속 연수는 업계 평균(5.2년)을 훌쩍 넘는 12년이다.

[강다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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