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불법 계엄이 선포되며 민주주의가 크게 위협받던 12월 3일 밤, 국민의힘 의원들의 대화 내용이 모두 공개됐습니다. 추경호 당시 원내대표는 특별한 지침도 없이 집결 장소를 계속 바꾸며 혼선을 줬고 "본회의장으로 와 달라", "군인이 총을 들고 국회에 진입했다. 똘똘 뭉쳐야 한다" 초선들이 급히 국회 상황을 전하며 호소하는 동안, 친윤계와 중진들은 침묵했습니다.
류정화 기자입니다.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지난 3일 밤.
국민의힘 의원 전체 대화방에 "민주당은 국회로 소집한다"며 '지침'을 내려달란 첫 메시지가 전송된 건 계엄선포 17분 뒤였습니다.
"비상계엄 선포는 잘못됐다"는 한동훈 대표의 메시지가 공유되자 초선 의원들을 중심으로 '긴급 의총을 소집해야 한다' '계엄을 납득할 수 없다'는 의견이 쏟아집니다.
그런데 국회에서 '비상 의총'을 소집한다는 추경호 당시 원내대표의 첫 메시지는 계엄 선포한 지 35분이나 지나서 나왔습니다.
이후 "국회가 봉쇄됐다"는 보고가 잇따르자 11시 9분 추 원내대표는 의총 장소를 당사로 변경했습니다.
"즉시 계엄을 해제해야 한다"는 한 대표의 메시지가 나온 뒤인 20여 분 후엔 의총장소는 다시 국회로 변경됐다가 0시 3분, 다시 당사로 바뀝니다.
이렇게 추 전 원내대표가 의총장소만 바꾸고 있는 사이 친윤계-중진의원 50여 명은 국회가 아닌 당사로 왔다는 보고가 올라옵니다.
계엄군이 국회로 진입하고 표결이 임박해질수록 초선 의원들은 "담을 넘어서라도 와달라", "국회에는 군헬기가 뜨고 군인들이 총을 들고 국회에 진입했다", "우리가 똘똘 뭉쳐야 할 때"라고 호소합니다.
하지만 추 원내대표는 끝내 대화방에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같은 시간 추 원내대표는 '빨리 본회의를 열자'는 우원식 국회의장의 두 차례 전화를 받고도 "시간이 빠듯하다"며 회의를 미뤄달라고만 했습니다.
결국 0시 47분. 재적의원 190명으로 본회의는 개의됐고, 본회의장에 있었던 국민의힘 의원은 18명뿐이었습니다.
[영상취재 박재현 / 영상편집 김동준 / 영상디자인 조승우]
류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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