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위원회는 중국·대만산 석유수지 덤핑 수입으로 국내 산업이 피해를 입었다고 보고 이같이 판정했다. 기획재정부 검토 이후 중국산 석유수지에 4.45~7.55%, 대만산에는 7.07~18.52%의 잠정 덤핑방지관세가 부과된다.
중국산 저가 공세 여파로 철강과 석유화학 업계가 고충을 호소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이날 산업부에 수입산 열연강판을 대상으로 반덤핑 제소를 신청했다. 이번 제소 대상에는 중국, 일본산 열연강판도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열연강판은 용광로가 있어야만 제조할 수 있어 국내에서는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주축이 돼 생산하고 있다. 하지만 수입산 철강재가 저렴한 가격에 유입되면서 국산 열연강판의 경쟁력이 약화하는 추세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열연강판(스테인리스 제외) 수입량은 2020년 290만t에서 지난해 390만t으로 4년 새 30% 가까이 늘어났다. 지난 10월 기준 중국과 일본산 열연강판의 수입 비중은 99%를 보였다. 최근 시가 기준 중국·일본산 열연강판 가격은 국내산과 비교해 10% 정도 낮다.
최근 글로벌 공급 과잉과 보호무역주의 강화, 첨단기술 경쟁 심화로 세계적으로 무역 구제조치가 늘어나고 있다. 올 한 해 무역위에 신청된 피해 조사 건수는 덤핑이 10건으로 최근 10년 동안 최대, 지식재산권 침해 등 불공정 무역행위는 14건으로 1992년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특히 피해는 철강과 석유화학 산업에 집중되고 있다. 철강과 석유화학 기업이 무역위에 피해 조사를 신청한 건수는 2022년엔 4건, 지난해엔 2건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9건으로 급증했다. 현재 정부가 반덤핑 관세를 부과 중인 22개 품목 중 절반은 철강과 석유화학 제품이다. 무역당국도 대응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잠정 반덤핑 관세 부과를 통해 국내 산업 피해를 조기에 차단하려는 움직임이 대표적이다. 무역위는 중국·대만산 석유수지에 이어 중국산 저가 후판(두께 6㎜ 이상의 두꺼운 강판)에 대해서도 잠정 반덤핑 관세 적용을 검토 중이다. 통상 덤핑 제소부터 최종 결론까지 1년 이상 걸리지만 잠정 덤핑방지 관세가 부과되면 그 기간을 절반 이상 줄일 수 있다. 양병내 무역위 상임위원은 "내년 글로벌 공급 과잉은 국내 산업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어 무역위는 국내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잠정 덤핑방지관세 부과를 적극 건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유준호 기자 / 조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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