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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아베 부인·손정의 로비 통했다…트럼프 "이시바, 취임 전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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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일본 총리에게 내년 1월 취임식 전에 회담을 갖자고 제안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19일 보도했다. 트럼프 당선인이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일본 총리의 부인 아키에 여사, 손정의(孫正義·일본명 손 마사요시)소프트뱅크그룹(SBG) 회장과 잇따라 회동한 뒤 나온 변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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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라니아 여사는 지난 15일(현지시각) 엑스(X·옛 트위터)에 트럼프 당선인과 아베 아키에 여사와 함께 미국 플로리다주 마러라고에서 찍은 사진을 올리고 ″아베 아키에 여사를 마러라고에서 다시 맞이해 영광이었다. 우리는 그녀의 작고한 남편인 아베 전 총리를 추모하고 그의 훌륭한 유산을 기렸다″고 적었다. 멜라니아 여사 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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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측이 일본에 제시한 회담 일정은 내년 1월 중순께로 전해졌다. 내년 1월 21일을 전후해 정기 국회가 소집될 수 있는 데다, 이시바 총리가 같은 달 초순 인도네시아 방문을 계획하고 있어 방미 일정 조율은 어렵지 않은 상태다.

다만 요미우리는 “일본 정부 내에서는 트럼프 당선인 취임 후 차분히 논의해 내년 2월 방미를 모색해야 한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고 전했다. 신문은 “트럼프 당선인의 제안을 미·일 관계를 중시하는 표시로 환영하고 있어, 방미 일정 조정을 본격화할 것”이라고 전했다.

일본 언론들은 트럼프 측의 기류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이시바 총리는 지난달 페루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 등을 계기로 귀국 길에 미국을 방문하는 형태로 트럼프 당선인과의 회담을 추진했다. 아베 전 총리가 2016년 트럼프 당선 직후 트럼프 타워를 찾아가 취임식 전 면담한 것을 염두에 둔 행보였다.

하지만 트럼프 측이 “취임 전 외국 정상과 만나지 않기로 했다”며 고사하면서 회동은 불발됐다. 이시바 총리는 지난달 말 자신의 측근인 나가시마 아키히사(長島昭久) 총리 보좌관을 급파해 재차 조율에 나섰지만, 트럼프 측으로부터 긍정적인 메시지는 나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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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지난달 29일 국회 연설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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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는 지난 15일(현지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마러라고에서 트럼프 부부와 아키에 여사의 만찬이 계기였다. 만찬 직후 멜라니아 여사가 X(옛 트위터)에 함께 촬영한 사진을 공개하면서 일본에선 아키에 여사가 일본 정부를 대신해 ‘파이프라인’ 역할을 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일었다. 아키에 여사는 트럼프 최측근으로 부상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최고경영자)와도 만났다.

이튿날 당선 후 첫 공식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당선인은 1000억 달러(약 143조원)에 달하는 대미 투자를 약속한 손 회장과 함께 등장했다. 트럼프는 이 자리에서 아키에 여사를 통해 저서와 기념품을 이시바 총리에게 전달했다는 사실을 밝히면서 이시바 총리와의 회담 가능성에 “원한다면 그렇게 할 것”이라며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아키에 여사가 귀국하자 일본의 관심은 이시바 총리에게 전달된 선물에 쏠렸다.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관방장관은 이날 회견에서 선물에 대해 질문이 쏠리자 “관계자를 통해 받았다”면서도 자세한 언급은 피했다.

도쿄=김현예 특파원 hy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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