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수입품에 관세 25%" 선언 이후 캐나다 대혼란
주요 외신들이 트럼프 당선인이 캐나다 국내 정치를 뒤흔들며 쥐스탱 트뤼도 총리를 위기로 몰아 넣고 있다고 보도했다. /AP=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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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관세 폭탄'을 예고한 지 한 달도 안돼 캐나다 정국이 격랑에 휩싸였다. 미국과의 무역전쟁에 대비하려면 재정 건전성을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해 온 부총리 겸 재무장관이 총리와의 의견 충돌 끝에 전격 사임했고, 트럼프를 만나 "캐나다는 미국의 51번째 주가 되라"는 굴욕적인 발언을 듣고 돌아온 총리는 거센 사퇴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18일(현지시간) CNN·뉴욕타임스(NYT)·AFP통신 등 주요 외신은 트럼프 당선인이 캐나다 국내 정치를 뒤흔들며 쥐스탱 트뤼도 총리를 위기로 몰아넣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뤼도 총리는 2015년 44세 나이에 총리직에 오른 뒤 3연임을 할 정도로 국민적 인기를 얻었으나 물가상승과 경기침체, 이민자 논란 등으로 최근 지지율이 급락한 상태다.
여기에 트럼프 당선인이 지난달 25일 "취임 첫날(2025년 1월20일) 캐나다·멕시코에서 들어오는 수입품에 25% 관세를 물리겠다"고 선언하면서 트뤼도 총리의 정치적 위기가 깊어지는 모양새다. 수출의 80%가 대미 무역에 집중돼 있는 캐나다 경제에 미국의 고율 관세 부과가 치명타여서다.
크리스티아 프릴랜드 부총리 겸 재무장관이 미국의 관세 위협 대응 방안을 놓고 총리와 대립각을 세우다 지난 16일 사퇴하는 등 내부 갈등도 최고조에 달했다. 프릴랜드 전 장관은 미국 관세 위협에 맞서려면 재정 건전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트뤼도 총리는 경기 부양책을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 크리스티아 프릴랜드 캐나다 부총리 겸 재무장관. /AFPBBNews=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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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CNN은 "트럼프 당선인에게 캐나다의 정치적 혼란처럼 더 좋은 상황은 없다"며 "일거에 자신의 첫 임기 때 미국·캐나다 무역협상을 껄끄럽게 만들었던 프릴랜드 전 장관을 제거했고, 자신이 좋아하지 않는 진보 성향 지도자인 트뤼도 총리에겐 큰 상처를 입혔다"고 평가했다.
캐나다에선 프릴랜드 전 장관의 사퇴 이후 트뤼도 총리에 대한 거취 압박이 거세지며 조기총선 가능성이 커졌다. 트뤼도 총리가 속한 자유당의 이반 베이커 의원은 "캐나다 국민은 변화를 원한다"며 "새로운 대표가 나오는 것이 나라와 당에 최선의 이익"이라고 주장했다. 프랜시스 두루앵 자유당 소속 의원도 "트뤼도는 집에 가야 한다"며 "이제 집 안을 청소할 때"라고 지적했다.
당초 일정대로 내년 10월 총선이 치러지더라도 집권 자유당이 보수당에 패배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보수당의 지지율이 43%로 집권 자유당(23%)을 20%포인트 앞섰다.
'트럼프의 관세 압박에 누가 가장 잘 대처할 것인가'가 선거 이슈로 떠오를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트럼프 당선인은 트뤼도 총리를 공개적으로 조롱하며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 트럼프가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캐나다는 미국의 51번째 주", "트뤼도 총리는 캐나다 주지사" 등 발언을 쏟아내면서 캐나다 민심은 폭발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송지유 기자 cli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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