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이수·송두환·이광범, ‘尹탄핵심판’ 국회 대리인단 이끈다

3인 공동대표 체제…변호사 17명 대리인단 합류

16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깃발이 바람에 휘날리고 있다. 임세준 기자

[헤럴드경제=안대용·양근혁 기자]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에서 일종의 ‘검사 역할’을 맡아 파면 주장을 펼칠 국회 소추위원 측 대리인단이 꾸려졌다.

헌법재판관으로 직접 헌재 실무 사건을 다루기도 했던 김이수 전 헌재소장 권한대행(사법연수원 9기), 송두환 전 국가인권위원장(12기)과 이명박 정부의 내곡동 사저부지 매입 의혹 사건에서 특별검사를 맡았던 이광범 법무법인 엘케이비앤파트너스(LKB & Partners) 대표변호사(13기)가 대리인단 공동대표를 맡는다.

윤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 국회 탄핵소추단 간사인 최기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9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소추위원 대리인단 명단을 발표했다.

소추위원 대리인단은 국회 측을 도울 법률 전문가로 구성된다. 탄핵소추 사유에 대한 위헌·위법성 등 법리 검토와 변론 전략 실무를 대리인단이 담당한다. 헌법재판소 규칙인 ‘헌법재판소 심판 규칙’은 ‘소추위원은 변호사를 대리인으로 선임하여 탄핵심판을 수행하게 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최 의원은 “탄핵소추단과 대리인단은 탄핵심판이 신속하게 진행되고 국민의 뜻대로 국회의 탄핵소추가 인용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헌법수호 의지가 강하고 의회주의, 법치주의, 삼권분립 등 민주공화국에 대한 인식이 정확한 분, 헌법재판 뿐 아니라 수사와 형사재판 전문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리인단 공동 대표를 맡은 김 전 재판관, 송 전 위원장에 대해 “두 분 모두 헌법재판관을 역임하신 분들이니 그 권위나 전문성에 대한 설명이 더 필요 없는 듯하다”며 “김 전 재판관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에도 관여하신 분들 중 한 분”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광범 변호사 역시 서울고법 부장판사까지 역임하고 변호사 활동을 하면서도 수사와 재판 역량이 탁월하신 분”이라고 했다.

김 전 재판관은 2012년부터 2018년까지 헌법재판관을 역임했다. 직전 대통령 탄핵심판인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 심리에 참여한 재판관 중 한 명이다.

송 전 위원장도 2007년부터 2013년까지 헌법재판관을 지냈다. 송 전 위원장은 헌법재판관을 지내기 전인 2004년 헌정사상 첫 대통령 탄핵심판이었던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에서 노 전 대통령 측 대리인단으로 활동했었다.

부장판사 출신인 이 대표변호사는 이명박 정부의 내곡동 사저 불법 매입의혹에서 특별검사로 활동한 이력이 있다.

또 대리인단 실무 총괄은 헌법재판소 헌법연구관과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지낸 김진한 변호사가 맡는다. 박혁(16기), 이원재(21기), 김남준(22기), 장순욱(25기), 권영빈(31기), 서상범(32기), 이금규(33기), 김정민(군법무관 15회), 김선휴(40기), 김현권(변호사시험 2회), 성관정(변시 5회), 전형호(변시 5회), 황영민(변시 5회) 변호사도 대리인단에 합류했다. 이날 발표된 국회 소추위원 측 대리인단은 총 17명이다.

최 의원은 “각기 전문성을 갖고 있고 상호간 유기적 협력하면서 업무 수행할 수 있는 분들로 구성됐다”며 “대리인단 발표와 관련해선 우원식 국회의장께 말씀드리고 승인도 받았다”고 설명했다.

국회 탄핵소추단은 20일 오전 8시 소추단 의원 및 대리인단이 모여 회의를 열 예정이다. 탄핵소추단 2차 회의다.

헌법재판소법에 따르면 탄핵심판에서는 국회 법사위원장이 소추위원이 된다. 정청래 국회 법사위원장이 윤 대통령 탄핵심판 소추위원이다.

아울러 법률에 명시적으로 정해져 있진 않지만 역대 두 차례 탄핵심판에선 법률상 소추위원인 법사위원장 외에 현역 의원들이 ‘소추위원단’으로 재판에 참여했고, 이 사건에서도 소추위원단이 꾸려졌다. 소추위원인 정청래 법사위원장이 탄핵소추단장을, 최기상 민주당 의원이 간사를 맡았고, 같은 당 박범계·이춘석·이성윤·박균택·김기표·박선원·이용우 의원과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 천하람 개혁신당 의원이 탄핵소추단에 참여한다.

앞서 2016년 12월 9일부터 2017년 3월 10일까지 진행된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사건’의 경우 헌재 결정문 기준 국회 소추위원 대리인으로 16명의 변호사가 이름을 올렸다. 피청구인인 박 전 대통령 측 대리인으론 20명이 헌재 결정문에 기재됐다.

2004년 진행된 ‘노무현 대통령 탄핵심판’에선 역사상 첫 대통령 탄핵심판답게 사건 자체는 물론 대리인 면면에 대해서도 사회적 주목도가 높았다. 노 전 대통령 대리인으로 전직 대법관, 헌법재판관 등이 대거 참여했기 때문이다.

첫 대통령 탄핵심판을 받게 된 노 전 대통령 방어를 위해 대법관을 지내고 퇴임해 변호사로 활동 중이던 이용훈 전 대법원장이 참여했다. 또 박시환 전 대법관, 하경철 전 헌법재판관 및 ‘1세대 인권변호사’로 불리던 유현석 변호사와 한승헌 전 감사원장, 검찰 출신 이종왕 변호사, 김덕현 당시 여성변호사회 회장이 대리인으로 노 대통령을 도왔다. 문재인 전 대통령도 대리인 중 한 명이었다.

역대 두 차례 대통령 탄핵심판에서 노 전 대통령은 기각 결정을 받고 직무에 복귀했고, 박 전 대통령은 ‘파면’ 결정돼 대통령직에서 물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