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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원식 국회의장(오른쪽)이 19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을 방문,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와 인사하고 있다. 2024.12.19/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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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원식 국회의장이 한국은행을 전격 방문했다. 현직 국회의장이 한은을 찾아 총재와 현안을 논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우 의장은 한은 방문 외에도 경제 4단체장과 경제 현안을 논의하는 등 '광폭 행보'를 하고 있다. 12·3 비상계엄 사태와 지난 14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탄핵안) 가결로 자칫 흔들릴 수 있는 대한민국의 대외신인도를 유지하기 위해 해외 신용평가사 등 시장에 안정 신호를 보내기 위함이라는 게 우 의장 측 설명이다.
우원식 의장은 19일 오전 10시 서울 소공동 한은 본관을 찾아 이창용 총재와 30분가량 비공개로 면담했다. 우 의장은 이 자리에서 "비상계엄 선포와 탄핵 정국이라는 초유의 상황을 맞아서 정치적 불확실성이 극대화되고 금융·외환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됐다"며 "외국인 자본 유출이나 기업 투자 위축 등 경제의 안정성과 성장 잠재력이 크게 위협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금융 당국이 시장 안정화를 위해 유동성을 공급하는 등 대응 조치를 잘 취해 오고 있다"며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고 활성화하는 근본적인 대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한은의 역할이 매우 중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창용 총재는 "비상계엄 선포 이후 국내 금융·외환시장의 변동성이 크게 확대됐다 안정됐지만 오늘 FOMC(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 결과에 시장이 바뀌는 것처럼 아직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라며 "두 차례 탄핵 사례를 분석한 보고서에서도 말했듯이 경제 시스템이 정치 프로세스와 분리돼 정상 작동한다는 신뢰가 구축된다면 부정적 영향을 감내 가능한 수준으로 관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정치권과 경제계에선 이번 한은 방문과 더불어 우 의장이 경제 관련 행보를 넓히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우 의장은 지난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비상간담회를 열고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제이에스티나 회장)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SK 회장)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CJ 회장) △윤진식 한국무역협회 회장 등 경제4단체장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우 의장은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 상황 속에서 정치적 혼란과 불확실성을 빠르게 해소하는 것이 한국 경제를 살리는 당면과제가 됐다"며 "경제계의 속앓이를 직접 말해주면 여·야·정과 함께 국회의장이 해법을 모색하는 데 총력을 다해볼 생각"이라고 했다. 우 의장은 경제 행보 외에도 지난 18일에는 강원 철원 육군 제3보병사단 수색대대를 찾아 군 장병을 위문하고 경계태세를 점검하기도 했다.
이런 광폭 행보에 대해 우 의장 측은 "비상계엄과 대통령 탄핵안 가결로 자칫 대한민국의 대외신인도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며 "국가 서열 1위이자 행정부 수반인 대통령의 직무가 정지된 상황인 만큼 다음 서열이자 입법부 수장인 우 의장이 경제 분야 점검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 의장이 직점 실물경제를 담당하는 경제단체장과 회동하고 통화·금리·환율 정책의 핵심인 한은 총재와의 면담을 해, 주요 신용평가사를 비롯해 해외 시장에 우리 경제가 안정적이라는 신호를 주려 한다는 것이다.
국회의장실 관계자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당시에도 대통령 직무정지에 따라 국회의장이 경제를 챙겼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2016년 말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이 국회를 통과한 직후 당시 국회의장이었던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탄핵안 가결 후 사흘 만에 유일호 당시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만나 2017년 예산안과 경제정책에 대해 논의했다. 정 전총리 역시 유 전부총리와 면담한 다음 날에는 인천 백령도 해병 6여단을 방문하기도 했다.
이 관계자는 "계엄과 탄핵 정국 전후로 주식시장이 요동치고 환율이 급등하는 등 불확실성이 증가했다"며 "우 의장의 이번 한은 방문은 금융투자시장과 외환시장 대응책을 동시에 점검하고 시장에 안정적 신호를 주자는 차원에서 추진한 것이다. 다른 정치적 의미는 없다"고 말했다.
김훈남 기자 hoo13@mt.co.kr 김주현 기자 nar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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