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14일(현지시각) 군 관련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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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취임 전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회담 의사를 일본 정부에 전달했다고 일본 언론이 19일 보도했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이날 “일본 정부는 트럼프 당선자 쪽 뜻을 받아들여 이시바 총리가 1월 방미 가능성을 두고 검토에 들어갔다”며 이렇게 전했다. 당초 이시바 총리는 트럼프 당선자가 지난 미국 대선에서 승리한 뒤, 여러 경로를 통해 취임 전 만남을 추진해 왔다. 반면 트럼프 당선인 쪽은 “대통령 취임 전 다른 나라 정상과 공식 회담을 하지 않는 게 원칙”이라는 등 이유를 들어 만남을 거부해 속을 끓여왔다.
하지만 지난 16일 트럼프 당선자가 당선 뒤 첫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일본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꼭 만나고 싶다”고 말하며 회담에 물꼬가 트이기 시작했다. 때마침 고 아베 신조 전 총리의 부인 아베 아키에 여사가 트럼프 당선자의 초청으로 미국 플로리다주 사저에서 만찬을 가진 직후여서 이 만남에서 ‘이시바 총리와 면담에 다리를 놨다’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또 같은 날, 일본 기업인 소프트뱅크 손정의(손마사요시) 회장이 트럼프 당선자와 공동 기자회견에서 미국에 1천억달러(144조원)를 투자해 10만개 이상의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밝힌 게 영향을 끼쳤다는 풀이도 있다.
일본 입장에서는 일단 트럼프 당선자 쪽에서 이시바 총리와 면담 뜻을 전한 만큼 곧바로 방미 세부 계획 마련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일본 정부는 정기국회 소집이 시작되는 내년 1월21일 이전 트럼프 당선자와 면담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1월 초에는 이시바 총리의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 순방이 예정돼 1월 중순 정도 방미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정부 내부에서는 “트럼프 당선자가 대통령에 정식 취임한 뒤 차분히 논의하는 게 좋다”는 의견도 나온다고 한다. 하지만 일본 내에서 트럼프 당선자와 줄을 대지 못하는 이시바 총리에 대한 비판이 잇따랐던 만큼, 트럼프 당선자 쪽이 내민 손을 뿌리칠 가능성은 적다. 요미우리신문은 “(일본 정부는) 트럼프 당선자의 제안을 일·미 관계를 중요하게 여긴다는 것으로 보고 환영을 표하면서 방미 일정 조정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을 겸하는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트럼프 당선자 쪽과는 계속 소통을 해오고 있다”며 “양쪽이 모두 편리한 시기에 회담을 열어 차분히 의견을 나누고 인간관계를 쌓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도쿄/홍석재 특파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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