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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구를 몰라도, '슬램덩크'는 재미있잖아요."
쿠팡플레이 오리지널 '슈팅스타'는 농구 만화의 대명사 '슬램덩크'처럼, 축구를 모르는 사람도 즐겨보는 예능이 되기를 꿈꾸는 프로그램이다.
'슈팅스타'는 K리그를 대표했던 전설적인 선수들이 다시 한 팀으로 모여 다시 현역에 도전하는 내용이다. 박지성 단장의 제안으로 시작돼 최용수 감독의 수락과 설기현 코치의 합류하며 기대를 높였다. 지난달 22일 공개된 첫 회에서는 K리그의 대표적 라이벌 팀인 FC서울과 수원삼성 출신 선수들의 한 팀 결성은 팬들에게 향수를 불러일으키며 설렘을 안겼다.
4화까지 방송을 마친 '슈팅스타'는 실제로 축구를 잘 알지 못하는 시청자들의 마음을 울릴만한 요소들이 돋보인다. 첫 경기는 과거 축구 스타들의 화려했던 경력을 떠올리게 하면서도, 새로운 도전으로 인한 땀과 열정을 보여주며 시청자의 가슴을 뜨겁게 만들었다. 낮에는 운동하고 저녁에는 알바를 하면서 축구를 놓지 않았다는 상대 팀 선수들의 사연은 축구를 잘 알지 못하는 시청자의 마음에도 울림을 선사했다. 경기를 거듭할수록 왕년의 기량을 찾아가는 선수들의 모습은 희열을 느끼게 한다.
과거의 영광을 뒤로한 은퇴 선수들의 눈물겨운 재도전과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하위 리그 팀의 분투, 그리고 함께 싸우며 성장하는 이들의 스토리는 분명 많은 이들이 사랑할 만한 소재다. 프로그램 연출을 맡은 조효진 PD, 축구단을 이끈 최용수 감독은 이번 인터뷰에서 의심할 길 없는 선수들의 열정이 시청자에게 닿기를 바라며 진심 어린 말들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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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오늘 '슈팅스타' 연출자와 'FC슈팅스타' 감독으로서 함께 자리했는데, 서로 호흡은 어땠나?
조효진 PD(이하 조) : 감독님이 왜 훌륭하시냐 하면,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 번째는 축구에 있어서 누구보다 진심이신 분이다. 두 번째는 예능적인 요소를 굉장히 크게 담당을 하고 있다. '이런 분이 왜 방송을 많이 안 하셨나' 싶다. 선수들이 처음에 경직돼 있었는데, 감독님과 소통하면서 프로그램에 쉽게 적응을 하더라. 진정 '깨어 있는 지도자'다. (웃음)
최용수 감독(이하 최) : 제작진과 마찰이 한 번도 없었다. 프로그램이 돌아가는 방식도 알게 돼 신선했다. 이 팀을 위해 전체적인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 주니까 너무 편하고, 역할 분담도 잘 하고 현명한 친구 같다.
조 : 와, 감독님한테 칭찬 처음 들었다. 하하하.
Q. K리그를 알리고 싶은 의도가 느껴진다.
조 : 제일 기분 좋은 댓글이 축구에 전혀 관심이 없었던 30대 가정주부가 이 프로를 보면서 '나도 할 수 있다' 고 느꼈다고 하는 글이었다. 우리가 허투루 축구를 하지 않고, 어떤 과정으로 여기까지 왔는지, 얼마나 진정성 있게 축구를 하는지를 잘 전달하고 싶었다. 상대 팀 현역 선수들도 경기 후에 '이렇게까지 진심으로 할 줄 몰랐다'고 한다. 우리 선수들도 그라운드에 올라가면 '예능이라는 생각이 안 든다, 진짜 축구를 하고 있다고 느낀다'고 한다. 축구 팬이 아니면 K리그가 K1부터 K7까지 있다는 것 자체를 모른다. 그런 기초 지식부터 시작해서 여러 가지 축구에 대해 알리고 싶다. 농구를 안 좋아해도 '슬램덩크'가 재밌듯이 스포츠 만화적인 스토리와 캐릭터를 강화해서 축구의 매력을 전파하고 싶다.
Q. 첫 상대가 양주시민축구단이었는데?
조 : 첫 번째 연습 경기 상대가 중요하니까 많이 찾아보고, 감독님한테도 상의했다. 그러던 중 K4에서 뛰었는데 재정난 때문에 경기를 한 번도 못 뛰고 있는 안타까운 상황을 알게 됐다. 만화를 보면 상대 팀이 매력적이어야 우리 팀도 매력적으로 보인다. 시청자들도 양주 팀을 많이들 응원했다고 하더라. 근데 두 번째 이랜드 때는 우리가 너무 크게 당하니까 우리를 응원했다고 하더라.(웃음) 모든 팀들이 진심으로 열심히 해줘서 매번 치열하지 않은 경기가 없었다. 이겨도 쉽게 이긴 게임이 없고 저도 쉽게 진 게임이 없다. 앞으로도 상대 팀의 서사가 계속 나올 거다.
Q. 홈구장이 없는데 장소 섭외 어려움은 없나?
조 : 은퇴한 선수들이고 부상 위험도 더 크기 때문에 천연 잔디를 써야 된다는 원칙을 갖고 있다. 그러다 보니 구장을 구하는 게 더 힘들었다. 그런데 감사하게도 방송 후에는 프로 구단에서 날짜가 겹치지 않으면 무조건 열어주겠다고 하는 연락도 많이 오고 있다.
Q. '런닝맨'부터 '더존'까지 야외 리얼리티를 많이 했는데, 스포츠 예능을 해보니 어떤가?
조 : 이번 예능은 최 감독님이 계시기 때문에 현장에서는 굉장히 편했다. 우리끼리 암묵적인 룰이 경기 들어가기 30분 동안은 아무 터치도 하지 않고 실제 경기랑 똑같이 한다. 선수들의 루틴이 깨지면은 경기에 영향이 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때는 저도 감독님한테 말도 안 건다. 저로서도 신선한 경험이다. 솔직히 예능 PD로서 '이번에는 좀 져야 우리가 다음번에 딛고 올라가는 스포츠 드라마적인 그림이 나올 텐데'라고 생각하지만, 막상 경기에 들어가면 예측할 수도 없을뿐더러 그저 응원하게 된다. 전에 했던 프로그램들은 판을 짜놓고 거기에 연예인들을 집어넣는 거라면 '슈팅스타'는 축구라는 판에 제가 들어가는 거기 때문에 굉장히 달랐고 재미있었다. 그런 한편 선수들의 이야기와 캐릭터를 전달하는 부분에서는 기존 예능의 경험들이 도움이 됐다.
Q. 방송 공개 후 ' FC슈팅스타' 선수들 반응?
조 : 선수들 반응이 진짜 좋다. 첫 번째로 가족들이 아주 좋아한다. 어린 자녀들 같은 경우에는 아빠가 얼마나 유명한지 인식을 못 했기에, 이걸 보면서 아빠가 멋있다는 얘기를 많이 듣게 됐다더라. 예능이지만 경기만큼은 되게 실제적으로 다루려고 했기에, 동료 선수들로부터 그런 부분에 대해 호평하고 재밌다는 반응이 온다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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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리그 매치 순서는 어떻게 정하나?
조 : 전적으로 상대팀들하고 협의했다. 그분들이 리그를 뛰고 있는 와중에 저희랑 경기를 하는 거라 매우 감사한 일이다. 상대 팀에 피해가 가면 안 되기 때문에 경기가 없을 때 섭외를 한다든지, 회복 기간을 두고 스케줄을 맞추는 식으로 순서를 짰다. 상대 팀들도 '아직도 이렇게 열정이 있고 진심으로 할 줄 몰랐다. 우리도 많은 걸 배우고 간다'고 얘기해 주셨다.
Q. 영상이 생동감이 느껴지는데. 특별한 촬영 기법이라든지?
조 : 연출자로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거는 선수들이 불편함을 느끼면 안 된다는 거였다. 그래서 보디 캠도 시중에 나와 있는 걸 분해해서 조립해 새로 만들었다. 선수들에게 불편함은 없는지 테스트도 마쳤다. 또 실제 경기에서 볼 수 없는 앵글을 보여주고 싶어서 선수들에 양해를 구한 뒤 드론을 활용해 공 시점으로 따라가 봤다. 다만 축구에 익숙지 않은 시청자도 있어서 연출적을 자제하고 있는데, 나중에는 좀 더 적극적으로 활용해 보고 싶다.
Q. 시즌2에 대한 그림이 있다면?
조 : 아직 확정이 아니지만, 무조건 최 감독님이 함께해야 한다. 시즌2를 하게 된다면 우리가 한국 축구를 좀 더 알렸다는 얘기고 시청자들도 한국 축구에 대해서 흥미를 느끼셨다는 얘기일 테니까, 더욱 그런 역할을 잘 해내고 싶다. 유소년 선수의 미래나 은퇴한 선수들의 2막에 대한 이야기도 새롭게 다뤄보고 싶다.
[사진 = 쿠팡플레이 제공]
YTN 최보란 (ran613@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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