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맨 조영구./사진=임성균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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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내기주 주가 부진, 정치 리스크로 인한 증시 불안 탓에 공모주 시장에 대한 투자심리까지 얼어붙었다. 올해 안으로 기업공개를 마치려고 했던 기업들이 하나둘 일정을 미루는 상황이다. 암울한 IPO(기업공개) 시장에서 스팩합병 상장이 대안으로 떠올랐다. 직상장과 달리 수요예측 등 공모 절차를 거치지 않아 흥행 실패에 대한 부담이 없고 빠르게 상장할 수 있는 점이 주목받고 있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달 중 증시 입성을 준비했던 기업들이 줄줄이 상장 일정을 미루고 있다. 삼양엔씨켐과 데이원컴퍼니는 1월로, 모티브링크과 아이에스티이는 2월로 변경했다. 앞서 상장한 기업들이 첫날 급락하는 등 부진한 주가 흐름을 보이는 와중 탄핵 정국 급물살로 정치적 불확실성까지 겹친 영향으로 해석된다. 시장 분위기 개선 후 일정을 재개한다는 방침이다.
국내 증시에 대한 시장 참여자들의 신뢰가 회복돼야 IPO 시장의 전반적인 투심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 이창희 삼성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들어 IPO 시장에서 상장 당일 큰 폭의 주가 하락이 이어지고 있다"며 "향후 공모주 시장의 흥행 여부는 국내 주식시장의 반등이 선행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여러 지표를 고려할 때 당분간 가파른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게 증권가의 중론이다.
올 4분기 스팩합병 상장 신청 기업/그래픽=김다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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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일정 연기가 아닌 스팩합병을 통한 상장으로 대안을 마련한 기업들이 있다. 올 4분기 들어 한국거래소에 스팩합병 상장 신청서를 제출한 기업은 10개다. 전분기 5개에서 두배 늘어났다. 지난 1분기(4개), 2분기(7개)와 비교해도 증가했다. 전년동기(4개) 대비로는 두배 넘게 늘어났으며, 지난해 2분기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연말까지 스팩합병을 신청하는 기업이 늘어날 가능성도 열려있다.
'스팩'은 비상장기업과의 인수합병을 목적으로 설립된 페이퍼컴퍼니다. 스팩합병 상장은 직상장과 달리 기관 수요예측 등 일반 공모 절차를 거치지 않아도 된다. 그래서 통상 규모가 작거나 인지도가 낮아 공모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이 택해온 방식이다. 올해 마지막 IPO 대어였던 엠앤씨솔루션마저 공모에서 참패하자 악화한 시장의 영향을 비껴갈 수 있는 스팩합병에 기업들의 관심이 급증했다.
개그맨 조영구씨가 주요주주(지분 13%)이자 임원으로 있는 포장이사 기업 영구크린은 IBKS제20호스팩과의 합병으로 코스닥 상장을 준비 중이다. 상장 후 시가총액은 923억원, 조씨의 지분가치는 100억원을 넘길 것으로 추산된다. 오아, 지슨, 스카이칩스, 우양에이치씨, 뉴키즈온, 비젼사이언스, 바이오포트코리아, 티씨머티리얼즈 주식회사 등도 같은 방식으로 증시 입성을 시도한다.
다만 스팩이 부실 기업의 우회상장 통로로 악용될 수 있다는 지적이 있다. 기업의 재무 여건과 합병 비율 등을 꼼꼼히 살펴 투자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공모주 시장 침체를 피하고자 스팩 합병을 시도하는 경우가 있겠으나 부실한 기업들의 우회 상장 방식으로 활용될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며 "기업 실적 등 안정성을 평가하고 특히 합병비율이 적절한지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진석 기자 wls742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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