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이 의도적으로 헌재의 서류 접수를 거부한다고 생각하고 싶지는 않다. 지금 사태를 촉발한 계엄 선포에 대해 본인의 입장이 확고한 데다 앞으로 닥쳐올 수사기관의 사법절차에 대해서도 나름대로 준비를 하고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검찰이나 공조수사본부의 잇따른 소환 통보에 계속 묵묵부답으로 응하고 있는 것으로 미뤄 헌재의 서류 접수도 의도적으로 기피하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떨쳐버리기 어렵다. 당연히 윤 대통령에 대한 실망감도 깊어질 수밖에 없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경우도 다르지 않다. 현재 진행중인 ‘불법 대북송금’ 사건 재판을 질질 끌겠다는 뻔한 꼼수를 부리고 있다. 수원지법에서 맡고 있는 이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옮겨 달라고 신청했다가 대법원에서 기각되자 다시 재판부를 바꿔 달라고 요청하기에 이르렀다. 법관기피 신청을 낸 것이다. 이화영 전 경기도 부지사가 이미 같은 사건으로 중형을 선고받았으며, 자신이 ‘공범’으로 적시돼 있다는 점에서 위기감을 느꼈겠지만 떳떳하지 못한 처사다.
누구라도 범죄를 저질렀거나 혐의가 있다면 적법한 수사를 거쳐 재판을 받도록 돼있다. 재판을 통해 혐의가 풀린다면 무죄 선고를 받게 될 것이고, 혐의가 인정된다면 거기에 상응하는 처벌을 받아야만 한다. 그것이 민주사회의 기본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사법 시스템의 정당한 절차다. 여기에는 대통령이나 거대 야당의 대표 등 누구라도 예외가 있을 수 없다. 예외를 바란다면 우리 사회의 구성원이기를 거부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윤 대통령이나 이 대표가 더 이상 국민을 실망시키지 않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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