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19 (목)

'계엄 비선 기획자' 지목된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 구속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법원 "증거인멸·도망할 우려" 영장 발부

지난 1일 군 관계자들과 계엄 사전 모의한 혐의

경찰, 모의 장소인 햄버거 가게 CCTV 등 확보

노컷뉴스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12·3 내란사태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과 사전 모의한 혐의를 받는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이 구속됐다. 박근혜 정부 때 정보사령관을 지낸 노 전 사령관은 민간인 신분임에도 현역 군인들에게 계엄 관련 사전 지시를 하는 등 '내란사태 비선 기획자' 의혹을 받는 인물이다.

서울중앙지법 신영희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8일 "증거를 인멸하고 도망할 염려가 있다"며 내란실행 혐의를 받는 노 전 사령관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노 전 사령관은 이날 오후 3시에 법원에서 예정됐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출석을 포기하면서 법원은 수사 기록과 증거 자료 등을 토대로 구속 결정을 내렸다.

전날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비상계엄 특별수사단(경찰 특수단)은 "노 전 사령관이 김용현 전 장관과 정보사령부 관계자들과 계엄과 관련해 사전에 논의를 한 정황을 확인했다"며 구속영장을 신청한 바 있다.

보다 구체적으로 더불어민주당 김병주 의원실 등에 접수된 제보 내용 등을 종합하면, 노 전 사령관은 문상호 정보사령관, 정보사 소속 정모 대령, 김모 대령 등 정보사 군 관계자들과 내란 사태 전에 만나서 계엄에 관해 논의한 것으로 파악됐다.

내란 사태 약 한 달 전인 지난달 초, 노 전 사령관은 정 대령에게 극우 성향의 유튜버의 자료를 건네면서 "해당 자료를 잘 분석해보라"는 취지의 말을 했다고 한다. 지난달 22일에는 정 대령과 김 대령이 선발한 특수요원 10여명을 문 사령관에게 보고했는데, 그 배경에는 노 전 사령관의 지시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요원들 중엔 HID(특수공작요원)도 포함됐다는 게 제보 내용이다.

내란 사태 직전, 노 전 사령관은 문 사령관·정 대령·김 대령과 함께 경기 안산에 있는 한 햄버거 가게에서 4인 회동을 가졌다는 구체적인 의혹도 있다. 내란 이틀 전인 지난 1일, 해당 회동 자리에서 노 전 사령관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중앙선관위)의 전산 서버를 확인하면 부정선거 증거를 확보할 수 있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노 전 사령관이 먼저 자리를 뜬 이후 문 사령관은 햄버거 가게 주차장에서 정 대령, 김 대령에게 '계엄'이란 단어를 언급했다고 한다. 경찰은 해당 햄버거 가게의 폐쇄회로(CC)TV도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노컷뉴스

문상호 정보사령관. 윤창원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는 18일 오후 경찰 특수단과 합동으로 문 사령관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문 사령관은 비상계엄 선포 후 경기 과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병력 투입을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정보사령부 산하 HID 요원을 국회의원 긴급 체포조로 투입했다는 의혹도 있다.

민주당 '윤석열내란진상조사단'은 예비역 장성인 노 전 사령관을 김 전 국방부 장관 등과 함께 비상계엄을 기획한 '내란 키맨(Key man)'으로 보고 있다. 진상조사단은 노 전 사령관이 내란사태 전후로 김 전 장관과 여러차례 통화하거나 만난 정황이 있다고 밝혔다.

진상조사단은 또 "(노 전 사령관이) 원래 없었던 임시편제로 계엄을 사전 준비했다"며 "12.3 내란의 비선실세이자 기획자로 알려진 노 전 사령관의 구체적인 개입 정황이 속속 밝혀지고 있다"고 밝혔다. 진상조사단에 따르면 노 전 사령관은 이른바 '돼지부대'로 알려진 HID와 암살조 등 북파공작부대를 사실상 조정, 통제하며 계엄시 합동수사단 내 제2수사단을 꾸려 통제하는 조직을 만든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노 전 사령관은 계엄이 선포되고 약 일주일이 지난 뒤 자신의 휴대전화를 교체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의 구속영장 신청 배경에는 이 같은 증거인멸 정황도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CBS노컷뉴스는 여러분의 제보로 함께 세상을 바꿉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 이메일 : jebo@cbs.co.kr
  • 카카오톡 : @노컷뉴스
  • 사이트 : https://url.kr/b71afn


저작권자 © CBS 노컷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