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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8 (수)

한덕수 대행 19일부터 ‘거부권 시험대’… 野선 탄핵카드 만지작 ['尹 탄핵' 가결 이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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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 쟁점법안 심의·의결

정쟁 여지 적은 양곡법 등 정책법안

국정기조 연장선서 거부권 가능성

내달 1일 시한인 내란·김건희특검법

연말까지 국무회의 열어 최종 결정

헌법재판관 3명 임명도 여전히 고심

민주 “특검 거부권 땐 탄핵 불가피”

양곡관리법을 비롯한 6개 쟁점 법안에 대한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두고 막판 고심을 이어가고 있는 대통령 권한대행 한덕수 국무총리가 김건희 여사 특검법, 내란 특검법까지 받아들며 한층 복잡한 상황에 놓였다. 현재 공석인 헌법재판관 3명을 한 권한대행이 임명할 수 있는가를 두고도 정치권의 갈등이 심화하는 가운데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18일 정부 등에 따르면 한 권한대행은 이르면 19일 임시 국무회의를 열고 양곡관리법과 국회증언감정법, 국회법, 농수산물유통및가격안정법, 농어업재해대책법, 농어업재해보험법 개정안 등 야당 주도로 국회를 통과한 6개 쟁점 법안에 대한 심의·의결을 진행할 예정이다. 당초 한 권한대행은 전날 국무회의에서 6개 법안을 상정 및 심의·의결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좀 더 고민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상정을 보류했다. 6개 법안에 대한 거부권 행사 시한은 21일이다.

세계일보

선택의 기로에… 대통령 권한대행인 한덕수 국무총리가 1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크리스마스 실 증정식에 참석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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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리실은 국회 상황 등을 지켜보며 막판까지 고심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총리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거부권 행사는 마지막 순간까지 검토할 것”이라며 “헌법과 법률에 따라, 우리 국가의 미래와 국민의 시각에서 봤을 때 어떤 게 타당한지에 대해 최종 순간까지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쟁점 법안 상정을 위한 임시 국무회의 개최 일정도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다. 거부권 행사 시한이 남은 만큼 여야 협의 등 국회 상황을 좀 더 지켜본 후 임시 국무회의 개최 일정과 거부권 행사 여부 등을 모두 결정하겠다는 것이 총리실 입장이다.

이런 가운데 전날 내란 특검법과 김 여사 특검법도 국회에서 정부로 이송되며 한 권한대행의 고민은 더욱 깊어졌다. 두 특검 법안에 대한 거부권 행사 시한은 다음 달 1일까지이지만 공휴일인 관계로 한 권한대행은 이달 31일까지 거부권 행사를 결정할 예정이다. 총리실은 특검법에 관해서도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검토와 고민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서는 한 권한대행이 상대적으로 정쟁의 소지가 적은 양곡관리법 등 6개 정책 법안에 대해서는 거부권을 행사하고 정치적 부담이 큰 특검법에 대해서는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양곡관리법 등 정책 법안의 경우 한 권한대행이 국무총리로서 그간 고수해온 국정 기조와 방향성도 있는 만큼 일관성의 측면에서라도 거부권 행사가 필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 권한대행이 지난해 4월에도 양곡관리법 개정안에 대해 “강제적으로 매년 시장 격리를 해야 할 상황은 농민에게 좋은 정책이 아니다”라고 설명하며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건의한 바 있는 만큼 이번 임시 국무회의에서도 같은 맥락에서 양곡관리법 등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있다.

헌법재판관 임명을 두고도 한 권한대행은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여야는 한 권한대행의 헌법재판관 임명 권한을 두고 서로 해석을 달리하며 갈등을 빚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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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대(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은 이재명 대표.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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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은 한 권한대행 ‘탄핵 카드’를 만지작거리며 연일 압박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한 권한대행에게 “거부권 행사를 포기해야 한다”며 “대행된 걸 대통령이 된 걸로 착각해선 곤란하다. 권한을 남용해 거부권을 행사한다면 묵과하지 않겠다”고 했다. 민주당은 한 권한대행 탄핵소추안도 준비 중이다. 특히 김 여사 특검법과 내란 특검법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탄핵 추진이 불가피하단 기류가 강하다. 황정아 대변인은 이날 최고위원회의 종료 후 기자들을 만나 한 권한대행 거부권 행사 가능성과 관련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서 탄핵안을 준비하고 있다”며 “양곡관리법을 포함한 6대 법안이 있고 김건희 특검법·내란 특검법을 기다리는 중인데 특검을 거부하면 탄핵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반면 여당은 양곡관리법 등에 대해서도 거부권을 행사할 것을 촉구하며 헌법재판관 임명 반대 의사를 거듭 밝혔다. 국민의힘 권성동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현재 탄핵소추인인 국회가 헌법재판관을 추천하는 행위는 마치 검사가 자신이 기소한 사건에 대한 판사를 임명하는 것과 같다”며 “소추와 재판의 분리라는 원칙에 위배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권 대행은 야당이 단독처리한 법안들에 대해서도 “한 권한대행의 재의요구권 행사는 당연하다”며 “민주당이 일방처리한 국회 증언감정법에 대해 재의요구권을 사용할 수밖에 없는 위헌적 악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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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동 국민의힘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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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한 권한대행은 대통령 권한대행 직함이 들어간 명함이나 명패, 시계 등 기념품을 제작하지 말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도 알려졌다. 앞서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안 가결 때 권한대행을 맡았던 황교안 전 총리는 대통령 권한대행 직함이 새겨진 명패와 기념시계 등을 제작했다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박지원 기자 g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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