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올해 하반기 매일경제 패션·뷰티·유통 최고경영자(CEO) 포럼이 개최됐다. 앞줄 왼쪽부터 조동주 이랜드월드 대표, 신화숙 아마존글로벌셀링코리아 대표, 장승준 매경미디어그룹 부회장, 박이라 세정 대표, 김유미 제이에스티나 대표, 김지수 롯데백화점 뷰티&액세서리 부문장, 최윤정 영원아웃도어 상무, 장진희 MCM코리아비즈 대표. 이승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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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에 입점한 한국 뷰티 셀러(판매자) 매출액이 지난해보다 90% 이상 늘었습니다. 패션·뷰티를 비롯한 한국 유통업계의 해외 진출은 선택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필수입니다."
신화숙 아마존글로벌셀링코리아 대표는 18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매일경제 패션·뷰티·유통 최고경영자(CEO) 포럼에서 강연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포럼에는 신 대표를 비롯해 장승준 매경미디어그룹 부회장, 박이라 세정 대표, 조동주 이랜드월드 대표, 김유미 제이에스티나 대표 등 관련 업계 CEO와 임직원이 참석했다.
이번 포럼은 국내 기업들의 해외 진출 필요성과 구체적인 전략을 모색하는 자리였다. 신 대표는 'K뷰티 사례로 보는 한국 기업의 해외 진출 전략'을 주제로 강연했다. 아마존글로벌셀링코리아는 2017년부터 국내 뷰티·식품 분야 등의 셀러들을 세계 22개국 아마존 스토어로 연결시키는 역할을 해오고 있다. 지금까지 1만명 이상 셀러들이 입점해 해외 시장에서 한국 제품을 알리고 있다. 올해 신규 입점한 셀러의 총 매출액은 지난해보다 4배 이상 뛸 정도로 '역직구' 시장은 성장세다.
신 대표는 이커머스로 모든 것을 구매하는 '소비의 디지털화'와 아이부터 노인까지 능수능란하게 모바일 쇼핑을 즐기는 '구매층 다변화'가 이커머스 시장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고 짚었다.
수많은 상품 카테고리 중에서도 해외 시장에서 돋보이는 건 단연 뷰티다. 코스알엑스·티르티르·아누아·조선미녀 등 인디 브랜드가 미국·유럽의 소비자들을 사로잡으며 이름을 알리고 있다. 대기업에서 출발한 브랜드가 아님에도 남다른 독창성과 혁신으로 입소문을 탔다.
신 대표는 K뷰티 열풍의 근원을 △인디 △스킨케어 △혁신 등 세 가지로 정리했다. 인디 브랜드는 한국콜마·코스맥스 같은 제조사를 통해 우수한 품질의 제품을 만들고 저렴한 가격으로 내놓는 시도를 계속하고 있다. 수많은 양질의 제품이 쏟아지면서 아마존을 비롯한 플랫폼에 소비자들의 선택지가 넓어졌다.
K영화·드라마 등으로 해외 소비자들에게 한국 연예인들의 스킨케어 루틴이 전파된 점도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로션, 세럼부터 자외선 차단제, 클렌징 오일까지 여러 뷰티 상품이 알려지면서 관련 시장이 커졌다.
신 대표는 "업종을 불문하고 해외 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혁신"이라고 강조했다. 일반 마스크팩에서 발전한 변색 하이드로겔 마스크가 대표 사례다. 마스크팩은 얼굴에 10~20분 붙였다 떼는 저가 상품 위주였는데, 피부에 충분히 제형을 흡수시키고 나면 팩 색깔이 변하는 제품을 도입해 소비자들의 만족감을 높였다. 이른바 '닦토(닦는 토너)'로 불리던 토너패드는 얼굴에 붙일 수 있는 스킨팩으로, 세럼은 리들샷으로 각각 진화하며 시장을 키웠다.
해외 진출에 필요한 또 다른 요소로 신 대표는 리더십에 기반한 의사결정을 꼽았다. CEO 또는 임원이 책임감을 갖고 현지화 전략과 브랜딩에 나서야 한다는 뜻이다. 신 대표는 "온라인 진출에 관해 담당 사업 분야 임원이 경영주를 설득하지 않고 보고조차 하지 않는 일이 많다"며 "해외 진출은 경영자가 직접 의지를 갖고 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 참석자는 "혁신의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트렌드 주기가 짧아지는 상황에서 계속 신제품을 개발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며 "사업의 영속성과 트렌드에 맞춘 혁신 사이에서 어떻게 균형을 잡아야 하느냐"고 질문했다. 이에 신 대표는 "어떤 분야에서든 파레토 법칙은 적용된다"며 "안정적인 매출을 낼 수 있는 베스트셀러를 개발해두고, 남는 역량을 신제품 혁신에 배분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탈리아 경제학자 빌프레도 파레토가 제안한 이 법칙은 전체 결과 80%가 원인 20%에서 일어난다는 내용이다. 매출의 80%를 낼 수 있는 핵심 상품군 20%를 확보하고, 나머지는 트렌드를 살피며 신상품을 개발해야 한다는 의미다.
포럼에 참석한 이승진 무신사 본부장은 "글로벌 시장 환경에서 브랜드에 필요한 전략을 지원하는 플랫폼으로서 강연 내용에 공감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박홍주 기자 / 김효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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