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기준금리 인하 속도를 조절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서학개미의 자금이 미국 장기채 상장지수펀드(ETF)에서 단기물로 이동하고 있다.
인플레이션이 예상만큼 뚜렷한 둔화세를 보여주지 못하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 인하 횟수를 줄일 수 있다는 주장에 국내 투자자들이 장기물 대신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단기물에 베팅하는 모양새다.
18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결제일 기준으로 지난 10일부터 17일까지 국내 투자자는 디렉시온 데일리 미국채 20년물 이상 불3X ETF(TMF)를 1347만달러(약 190억원)어치 순매도했다. TMF는 미국 장기채 지수를 3배 수익률로 추종하는 상품이다. 국내 투자자들이 금리 인하 국면에 진입하자 미국 대통령 선거 직전까지 수천억 원어치를 순매수했으나, 이달 초 '반짝 반등'한 이후 수익률이 부진한 상황이다.
레버리지 없이 미국 장기채에 투자하는 아이셰어스 20년물 이상 미 국채 ETF(TLT)는 같은 기간 국내 투자자가 1822만달러(약 260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반면 국내 투자자는 만기 3개월 미만 채권에 투자하는 아이셰어스 3개월 미만 국채 ETF(SGOV)를 4007만달러(약 575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이달 초까지만 하더라도 한국예탁결제원의 보관 금액 상위 50개 종목에도 포함되지 못했던 SGOV는 결제일 기준으로 16일 보관 금액이 3억9392만달러(약 5657억원)에 달했다. 아이셰어스 단기 국채 ETF(SHV)에도 697만달러(약 100억원)의 국내 자금이 흘러 들어갔다.
지난 16일(현지시간) 존 세두노프 빌라노바대 경영대학원 금융학 교수는 "연준이 당분간 금리 인하를 중단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당초 2026년까지 연준이 완화적 통화정책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으나, 최근 내년 1월 기준금리 동결을 예상하는 전문가들이 보이는 것이다.
[김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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