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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8 (수)

네이버 VS 카카오 상반된 AI의 길 ‘오케스트레이션’ 전략 대세가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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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를 필두로 다양한 AI 서비스가 등장했지만, 아직 비행기 표를 예약하거나 필요한 물건 요청해도 대신 쇼핑을 해주지는 못한다. 신통방통한 능력을 보여주는 서비스라도 완벽한 비서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보기는 힘든 이유다. 하나의 AI서비스를 통해 수행할 수 있는 역할이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근 인공지능(AI) 업계에서는 ‘에이전트(Agentic AI)’의 개발과 함께 ‘모델 오케스트레이션(Model Orchestration·다양한 AI모델 서비스에 맞게 골라 쓰는 전략)’ 전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은 이미 다양한 에이전트를 개발하고 있으며, 이를 종합 관리하는 ‘메타 에이전트’ 혹은 ‘오케스트레이션 에이전트’에 대한 연구도 활발하다. 현재 AI 에이전트는 특정 업무에 특화된 형태로 발전해왔다. 예를 들어, 좋아하는 연예인의 콘서트 표를 예약해주는 에이전트는 코딩 작업을 수행하지 못한다. 이러한 개별적인 에이전트를 ‘에이전트 섬(Agent island)’이라고 부르는데, 각 섬들이 서로 소통하지 못하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등장한 개념이 바로 ‘메타 에이전트’다. 메타 에이전트는 여러 개별 에이전트를 연결하고 조율하여 복잡한 업무를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한다. 이는 범용 에이전트 개발의 핵심으로, 기업용 에이전트로 발전하기 위한 필수 단계로 여겨진다. 앰플리파이의 폴테터 CEO는 “2025년 말쯤이면 메타 에이전트가 등장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국내 대표 ICT 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는 서로 다른 전략으로 AI 시장에 대응하고 있어 주목된다.

네이버의 AI 서비스 모델 전략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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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는 자체 파운데이션 모델을 활용한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카카오를 필두로 SK텔레콤, 삼성SDS 등 여러 IT기업들이 기존 여러 모델을 활용하는 전략과 다른 길을 가고 있는 것이다. 네이버는 세계에서 세 번째로 자체 파운데이션 모델인 ‘하이퍼클로바X’를 공개하며 이를 기반으로 한 ‘온 서비스 AI(On-Service AI)’ 전략을 발표했다. 내년에는 검색, 쇼핑, 광고 등 네이버의 주요 서비스에 AI를 도입하여 사용자 경험을 향상시키고 수익을 극대화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네이버는 또한 사용자 개개인의 관심사와 특성에 맞춘 초개인화 서비스를 제공하여 경쟁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성낙호 네이버 기술총괄 리더는 이에 대해 “네이버 서비스에 특화된 형태의 AI 모델을 자체적으로 만들어 운용 비용을 3분의 2로 줄일 수 있었다”라고 밝힌 바 있다. 이는 해외 파운데이션 모델을 파인튜닝하는 것보다 비용 효율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우리 사업에 꼭 필요한, 우리가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기술들을 내재화하면서 가야 한다고 믿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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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코엑스에서 네이버 주최로 열린 개발자 콘퍼런스 ‘단(DAN)24’에서 최수연 대표가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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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의 AI 오케스트레이션 전략
카카오는 네이버와 다르게 글로벌 트렌드에 발맞춰 ‘AI 오케스트레이션’ 전략을 채택했다. 이는 다양한 AI 모델을 서비스 기능에 맞게 골라 사용하는 방식으로, 비용 효율성과 작업 속도 향상을 동시에 추구한다. 카카오는 자체 생성형 AI 모델뿐만 아니라 오픈소스와 해외 빅테크의 모델까지 적극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최근 “자체 생성 모델부터 미세 조정한 오픈소스 모델, 해외 빅테크 모델 등을 AI 허브 플랫폼에 적용해 누구나 AI 서비스를 개발할 때 적합한 모델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라고 밝혔다.

카카오는 내년 1분기 비공개 이용자 테스트를 목표로 AI 에이전트 ‘카나나’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는 대화 내용을 분석하거나 문서 요약 정보를 제공하는 ‘카나’와 이용자 상황을 인지하고 먼저 말을 거는 ‘나나’라는 두 가지 에이전트를 활용한 서비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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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용인시 카카오AI캠퍼스에서 열린 개발자 컨퍼런스 ‘이프카카오(if kakao) AI 2024’에서 정신아 카카오 대표가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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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카카오는 AI 오케스트레이션 전략을 구현하기 위해 AI 모델을 세분화했다. 소형 언어모델 ‘나노’, 중소형 언어모델 ‘에센스’ 개발을 마쳤으며, 초거대 언어모델 ‘플래그’는 개발 단계에 있다. 또한 이미지 생성 모델 ‘콜라주’, 동영상 생성 모델 ‘키네마’, 음성 인식 모델 ‘카브’, 음성 생성 모델 ‘캐스트’ 등 다양한 모델을 준비하고 있다. 카카오와 네이버의 전략 차이는 AI 기술에 대한 접근 방식과 수익모델의 차이로 나타난다. 카카오는 다양한 AI 모델을 융합하여 비용 효율성을 추구하는 반면, 네이버는 자체 모델을 통해 서비스 성능을 향상시키고 수익을 강화하려 한다.

카카오는 AI 서비스를 구독형 모델로 수익화할 계획이다. 정신아 대표는 “기본적인 수익화 방향성은 구독형 모델”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새로운 수익 모델을 창출하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 반면 네이버는 AI를 통해 기존 서비스의 성능을 향상시켜 더 많은 광고주와 사용자를 유치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AI 기술의 발전 속도가 빠른 만큼, 국내 기업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글로벌 경쟁에 대응하고 있다. 카카오는 오케스트레이션 전략을 통해 비용 효율성과 실용성을 추구하며, 네이버는 자체 기술 개발로 기술적 우위를 가져가려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ICT 업계한 관계자는 “막대한 투자 없이는 기술을 따라가기 어렵다 보니 여러 업체들이 빅테크와의 공존을 모색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라며 “네이버의 전략이 성공할 경우 상당히 많은 수익과 지배적 위치를 차지할 수 있지만 치열한 경쟁에서 승리해야만 가능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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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형사 AI 오케스트레이션 전략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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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와 카카오 외에도 국내 대기업들은 다양한 전략을 통해 산업에 침투하기 위해 경쟁하고 있다. 기업 고객들을 대상으로 먼저 서비스를 시작한 기업들의 전반적으로 공통적인 특징은 AI 오케스트레이션 전략을 통해 다양한 AI 모델과 서비스를 통합해 비즈니스 가치를 극대화하는 핵심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국내 주요 IT서비스 기업인 SK C&C, LG CNS, 삼성SDS는 각자의 방식으로 AI 오케스트레이션 전략을 추진하며 시장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SK C&C ‘멀티 LLM과 맞춤형 서비스’
SK C&C는 최근 멀티 거대언어모델(LLM)과 연계하여 기업에서 즉시 활용 가능한 맞춤형 생성형 AI 서비스를 무려 13종이나 발표했다. 이 서비스는 일반 범용 AI 서비스 3종과 인사, 재무, 법무 등 직무별 전문 AI 서비스로 구성되어 있다. SK C&C는 자체 개발한 AI 오케스트레이션 플랫폼과 국내외 LLM, 그리고 경량화된 sLLM을 결합하여 기업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한다. 특히 AI 채팅 서비스인 ‘마이챗(MY CHAT)’을 통해 사내 업무 환경에서도 보안을 유지하며 다양한 LLM을 활용할 수 있다.

LG CNS가 내놓은 ‘LXM’ 통합 플랫폼
LG CNS는 생성형 AI 업계의 새로운 트렌드로 ‘LXM(Large X Model)’을 제시하며, 언어, 비전, 멀티모달 등 다양한 영역을 아우르는 AI 모델을 지향하고 있다. ‘디에이피젠(DAP GenAI) 플랫폼’을 통해 기업 고객들은 자체 인프라에 생성형 AI 서비스를 구축할 수 있다. 이 플랫폼은 LG의 ‘엑사원’, 오픈AI의 ‘GPT-4’, 구글의 ‘제미나이’ 등 수십 종의 LLM을 지원하며, 최신 기술을 빠르게 도입할 수 있는 유연성을 갖추고 있다.

GPT 도입한 삼성SDS의 솔루션
삼성SDS는 지적 작업의 자동화를 목표로 하는 솔루션 ‘브리티 코파일럿(Brity Copilot)’과 클라우드 시스템에 생성형 AI를 결합하는 플랫폼 ‘패브릭스(FabriX)’를 선보였다. 이 솔루션은 영상회의의 회의록 작성부터 실행 방안 도출, 이메일 발송까지 다양한 업무를 자동화한다. 기업은 오픈AI의 GPT, 네이버의 하이퍼클로바X 등 원하는 LLM과 결합할 수 있으며, 보안이 필요한 경우 프라이빗 시스템 구축도 가능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AI 오케스트레이션 전략은 기업이 AI 기술을 효과적으로 도입하고 활용하는 데 필수 요소로 자리잡았다”라면서도 다양한 모델을 함께 활용할 수 있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서비스별 특색이 사라질 가능성도 없지않다”고 강조했다.

[박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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