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긍심 느끼길"…안중근 된 현빈, 진심으로 완성한 '하얼빈'(종합)

박정민·조우진→이동욱이 완성한 독립군들의 뜨거운 여정
12월 24일 개봉

배우 박훈과 조우진, 현빈, 전여빈, 유재명, 이동욱(왼쪽부터)이 18일 오후 서울 용산구 아이파크몰 CGV에서 열린 영화 '하얼빈' 언론배급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서예원 기자

[더팩트｜박지윤 기자] 안중근이 된 현빈의 '하얼빈'이 베일을 벗었다. 이를 함께한 감독과 배우들은 작품을 통해 혼란의 시대를 관통하고 있는 국민에게 포기하지 않고 계속 한 걸음을 내딛을 수 있는 힘과 용기를 선사하겠다는 각오다.

영화 '하얼빈'(감독 우민호)의 언론·배급시사회와 기자간담회가 18일 오후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렸다. 현장에는 우민호 감독을 비롯해 배우 현빈 조우진 전여빈 박훈 유재명 이동욱이 참석해 작품과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박정민은 해외 촬영 일정으로 인해 함께하지 못했다.

작품은 1909년, 하나의 목적을 위해 하얼빈으로 향하는 이들과 이를 쫓는 자들 사이의 숨 막히는 추적과 의심을 그리는 첩보 액션 대작이다. 영화 '남산의 부장들'과 '내부자들' 등을 통해 스타일리시한 연출력을 보여준 우민호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먼저 우민호 감독은 "하나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하얼빈'으로 모이는 독립군들의 이야기"라며 "그분들의 마음과 정신을 숭고하게 담고 싶어서 클래식하게 찍었다. 현재 한국 영화계가 쉽지 않은데 OTT 플랫폼과 차별성을 가질 수 있는 방법을 다 함께 고민했다. 진심을 담아서 완성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현빈은 '하얼빈'에서 대한의군 참모중장 안중근 역을 맡아 극을 묵직하게 이끈다. /서예원 기자

현빈은 국권 회복을 향한 의지를 굳게 다지는 대한의군 참모중장 안중근 역을 맡아 극을 묵직하게 이끈다.

안중근의 존재감과 상징성이 부담으로 다가와서 출연을 고사했었다는 현빈은 "그런데도 감독님이 계속 러브콜을 주셨다. 그래서 시나리오를 다시 봤고 이렇게 좋은 인물을 연기할 수 있는 배우가 몇 명이나 되고, 기회가 얼마나 될까라는 생각이 들어서 이후에 감독님의 제안에 감사함을 표현했다"고 출연을 결심한 이유를 밝혔다.

또한 현빈은 관련 자료를 찾아보고 안중근 기념관을 방문해 인물의 발자취를 계속 찾아보며 자신이 연기할 인물에 다가갔다. 그는 "계속 알아보고 연구하고 생각하고 상상했다. 작품이 끝날 때까지 단 하루도 이걸 하지 않은 날이 없었다. 거사를 치르시기 전까지의 모습이나 사진 등 제가 볼 수 있는 것들이 글로 남아 있었고 감독님과 함께 상상하고 만들어 나가는 과정을 반복했다"고 회상했다.

이를 들은 우민호 감독은 "현빈의 눈빛에는 쓸쓸함과 연약함이 있다. 그런데 그 눈에 강함도 있다. 그런 안중근을 바랐다"며 "안중근 장군께서 느꼈을 고뇌와 쓸쓸함 그리고 이루고자 하는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 걸어가는 눈빛이 현빈에게 있다고 생각했다"고 안중근 역할로 현빈을 선택한 이유를 설명했다.

박정민은 장군 안중근의 결정을 늘 지지하는 충직한 동지 우덕순으로, 조우진은 우덕순과 함께 나라의 독립을 위해 몸을 던진 독립군 김상현으로 분해 극의 몰입도를 한껏 끌어올린다.

조우진은 "박정민이 너무 보고 싶은 지금이다. 함께하고 싶은 배우였는데 정민이가 쉽지 않은 감정을 나누는 상황과 장면에서 잘 버텨주고 받아줬다. 또 좋은 호흡을 진심을 다해서 넘겨줬다. 그런 호흡을 나눠서 행복했다"며 "다음에는 함께 짜증 내거나 코믹 연기를 해보고 싶다"고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모리 다쓰오 역의 박훈은 "'하얼빈'을 함께할 수 있어서 영광"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서예원 기자

독립군의 행적을 쫓는 일본군 육군 소좌 모리 다쓰오를 연기한 박훈은 이번 작품을 위해 삭발과 헤어라인 문신을 감행하고, 일본어를 완벽하게 구사하며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박훈은 "이 작품을 함께할 수 있어서 영광이다. 많은 분이 영화를 보고 의지하고 힘이 된다면 감사할 것 같다. 한 걸음을 내딛기도 힘든 요즘에 많은 분들이 또다시 한 걸음을 내디딜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작품의 의미를 되새겼다.

여기에 전여빈은 안중근 의사와 조국을 되찾기 위해 싸우는 독립군 공부인 역을, 유재명은 독립군들의 자금과 거처를 지원하는 최재형 선생 역을, 이동욱은 안중근과 갈등을 겪는 독립군 이창섭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친다.

전여빈은 "영화를 촬영하는 내내 많은 분의 도움 덕분에 지금 이 자리에서 편안하게 웃으면서 지낼 수 있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며 "'나라는 존재를 넘어서서 무언가를 지키고자 하는 마음은 무엇일까?'라는 물음표를 띄울 수 있었던 작품이었다. 진심과 나를 넘어선 존재들을 향한 이타심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됐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유재명은 "영화를 보니까 가슴이 벅차다. 그분들이 있기에 우리가 존재한다는 메시지를 가슴 깊이 새기는 그런 시간이었다"고, 이동욱은 "이렇게 훌륭한 배우들, 스태프들과 작업할 수 있는 자체가 제 연기 인생에 있어서 행운이었다. 독립운동가들께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고 작품을 본 소감을 전했다.

배우 박훈과 조우진, 현빈, 우민호 감독, 배우 전여빈, 유재명, 이동욱(왼쪽부터)이 함께한 '하얼빈'은 오는 24일 개봉한다. /서예원 기자

그런가 하면 이날 우민호 감독은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작품을 선보이게 된 솔직한 심경도 전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는 "작품을 준비하면서 안중근 자서전과 독립 투사 자료들을 살펴봤다. 당시 안중근 장군은 30세였고 다른 독립군들도 대부분 2~30대였다. 젊은 분들이 그렇게 헌신할 수 있었던 게 무엇이었을지 찾아보고 싶었다. 그러면서 되게 고맙고 죄송스러웠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그러면서 그는 "이 영화가 관객들에게 위로가 되고 힘이 되길 바란다. 지금 비록 혼란의 시대를 관통하고 있지만 반드시 이겨낼 거라고 믿고 자긍심을 느끼셨으면 좋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끝으로 현빈은 "독립군들의 희생과 헌신에 누가 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했다. 저희의 진심이 닿길 바란다"고, 조우진은 "관객들에게 동지가 될 수 있는 영화가 될 것"이라고, 박훈은 "저희 영화에서 관통하는 계절이 겨울이다. 이번 겨울에 '하얼빈'이 봄을 향해 가는 한 걸음이 되기를 기원한다"고, 우 감독은 "이 작품을 준비하면서 포기하고 싶을 때 '토지'를 읽었다. 그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건 우리 민족의 모진 생명성이다.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나아가다 보면 좋은 결과가 반드시 찾아올 거라고 생각한다"며 많은 관람을 독려했다.

'하얼빈'은 오는 24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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