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잡이 반대운동가 폴 왓슨이 17일(현지시각) 그린란드 누크의 교도소에서 풀려난 뒤 걷고 있다. AF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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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가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체포된 고래잡이 반대 운동가 폴 왓슨(74)을 인도해달라는 일본의 요구를 거부하고 석방했다.
덴마크 법무부는 17일(현지시각) 성명을 내어, 오래된 사건이라는 점 등을 포함한 모든 요소를 고려해 폴 왓슨을 풀어주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고 에이피(AP) 통신이 보도했다. 법무부는 또 “왓슨을 일본에 인도하는 조건은 충족됐지만, 왓슨이 이미 덴마크에서 복역한 기간을 일본에서 내릴 형량에 포함할지에 대한 분명한 답변을 일본이 주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왓슨은 바다 환경단체 시셰퍼드보호협회(SSCS)의 전 대표로 활동하며 고래잡이 반대운동을 해온 인물이다. 시셰퍼드보호협회는 대표적인 고래잡이 반대운동 단체로, 텔레비전 리얼리티 시리즈 ‘고래전쟁’ 등을 통해 바다에서 포경선과 맞서 대치하는 모습 등이 알려지며 큰 관심을 끈 단체이다.
왓슨은 2010년 남극해에서 자신의 배 선장에게 일본의 고래잡이 연구선에 폭발물을 던지도록 지시하는 등 업무를 방해했다는 혐의로 일본 해양경비대로부터 수배됐다. 인터폴은 일본 당국의 요청으로 왓슨에게 가장 높은 단계의 수배령인 적색 통보를 내렸다.
이에 대해 왓슨은 “우리는 폭발물을 사용하지 않았다. 악취가 나는 탄을 썼고 이는 사람에 해롭지 않다”며 혐의를 부인해왔다.
왓슨은 지난 7월 21일 자신의 배를 타고 그린란드의 누크 항에 입항했다가 체포됐다. 그린란드는 덴마크의 자치주이다. 그러자 일본은 덴마크에 왓슨의 신병 인도를 요청했다.
캐나다와 미국 이중 국적자인 왓슨은 1997년 바다 환경단체인 시셰퍼드를 창립해 고래잡이 반대 운동 등을 해왔고, 2022년엔 ‘폴 왓슨 선장 재단’을 설립해 활동 중이다.
현재 프랑스 파리에 사는 왓슨은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두 아이와 집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됐다”며 기뻐했다. 그의 고래잡이 반대 활동은 프랑스 여론의 지지를 받고 있다. 지난주 그는 파리시로부터 명예시민권을 받았다.
그는 앞으로도 고래잡이 반대 활동을 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일본이 남극해 고래 보호구역에 다시 온다면 그것을 막을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일본은 1988년 고래 보호를 앞세운 국제사회의 여론에 밀려 상업 포경을 금지했다. 그러나 국내에서 고래잡이 허용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일자 2019년 6월 국제포경위원회(IWC)에서 탈퇴한 뒤 상업 포경을 다시 허용했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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