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현지시각) 한 군인이 바누아투 포트빌라에서 지진으로 무너진 건물 옆에 서 있다. 포트빌라/EPA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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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양의 섬나라 바누아투가 잇따라 발생한 강한 지진에 심각한 피해를 입고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이번 지진으로 사상자가 수백명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17일(현지시각) 에이피(AP)·로이터 통신은 바누아투에 전날 규모 7.3 지진이 발생한 데 이어 5.5 규모의 두번째 지진이 있었다고 보도했다. 첫번째 지진은 인구가 집중된 수도 포트빌라에서 서쪽으로 30㎞ 떨어진 곳에서 점심시간인 오후 12시47분 발생했다. 샬럿 살와이 바누아투 총리는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피해가 집중된 지역에는 오후 6시부터 오전 6시까지 통행 제한 조처가 내려졌다. 바누아투는 오스트레일리아 대륙 옆 남태평양의 80여개 섬으로 이루어진 나라로, 인구는 33만명이다. 바누아투에 거주 중인 언론인 댄 맥가리는 “21년 동안 이곳에 살아오면서 가장 격렬한 지진이었다”고 했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은 이번 지진으로 11만6천명의 바투아투 주민들이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산했다고 영국 가디언은 보도했다. 사상자는 수백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케이티 그린우드 적십자사 피지 지부 책임자는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바누아투 정부가 지진으로 14명이 사망하고, 200명 이상이 다쳤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실종자는 몇명인지 알려지지 않았다. 통신 두절로 사상자와 실종자가 아직 정확하게 집계되지 않아 인명피해 규모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구조 작업을 돕고 있는 바누아투 주민 스테판 리비에르는 에이피에 “20명 사망했고, 50명이 실종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병원과 항만, 공항 시설 등도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 클레멘트 치포콜로 월드비전 바누아투 지부장은 이미 환자가 과부하 상태였던 포트빌라의 주요 병원이 이번 지진 뒤 거의 마비됐다고 전했다. 교통 시설의 마비는 구호품 및 구조대 지원뿐만 아니라 농산물 수출과 관광업에 의존하고 있는 바누아투에 치명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바누아투에 인접한 오스트레일리아와 뉴질랜드는 구조대를 급파했다.
바누아투엔 대형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가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3월 열대성 폭풍이 이곳을 휩쓸어 인구의 66%인 약 20만명이 피해를 입었다. 또 인도-오스트레일리아 지각판이 태평양판 아래도 이동하는 곳에 바누아투를 이루는 섬들이 위치해 있어, 규모 6 이상의 지진이 지속해 발생하고 있다.
이정연 기자 xingx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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